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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영웅' 박지훈 "워너원 활동 후 MBTI 변했죠" [인터뷰]

 
장주연 기자

사진 제공=웨이브

얼굴선은 확실히 굵어졌고 눈빛은 더 깊어졌다. 귀엽고 사랑스럽던 '저장남' 혹은 '아역 배우 출신'이란 타이틀은 애당초 가져본 적 없었던 것 마냥 낯선 얼굴이다.

지난 2017년 113만 국민 프로듀서의 마음을 훔쳤던 박지훈(23)이 배우로서 제 이름 석 자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그를 둘러싼 모든 수식어를 단박에 바꿔버린 작품은 OTT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1'(연출 유수민/제작 플레이리스트·쇼트케이크, 이하 '약한영웅'). 공개 직후 각종 차트를 휩쓸며 웨이브의 '효자 콘텐츠'로 급부상한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시은(박지훈)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최현욱), 범석(홍경)과 수많은 폭력에 맞서는 과정을 그렸다.

'약한영웅' 공개 후 만난 박지훈은 "요즘 '약한영웅'으로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게 좀 재밌고 색다르다. '박지훈이 아니라 시은이 보인다'란 댓글을 봤는데 정말 처음 받아보는 극찬"이라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원작 웹툰을 보진 않았어요. 오히려 출연 결정 후에 캐릭터 구축점을 잡으려고 책으로 3회까지 봤죠. 처음 시나리오 읽었을 땐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었어요. 부당한 폭력, 나쁜 친구들에게 물러서지 않는다거나 천재적 두뇌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게 그랬죠. 캐릭터 자체도 굉장히 강렬했고요. 다만 원작 속 시은은 훨씬 '사기캐'였어요. 이게 드라마로 그려지면 아무래도 리얼리즘이 떨어지니까 그 부분은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죠. 웹툰보다 리얼한 캐릭터, 우정을 그려내려고 했어요."

'약한영웅' 스틸 / 사진 제공=웨이브

극중 박지훈이 열연한 시은은 공부 외에는 관심 없는 자발적 아웃사이더다. 선천적으로 약한 몸을 가진 그는 오롯이 자신이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건 공부 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 친구들의 괴롭힘 수위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마침내 폭발, 폭력에 맞서게 된다. 박지훈은 이런 시은을 표현하면서 무엇보다 '눈빛'에 가장 집중했다고 털어놨다. 레퍼런스로 삼은 건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4)의 권상우, '아저씨'(2010)의 원빈이다.

"보는 입장에서 시은의 행동이 이해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대중이 이해를 못하면 사실 무의미하잖아요. 그래서 그것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고 상황의 몰입, 집중이란 조금은 1차원적인 해결의 답을 찾았죠. 그렇게 '남들이 대사로 할 때 나는 눈으로 얘기하자'란 생각으로 계속 연기했어요. 또 권상우, 원빈 선배 작품을 보는데 냉철한 분위기 속에서 무표정하게 싸우시더라고요. 근데 그게 더 무섭게 느껴졌어요. 두 분의 눈빛 연기 혹은 느낌, 아우라를 보면서 많이 공부했죠."

외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 푸석한 피부에 튼 입술, 어두운 색상의 후드 집업을 입고 있는 시은은 그간 박지훈이 무대 위에서 보여줬던 화려한 모습과는 간극이 크다. 액션스쿨에 열심히 다닌 덕에 체중도 5kg 빠지면서 시은의 유약한 이미지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는 설명. 물론 그 자리에 탄탄한 근육이 생기면서 예상치 못한 고충(?)도 겪었다.

"제가 미역국 끓이는 신이 있는데 처음에는 후드 집업을 안 입고 찍었어요. 근데 뒷모습을 카메라로 보는데 시은과 다르게 등근육이 너무 잡혀있는 거예요. 그래서 급하게 옷을 다시 입고 찍은 비하인드가 있죠.(웃음) 메이크업도 예쁜 것보다 푸석푸석한 이미지를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입술도 거의 안발랐죠. 오히려 입술에 침을 발라서 푸석푸석하게 트게 했어요. 걸음걸이도 땅을 보면서 걸었고요. 또 많이 앉아있는 캐릭터라 어깨도 굽은 것처럼 표현했죠."

사진 제공=웨이브

글로 다 옮겨적진 못했지만, 박지훈은 이것 외에도 '약한영웅', 그리고 시은을 위해 꽤 많은 공을 들였다. 그래서일까. 박지훈은 이번 작품을 두고 자신의 연예계 생활의 '터닝포인트'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동안 귀여운 이미지가 너무 강했어요. '약한영웅'으로 감독님을 비롯한 많은 분이 '비단 귀여운 이미지만 있는 친구는 아니구나, 이런 눈빛도 있구나'란 인정을 받고 싶죠. 그렇다고 귀여운 게 싫다는 건 아니에요. '나 귀여워'라고 한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게 아니니까 오히려 감사하죠. 저의 또 다른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저도 다른 이미지가 있고 변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이 작품을 통해 어느 정도 그걸 보여준 듯해서 제게는 의미가 남다르죠."

박지훈의 말을 듣고 있자니 실제 그는 어떤 성향일지 궁금했다. '저장남' 혹은 '윙크남'이라고 불리던 '프로듀스 101 시즌2'의 귀여운 면모가 더 많은 사람인지, 아니면 '약한영웅'의 시은처럼 진중하고 조용한 스타일인지.

"'프로듀스' 때도 별명이 두 개였어요. '저장지훈'과 '숙소지훈'이었죠. '저장지훈'은 대중이 아는 모습이었고, '숙소지훈'은 말이 많거나 활발한 성격은 아니었어요. 실제로 어두운 방에서 게임만 해서 붙은 별명이기도 하고요.(웃음) 그런 부분에서 시은과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 또 워너원 이후 계속 솔로로 활동하면서 더 과묵해지는 부분도 있는 듯하고요. 원래 제 MTBI 앞 글자가 E(외향형)였는데 I(내향형)으로 바뀌었거든요. 실제로는 활발하거나 말이 많지는 않죠."

사진 제공=웨이브

프로젝트 그룹이었던 워너원 활동은 마무리됐지만, 박지훈은 여전히 배우 외 가수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월 새 미니앨범 '디 앤서'(THE ANSWER)를 발매한 그는 '약한영웅'이 초청됐던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시즌, 서울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뭐든 다 할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에요. 오히려 무대에서 표정을 많이 짓다 보니까 배우 일을 할 때 더 편하죠. 연기할 때 표정, 표현 등에 어려움이 전혀 없어요. 최대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요. 가수, 배우 활동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도 사실 너무 감사한 일이고요. 제 별명이 또 '말랑카우' 거든요. 말랑한데 소처럼 열심히 해서.(웃음) 물론 그만큼 쉴 시간이 없긴 하죠. 그래서 한편으로는 '조금은 쉬어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조심스레 해보고 있습니다. 하하."

그에게 '휴식이 주어진다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을 마지막으로 던졌다.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고민에 잠긴 박지훈은 이내 "정확하게 얼마나 쉴 수 있는 거냐"고 되물었다. 이에 3일이란 가정을 던지자 막힘없이 대답을 술술 이어가던 박지훈. 물론 그러면서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열심히 달릴 것"이란 야무진 포부를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첫날은 집에서 뒹굴거리고 둘째 날은 어디든 갈래요. 사람이 북적거리는 카페도 좋고요. 그리고 마지막 날은 다시 집에서 쉬는 게 좋겠어요.(웃음) 번아웃이요? 그건 아니에요. 물론 단체활동(워너원)이 끝나면서 시은처럼 약간의 외로움, 슬픔은 있었죠. 근데 시간이 해결해줬어요. 다시 주어진 일에 감사하면서 열심히 계속 달려야죠. 구체적인 목표는 없는데 '약한영웅' 찍으면서 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생겼어요. 뼛속까지 악역인 캐릭터!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장주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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