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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거래소' FTX, 어쩌다 이지경 됐나…국내 코인 시장 영향은

박미라 기자

샘 뱅크먼-프라드 FTX CEO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최대 80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하는 자금 부족에 직면해 긴급 자금 조달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가 9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FTX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고 미국의 증권 감독 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FTX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알려지며 'FTX 사태' 여파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FTX 사태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선을 그었다.

◆파산 위기에 처한 FTX…40억달러의 긴급자금 조달 목표

10일 월스트리트저널,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FTX는 관계회사의 재정 부실 우려가 부각되면서 최대 80억 달러의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며 이를 매꾸기 위해 당장 40억 달러(약 5조5000억원)의 긴급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FTX는 거래량 기준 세계 2~3위까지 오르며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불렸다.

FTX 거래소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FTX 투자자들에게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하면 파산 신청을 해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FTX는 미국의 30세 억만장자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가상자산 거래소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5월 테라·루나 사태로 연쇄 부도 위기에 처해있던 가상자산 대출업체를 살리기 위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내놓았으며, 가상자산 산업을 대표해 미국 정가에 적극적인 로비에 나서는 등 업계의 백기사로 통했다.

하지만 미국 정가를 움직이는 거물 인사로 불리던 뱅크먼-프리드의 FTX는 '유동성 부족 문제'가 드러나며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FTX 유동성 문제는 FTX 관계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재무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알라메다 리서치는 뱅크먼-프리드가 세운 가상자산 밴처캐피탈(VC) 회사다.

알라메다의 자산 가운데 3분의 1이 FTX가 발행한 가상자산인 FTT로 채워져 있어 FTX가 FTT를 발행하면 대부분 물량을 알라메다 리서치가 사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FTX와 알라메다리서치가 재정적으로 지나치게 엮여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세계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FTT를 모두 매각하겠다고 발표하며 FTX 유동성 부족 사태를 더욱 앞당겼다는 추정도 나온다. 지난 6일 바이낸스가 사전에 리스크(위험)을 관리하는 취지로 FTX 자체 가상자산인 FTT 보유량을 전량 매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바이낸스 발표 이후 투자자들이 연이어 FTT를 시장에 투매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FTT 가격은 3일만에 80% 이상 폭락했다. 뱅크먼-프리드 순자산도 약 22조원에서 1조36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바이낸스, FTX 인수 하루만에 철회 "재정 부실 심각"

바이낸스는 재정 부실 우려가 나오는 FTX 인수 의사를 밝힌지 하루만에 인수를 철회하면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기업 실사 결과 FTX 부채로 바이낸스까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FTX 인수작업을 더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바이낸스는 지난 8일(현지시각) FTX와 투자의향서를 작성하고 본격적인 인수작업에 나섰다. FTX 파산으로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패닉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기업실사 하루 만에 FTX의 부실이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증권거래위원회(SEC)가 FTX의 고객 자금 관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바이낸스가 FTX 인수에 손을 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SEC는 FTX가 SEC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가상자산 관련 상품을 판매한 것을 두고 증권법 위반 여부를 집중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우리는 금융 경찰로서의 역할을 계속 할 것"이라며 FTX에 엄정한 잣대를 들이댈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FTX 사태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은 '희박'

사실상 FTX의 구명줄이었던 바이낸스까지 손을 떼자 가상자산 가격마저 휘청이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15% 이상 하락하면서 1만6000달러선 아래로 폭락했다.

FTX 유동성 위기가 국내 가상자산 산업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 FTX 사태가 국내 거래소 전체로까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특정금융정보법상 고객의 예치금과 가상자산사업자의 고유자산을 구분해 관리하고 보호하도록 되어 있다"면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 가격 하락세가 단기적으로 지속 되겠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FTX 사태와 같은 일이 국내 코인 산업에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FTX 유동성 위기가 부산 디지털 자산 거래소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도 나왔다. 앞서 부산시는 FTX를 비롯한 바이낸스, 후오비 등 해외 거래소들과 디지털 자산 거래소 설립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시간을 조금 더 가지고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FTX의 사태가 국내 시장에 영향을 바로 미칠 가능성은 낮다"면서 "또 부산시와도 앞으로 협력하자는 취지하에 업무협약만 맺은 것으로 알고 있어, 향후 부산 디지털 자산 거래소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미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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