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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토리] '반도체 패키징' 초격차...삼성, 앰코 인수 나서나

김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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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수요 부진으로 휘청이고 있습니다. 얼어붙은 경기에 소비심리가 꺾이면서 메모리 재고가 쌓이고, 수익성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언제 바닥을 찍고 반등에 나설지도 관심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반도체 산업을 진단하고 미래 경쟁력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볼텐데요. 먼저 관련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VCR>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지난 연말 대목에서도 불어난 재고를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쌓여있는 반도체 재고는 10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이 감산에 나섰지만 경기침체로 서버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요 감소가 더 가파릅니다.

반도체 업계는 줄줄이 실적 한파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7년 만에 적자전환한 가운데, 지난 4분기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올해 반도체 사업에서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사업부에서 4분기 적자 전환이 확실시되고 있고, 내년 2분기 D램도 영업손실을 기록할 거란 관측입니다.

업계에서는 재고가 어느 정도 소진되고 서버용 수요가 본격 창출되는 3분기부터 업황이 회복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 경기침체 우려가 있지만 서버 데이터 센터 쪽 수요는 (올해) 중반 넘어서면 계속적으로 활성화 되지 않겠나, 그럼 더 좋아질 거라고 예측..]

DDR5로의 세대교체 과정에서 원가 절감에 강점이 있는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이 더 굳건해질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아직 감산 카드를 꺼내지 않은 삼성전자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기존 전략을 고수할지도 업계 관심사입니다.


앵커> 리포트에서 본 것처럼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은 메모리 가격 움직임에 크게 좌우됩니다. 이 때문에 시황에 덜 민감하기도 하고, 국가적 과제인 시스템 반도체를 적극 키워야 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경제산업부 김이슬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김 기자, 국내 업체들이 잘하는 분야는 메모리반도체잖아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시스템반도체 영향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거죠?

기자>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이고 비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비중이 70%로 두 배 이상 큽니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설계를 받아 대신 생산해주는 파운드리가 대표 시스템 반도체 영역인데요.

삼성전자도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파운드리는 세계 2위, 이미지센서도 2위, AP에선 자체 엑시노스를 개발했지만 존재감이 약합니다.

이미지센서의 경우 소니를 맹추격하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시장 전체로 보면 규모가 미약해서 파운드리에서 승부수를 띄우는 게 가장 빠른 길입니다.


질문2> 글로벌 파운드리 강자는 대만 TSMC잖아요. 점유율 격차도 상당한 걸로 아는데, 삼성이 어떻게 승부를 낼 수 있을까요?


기자> 차세대 파운드리 핵심 경쟁력은 후공정, 패키징 기술에 달려 있습니다.

과거 단순 포장작업으로 여겨졌던 패키징의 위상이 높아진 건 초미세공정 기술이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2나노, 1.5나노까지 공정 단위가 올라갈텐데,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들고 기술 개발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극단적 초미세화에 얽매이기 보다 CPU와 D램, 낸드, 모뎀 등 서로 다른 부품을 하나의 반도체로 연결해 더 높은 성능을 뽑아내자는 건데요.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거대 IT 회사들까지 독자 칩 설계에 나선 것도 파운드리 업계엔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입니다.

전문가 말 들어보시죠.

[김학성 첨단반도체패키징 센터장: 테크놀로지 노드가 발전하면 수율이 떨어진다. 수율을 잡고 제품 성능도 올리려면 패키징 기술로 제품 만들어야 한다는 개념이 시장에 통했고, 여러 기술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질문3> 첨단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게 패키징이고, 삼성 파운드리의 미래가 패키징에 있다라는 거죠. 기술 경쟁력으로 전세를 뒤짚을만 한가요?


기자> 당장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TSMC가 이 분야에서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요.

공공연한 얘기인데, 애플이 과거 삼성전자에서 TSMC로 파운드리 물량을 전부 넘긴 가장 큰 이유가 패키징 기술 때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TSMC는 자체 기술력도 뛰어나지만 대만의 반도체 후공정 생태계가 굉장히 잘 갖춰져 있습니다. OSAT라고 하는 글로벌 패키징 외주기업 상위 5개사 중 3곳이 대만 기업인데요.

삼성전자는 국내 후공정 파트너를 찾기가 마땅치 않습니다.

국내선 10위권 안에 드는 OSAT가 한 곳도 없고 상대적으로 기반이 취약한 편입니다.


질문4> 그래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후공정 업체 인수를 추진한다고요?

기자> 삼성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첨단 패키징팀을 신설하면서 관련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삼성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후공정 업체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이 세계 2위 패키징 업체인 앰코테크놀러지인데요. 삼성 파운드리의 주요 파트너사 중 한 곳입니다.

시가총액은 약 7조 4600억원 규모이고,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기업이지만 모태가 한국으로 1968년 설립된 아남반도체가 전신입니다.

여담이지만 아남그룹 창업주인 고 김향수 회장이 고 이병철 삼성 초대 회장에게 반도체 사업을 해보라고 권유한 일화도 있습니다.

앰코는 자동차 칩 패키징, 테스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삼성이 차량용 반도체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가 성사되면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앰코 측은 "삼성 뿐만 아니라 어떠한 업체와도 인수 관련한 검토가 진행된 바가 없고, 삼성으로부터 인수 제의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삼성 측은 "M&A 관련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삼성이 올해 적극적인 M&A에 나설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28조에 달한다고 하죠. 김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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