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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에 분양현장 먹구름…입주 지체보상금 우려 현실로

윤석진 기자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건설현장

화물연대 파업이 이어지면서 아파트 분양 현장에 드리운 먹구름도 짙어지고 있다. 공기 지연으로 입주일이 연기되고 지체 보상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파업 장기화로 입주일이 연기될 경우 지체 보상금을 둘러싼 책임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신고받은 건설공사 피해 현황을 종합하면 지금까지 91개 건설사의 1,219개 공사현장 중 59%인 727개에서 공사 중지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수송이 막히면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된 여파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인 사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총 85개 동으로 구성된 둔촌주공 단지는 4개 건설사(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가 나눠 짓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전체 단지의 절반 가까이가 골조 공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공단은 현재 마감 공사 등 대체 공정을 진행 중이지만, 다음주부터 공사가 아예 중단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레미콘 타설 전에 하는 선행 작업들을 진행 중이나 이번 주까지 밖에 못할 것 같고 레미콘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으면 다음 주부터는 골조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 노조 차량이 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삼표시멘트 인천사업소 앞에 주차돼 있다.

민간 분양뿐 아니라 공공 분양도 마찬가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을 맡은 현장 대부분이 공사가 중단되거나 정상 일정에서 벗어난 상태다.

LH가 전국에서 시행 중인 공공주택건설사업 관련 현장은 모두 431곳으로 주택건설 현장은 244곳에 달한다. 이 중 128곳이 레미콘 공급에 차질을 빚이 발생했다.

특히 시공사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됐던 고양 지축 B-1의 경우 레미콘 수급 문제까지 겹쳐 공사 재개가 더 어려워졌다. 지난 1일 분양 공고를 낸 고양 장항 신혼희망타운 또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LH는 공사 중단 현장을 모니터링 하는 한편, 지난달 30일에는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해 건설공사 중단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파업 장기화로 인한 입주 지연 피해가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청구 등을 검토 중이다.

LH 관계자는 "지구 전체가 콘크리트 타설은 중단된 상태"라며 "골조가 올라가는 현장은 지금 다 중단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둔촌주공을 포함한 민간·공공 시행사들은 당장 공기(공사기간) 지연으로 입주일을 연기해야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사비 증가, 입주 지연에 따른 이자 증가 등의 피해가 잇따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건설업계는 입주 지체 보상금을 비롯한 비용의 책임소재를 두고 논란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표준 공급 계약서에 보면 귀책사유가 아닌 행정명령 등의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준공이 지연되면 분양계약자들에게 지체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며 "그런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지연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그 불가항력적인 사례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제 공기 지연까지 이뤄지고 아파트 현장에 입주 지연사태가 발생하면 지체 보상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며 "그 협의 과정은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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