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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딴 퇴출 6000억 뇌기능개선제 시장 '흔들'...대체제는?

2개 제제 퇴출에 콜린알포도 급여축소·임상재평가 위기, 기전 다른 은행잎 제제 '주목'
신용수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전경.

보건당국이 최근 뇌기능 개선제를 잇따라 퇴출시키면서 관련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기존 뇌기능 개선제와는 다른 기전인 은행잎 성분 제제를 주목하고 있다.

◆아세틸콜린 촉진제 연이어 퇴출, '5000억' 콜린알포도 급여축소·재평가 수순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1일부터 뇌기능 개선제 옥시라세탐 성분 의약품 7개 품목에 대한 건강보험 약제 급여를 중단 조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한 의약품 재평가에서 혈관성 인지장애 증상에 대한 개선 효과 입증에 실패하자 판매중지 및 회수·폐기 명령과 더불어 급여까지 삭제해 시장서 완전 퇴출시킨 것.

업계에선 이번 조치의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매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

실제 이번에 시장에서 퇴출된 옥시라세탐 제품으로는 ▲고려제약 '뉴로메드' ▲환인제약 '뉴옥시탐' ▲삼진제약 '뉴로세탐' ▲광동제약 '뉴로피아' 등이 있다.

특히 고려제약의 경우 뉴로메드로 적지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고려제약의 지난해 뉴로메드 매출액은 약 107억원으로, 고려제약 연간 매출액 745억원의 약 14%를 차지했다. 당장 매출의 7분의 1이 없어지는 셈이다.

뇌기능 개선제에 대한 규제당국의 차가운 시선은 옥시라세탐 성분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2월에는 아세틸엘카르니틴이 의약품 재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됐다.

뇌기능 개선제의 대표주자인 콜린알포세레이트 또한 수년간 위기 상황이다. 외래처방액 자체는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5261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달성했지만, 이는 다른 제제 퇴출에 따른 반사이익 으로 풀이된다.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급여 축소다. 보건당국은 지난 2020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 범위를 축소하기로 했다. 치매 발병 시에만 기존 급여를 유지하고 뇌기능 개선 목적으로 복용 시에는 선별 급여를 적용해 본인 부담을 30%에서 최대 80%까지 늘린다는 것.

이후 제약사들이 잇따라 급여축소에 대한 취소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소송은 소송 주체에 따라 크게 종근당 주도 그룹과 대웅바이오 그룹으로 나뉘는 데, 두 그룹 모두 지난해 나란히 1심 패소한 뒤 2심 진행 중인 상황이다.

임상 재평가라는 난관도 남아있다. 유효성 입증 실패 시에는 앞서 두 제제처럼 퇴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큰 데다, 게다가 받은 급여를 도로 토해야할 수도 있다.

지난 2021년 9월 건강보험공단이 콜린알포세레이트 보유 제약사 58곳과 체결한 급여환수 요양급여 계약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임상재평가 보고서를 제출하고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해당 기간 건보 청구금액의 20%를 반환해야 한다.

현재 뇌기능개선제 퇴출 러시에 대한 의료계 반응은 엇갈린다. 우선 뇌기능 개선제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측은 순리대로 가고 있다는 반응이다.

이동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사무국장은 "아세틸엘카르니틴과 옥시라세탐, 콜린알포세레이트 모두 아세틸콜린 촉진제 계열로, 이미 해외에서 약효를 입증하지 못해 퇴출됐다"이라며 "과거 우리나라가 아직 규제기관의 기능이 미비할 때 해외 자료를 토대로 국내에 들어와서 판매 중인 제품들인데, 이제 해외에서도 퇴출된 만큼 국내에서도 퇴출 수순을 밟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반면 현장에서는 처방할 약이 없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의는 "치매까지는 아니지만 기억력이 감퇴한 노인 환자들을 중심으로 처방량이 많은 편"이라며 "현장에서 환자들을 위한 약이 필요한데, 처방할 약이 마땅치 않다"고 했다.

◆주목받은 시장 '은행잎 성분' 6000억원 시장 가져올까

업계는 현재 퇴출된 뇌기능개선제들의 대체제로 혈액순환 개선제인 은행잎 성분 제제를 주목하고 있다.

약학정보원 약물백과에 따르면 뇌기능개선제는 아세틸콜린 촉진제와 혈액순환 개선제로 나눌 수 있는데, 아세틸콜린 촉진제가 연이어 퇴출되면서 업계 관심이 자연스럽게 혈액순환 개선제로 쏠리는 것이다.

시장 잠재력도 충분한 상황이다. 옥시라세탐의 경우 한해 약 200억원, 아세틸엘카르니틴은 연 500억원의 처방 규모로 추정된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처방까지 합치면 기존 아세틸콜린 촉진제가 점유한 시장 규모는 약 6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은행잎 성분 제제의 시장은 연 약 500억원대 규모다. 업계 1위는 SK케미칼의 '기넥신'으로, 시장의 약 38%를 점유하고 있다. 그 뒤를 유유제약 '타나민'이 23%로 쫓고 있다.

이외에도 일동제약 '서큐록신' 등을 포함, 약 40여개 제약사가 은행잎 성분 제제를 생산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케미칼 등 은행잎 성분 제제 강점을 보이던 기업들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 재평가에 참여하지 않고 허가를 자진취하한 제약사들도 적지 않은데, 대체제로 은행잎 성분 제제 매출 확대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용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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