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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다방] 한화손보, 재무건전성 맞추기 위해 사옥 매각

한화리츠에 4560억원에 매각, 사무실은 리츠에 임대 사용
대출·채권은 순자산 0원, 신종자본증권은 발행만큼 순자산
이상현 기자



한화손해보험은 여의도에 위치한 한화손해보험 사옥을 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인데요.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지급여력(RBC)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공다방에서는 한화손해보험의 사옥 매각 원인과 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한화손해보험, RBC 비율 맞추기 위해 자금 확보 시급

(사진=전자공시시스템)

한화손해보험은 RBC 비율 기준을 맞추기 위해 당장 순자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RBC 비율이란 보험사의 가용자본(순자산)을 요구자본(보험부채)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를 말합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에 RBC 비율을 150% 이상 유지하라고 권고하고 있는데요. 지난 2분기 기준 한화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135.9%로 권고치에 미달했습니다.

순자산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영업이익 확대,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이 있습니다. 신종자본증권이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고,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금융상품을 말합니다. 대출이나 채권 발행은 재무제표 산정 때 자산과 부채에 모두 포함돼 순자산을 0원으로 평가합니다. 반면 신종자본증권은 자산으로만 계산해 자본(순자산)으로 인정됩니다. 이에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지난 9월 한화손해보험은 8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습니다. 상환기일은 2052년 9월 21일이며 연간 6.5%의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이 420억원, NH투자증권이 420억원, 기관투자자 한 곳이 10억원을 매입했습니다.

한화손해보험 측은 "이번 발행은 최근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기준 RBC 비율 및 2023년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한 선제 대응 차원의 자본확충이며 조달자금 85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한화손해보험의 RBC 비율은 135.9%에서 5.7%포인트 증가한 141.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금감원 권고치에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하면 금리에 따라 부채 규모가 바뀔 수 있습니다. 고금리 상황에서는 보험사의 부채가 감소하지만, 저금리로 전환할 경우 보험사의 부채는 커지게 됩니다. 결국 한화손해보험은 자본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사옥 매각을 선택한 것입니다.

■ 자회사 리츠에 사옥 매각 빈번해…자금 확보 및 안정적인 사옥 임대 가능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사실,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고 임대하는 일은 최근 들어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SK U-타워의 토지 및 건물을 5072억원에 매각했습니다. 또 삼성생명은 지난 9월 서울시 강남구와 중구에 위치한 토지 및 건물을 각각 4811억원과 1965억원에 매각했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생명 두 곳 모두 연결회사인 에스케이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와 삼성에프엔위탁관리에 자산을 매각했는데요.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자회사 리츠에 사옥을 매각할 경우 안정적으로 기존의 사무실을 이용하면서 기업의 자금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리츠 입장에서는 임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두 기업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덧붙였습니다.

■ 한화손보, 자금 확보 위해 사옥 매각…매각 대금 일부는 다시 리츠에 대여

(사진=전자공시시스템)

한화손해보험 역시 두 가지 효과를 거두기 위해 사옥을 매각했습니다. 한화손해보험은 여의도 사옥을 4560억원에 팔았다고 지난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여의도 사옥 지상층 27개 층 중 16개 층을, 지하층 7개 층 중 1개 층을 보증금 80억9800만원, 연간임대료 97억9200만원에 임대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임대계약은 5년으로 2022년 11월부터 2027년 11월까지입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지만, 추가로 재무건전성 제고하기 위해 사옥을 매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IFRS17 기준을 적용하면 금리와 같은 외부 변수에 의해 부채가 변동되는데, 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추가로 자금을 확보한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한편, 한화손해보험은 부동산 매각과 함께 한화위탁관리부동산회사에 자금을 대여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총 2366억원 규모로, 첫해에 348억원, 두 번째 해에 332억원, 마지막 해에 576억원을 대여합니다. 또 브릿지론으로 1110억원의 자금을 빌려줍니다.

이자율은 첫해에 최고 신용등급(AAA) 은행채 이자에 0.7%를 가산하고, 두 번째와 마지막 해에는 양도성예금증서(CD)에 각각 1.5%, 1.85%를 더한 이자를 지급받습니다. 브릿지론은 CD에 2.5%를 가산한 이자를 받게 됩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화손해보험은 건물 매각으로 자본을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는 투자처를 찾았고, 한화위탁관리부동산회사는 새로운 사업 투자를 위해 자금이 필요했다"며 "두 기업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한화손해보험은 채권이나 대출로는 순자산을 늘리지 못하기 때문에 부동산을 매각한 것인데요. 이번 사옥 판매로 한화손해보험은 RBC 비율을 금감원 권고치 이상으로 확보하고 내년부터 IFRS17의 기준에 맞춰 새롭게 도입되는 재무건전성 기준도 대비했습니다.

이상 공다방이었습니다.


이상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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