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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리니지 장인'도 못살린 엔트리브, 결국 구조조정 돌입

11년 연속 적자행진...라이브 게임 유지 최소 인력만 잔류
서정근 기자

'귀여운 리니지'를 표방하며 제작됐던 엔트리브의 '트릭스터M'


엔씨소프트의 개발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가 11년 연속 적자끝에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 2016년 김준영 엔트리브 창업자가 물러나고 엔씨 직할체제로 편입될 당시 단행한 구조조정에 이어 두 번째 구조조정이다.

오너 일가가 엔트리브 인수와 경쟁력 강화에 크게 공을 들이고, '리니지 장인' 이성구 부사장까지 엔트리브에 투입됐으나 반등에 실패했고, 결국 인력감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손노리 시절부터 포함하면 20여년간 명맥을 이어온 개발집단 엔트리브가 사실상 '소멸'의 길을 걸을지, 회생을 위한 또 다른 카드를 찾을 수 있을지 눈길을 모은다.

19일 엔트리브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트릭스터M'과 '프로야구H3' 등 라이브 게임의 유지, 보수에 필요한 최소인력만 남기고 권고사직 형태로 인력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기존 인력의 60% 이상이 회사를 떠나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트릭스터M'의 개발이 대형화되면서 인력 규모가 비대해 졌는데, '트릭스터M'과 'H3'의 흥행이 기대에 못 미쳤고 '팡야' IP의 후속작 개발까지 여의치 않아지면서 결국 구조조정 결정이 내려졌다"며 "모회사 엔씨소프트를 통한 인력 흡수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트릭스터M'은 이 회사가 과거 서비스했던 캐주얼 드릴 액션 게임 '트릭스터'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리니지' 류 배틀 커뮤니티를 접목한 게임이다. '리니지 장인'으로 불리는 이성구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엔트리브 대표를 겸직하며 해당 게임의 제작을 직접 총괄한 바 있다.

엔트리브의 인력규모는 지난해 연말 기준 약 150명 가량에 달했다. 지난해 2분기 중 선보인 '트릭스터M'과 '프로야구H3'가 초반 집객과 매출 달성에 성공했으나 두 게임이 장기흥행에 실패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엔트리브의 지난해 매출은 160억원, 영업손실은 15억원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트릭스터M'과 '프로야구H3'의 매출이 급감한 올해 들어서 사업실적이 다시 악화됐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이 회사 매출은 55억원, 영업손실은 64억원에 달했다. 2012년부터 시작된 적자행진이 올해까지 이어져, 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관련해 엔씨소프트 홍보팀은 "엔트리브의 자생력 확보를 목표로 조직개편을 진행중이다"며 "이는 엔트리브가 잘하고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엔트리브는 손노리의 온라인 게임 부문에서 출발한 업체다. 엔트리브라는 명칭의 법인으로 독립해 출범한 시기는 지난 2003년 12월이다. SK텔레콤에 인수돼 이목을 모았고, 캐주얼 골프게임 '팡야'를 한빛소프트를 통해 서비스해 흥행시켰다.

2011년 들어 SK텔레콤이 엔트리브 매각을 추진했고 엔씨소프트와 NHN이 그해 7월 1일 본입찰에 참여해 인수를 두고 경합했다. 엔씨소프트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그해 하반기 동안 협상을 진행한 끝에 엔트리브 인수에 성공했다.

엔씨에 인수되기 직전의 엔트리브는 '프로야구 매니저'의 흥행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시기였다. '크로스파이어' 배급권을 확보하는 대신 선택한 '블랙샷'의 흥행실패, '엘리샤'의 성과 저조로 위기에 몰렸으나 '프로야구 매니저' 흥행으로 201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해 매출은 547억원, 영업이익은 73억원에 달했다.

엔트리브가 SK그룹 기업집단에서 유일한 게임사였던데다, 넥슨과 달리 인수 합병에 좀체 공을 들이지 않던 엔씨가 1075억원을 투입하며 인수 경쟁입찰에서 승리하자 이목이 집중됐다. 윤송이 부사장이 SK텔레콤 출신이었던 탓에, 이 회사 인수가 부부 합작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피인수 직후인 2012년에 영업손실 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고, 적자행진이 어이지자 2016년에 김준영 엔트리브 창업자와 서관희 개발총괄 이사가 퇴진하고 인력 100여명을 방출하는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이후 심승보 부사장과 이성구 부사장 등 엔씨의 사업 중역들이 엔트리브의 대표직을 겸직했다. 두 사람은 엔씨의 사업총괄역 김택헌 수석부사장의 핵심측근으로 꼽히는 이들이다. 오너 일가 3인방이 엔트리브 인수와 회생에 공을 들인 셈인데, 적자행진이 11년째 이어지며 두 번째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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