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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넷마블 떠난 '유니콘'의 시련...엔픽셀 구조조정 돌입

'그랑사가' 이후 차기작 개발 지연...인건비 부담에 인력 규모 축소
서정근 기자

엔픽셀의 공동창업자 배봉건 대표(사진 왼쪽)와 정현호 대표(사진 오른쪽)

엔픽셀이 일부 인력을 감축하고 외부 채용을 잠정 중단하는 한편 복지혜택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랑사가'의 흥행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데다 후속작 개발이 장기화되자, 인력규모를 제한하고 비용을 감축하는 '경영 효율화'가 불가피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픽셀의 공동창업자 배봉건 대표와 정현호 대표는 넥서스게임즈(넷마블넥서스의 전신)를 설립해 '세븐나이츠'를 개발, 흥행시킨 이력이 있다. 회사 경영권을 넷마블에 매각하고 엔픽셀을 설립했고, 엔픽셀은 '세븐나이츠' 후광효과로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해 유니콘 기업으로 조명받았다.

넷마블을 떠난 후 당초 기대보다 성과가 못 미치며 '시련'을 맞았고 넷마블넥서스도 올해 들어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는 형국인데, 양사가 다시 반등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눈길을 모은다.

14일 엔픽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그랑사가' 개발과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라이브본부의 일부 인력, 플랫폼과 데이터베이스 업무 등을 담당하던 기술유닛 인력들이 권고사직 대상이 됐다"며 "각 프로젝트 별로 진행하던 채용도 중단됐고 식대 지원 등 직원들에게 주어지던 복지혜택도 축소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엔픽셀은 배봉건·정현호 대표가 넷마블을 떠난 후 설립한 게임 개발사다. 두 대표가 지분(보통주 기준)을 각각 42.24%씩 보유하고 있다. 잔여 지분 14.98%는 넥서스컴퍼니가 소유하고 있다. 넥서스컴퍼니는 배봉건·정현호 대표가 엔픽셀 설립에 앞서 2016년 9월 설립한 투자목적 회사로, 두 사람이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보통주 기준으로는 두 공동창업자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2017년 엔픽셀을 창업한 후 3년만인 2020년에 총 7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 8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아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단 기간에 유니콘 기업(창업 10년 이하 비상장 스타트 업 중 기업가치를 1조원이상으로 평가받은 기업)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알토스, 새한벤처펀드, 에스팩스 마스터펀드 등이 투자를 단행, 이 회사의 전환상환우선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엔픽셀은 지난 8월 고용노동부 주관 '2022년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설립 이후 월 평균 5% 가량 인력이 증가한 것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됐을 당시 재직인력은 530여명이었으나 11월 들어 그 수가 500명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조조정 여파로 그 수가 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엔픽셀의 첫 게임 '그랑사가'. '그랑사가' 브랜드를 활용한 후속작도 개발중이다.


라이브 게임이 '그랑사가' 1종인 것을 감안하면 인력 규모가 많은데, 이는 '그랑사가' 외에도 '크로노 오디세이'와 웹3 본부에서 제작중인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 '그랑사가'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규 모바일 MMORPG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대거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픽셀 창업자 배봉건·정현호 대표는 2013년 넥서스게임즈 창업 후 1년만에 넷마블의 투자(3자 배정 유상증자)를 유치해 안정적으로 개발을 마무리했고, '세븐나이츠'가 넷마블을 통해 서비스에 돌입하던 때에 자신들의 지분을 넷마블에 전량 매각했다.

개발과 투자 유치, 엑시트 과정에서 보여준 감각과 수완이 좋았던데다 엑시트 후 빠르게 조달한 대규모 자본 등으로 인해 두 창업자와 엔픽셀의 행보에 관심과 기대감이 높았다.

엔픽셀 창업에 앞서 설립한 투자 지주사의 명칭을 '넥서스컴퍼니'로 정한데다 '그랑사가'가 개발 과정에서 '세븐나이츠 사단의 복귀작'으로 이미지 메이킹이 이뤄졌던 탓에, 친정 격인 넷마블넥서스의 행보와도 종종 비교되곤 했다.

엔픽셀은 지난해 매출 944억원, 영업손실 37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경영지표는 보다 악화될 공산이 크다는 평가다.

넷마블넥서스는 두 공동창업자가 떠난 후 안정적인 흑자기조를 이어갔으나 올해 들어 적자전환한 상태다. 3분기까지 매출 216억원, 순손실 7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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