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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노스 빠지자 부품값 80% ↑...기술 한계 발목

모바일AP 평균 가격 전년 대비 80% 올라
갤S23, 퀄컴 스냅드래곤 전량 탑재 전망
출고가 인상 압박
김이슬 기자

갤럭시Z플립4 이미지./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가격이 치솟으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삼성은 최신 스마트폰 흥행을 위해 판매가격을 전작 수준으로 유지해왔지만 부품값 급등에 따라 내년 초 신작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DX(완제품) 부문 주요 원재료인 모바일AP 평균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80% 올랐다"고 밝혔다. 모바일AP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이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의 모바일AP 매입액은 전체 원재료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3분기까지 삼성전자가 모바일AP를 매입하는 데 쓴 금액은 8조1423억원에 달한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또 다른 스마트폰 주요 부품인 카메라모듈 가격도 10% 가량 올랐다.

인플레이션이 촉발한 경기 침체와 공급망 문제 등으로 반도체 원재료비가 오른 데다 고환율이 반영된 영향이라지만, 유독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부품 조달 비용이 늘면서 삼성전자 매출에서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원가율은 62.6%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포인트 상승했다.

대외 부품 의존도가 커진 것도 모바일AP 가격 급등을 부른 배경으로 지목된다. 사업보고서에 올라온 주요 매입처는 미국 퀄컴과 미디어텍이다. 최근 주력하는 접히는 폴더블폰을 비롯해 갤럭시S 시리즈 등 상위 모델의 경우 퀄컴의 AP '스냅드래곤'이 탑재된다. 지난 8월에 나온 4세대 폴더블폰 Z플립·폴드4에도 스냅드래곤이 전량 탑재됐고 내년 2월경 공개 예정인 갤S23 시리즈에도 퀄컴 AP가 100% 쓰일 것으로 보인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CF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삼성 갤럭시 S22의 퀄컴 AP 적용 비중은 75%였지만 S23에서는 '글로벌 쉐어(Global Share)'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역별로 엑시노스를 병행 탑재해온 점을 감안하면 전량 스냅드래곤이 채용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그동안 자체 AP인 '엑시노스'를 스냅드래곤과 병행 사용해왔는데 발열 등 성능 논란이 불거지면서 탑재 비중을 낮췄고, 결과적으로 퀄컴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자 원가절감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갤럭시 전용 AP를 개발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탑재 목표 시점은 2025년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퀄컴 스냅드래곤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엑시노스를 교차 채용할 때보다 자체 조달 능력이 악화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해 판매가 인상을 자제해온 가격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원자재 가격과 물류 비용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판매를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며 제품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왔다. 1~3분기 부품값이 큰 폭으로 뛸 때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HHP) 판매 가격 인상률은 9%에 그쳤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자제해온 삼성전자도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내년 출시될 갤럭시S23 출고가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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