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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카카오, SM 경영권 장악...하이브는 SM과 플랫폼 비즈니스 제휴로 실리"

경영권 분쟁 종식...과다 출혈 '러시안 룰렛' 막았다
서정근 기자

카카오엔터 인수에 성공한 김범수 카카오 최대주주


하이브가 SM엔터 인수 추진을 중단하고 카카측이 선임한 인사들로 SM 이사회를 구성하게 됐다. 카카오는 당초 공약했던 데로 주당 15만원에 SM 유통주식 중 최대 35%에 해당하는 물량을 매수하게 된다.

하이브는 SM의 경영권에서 손을 떼는 대신 SM과 플랫폼 비즈니스 협업관계를 구축키로 했다. 지난 2월초 부터 달아오른 SM 경영권 분쟁이 종결된 것이다.

지난 2년간 SM 인수를 타진해온 카카오는 SM 아티스트들과 음원 콘텐츠 IP(지식재산권)를 품어, 글로벌 엔터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경우에 따라 SM과 카카오엔터의 합병 추진도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12일 카카오와 하이브, SM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카카오와 하이브가 물밑 협상을 통해 접점을 찾아, 카카오 측이 추천한 인사들로 SM 이사회를 구성해 SM 경영권을 장악하고, 하이브는 지분 추가 매수를 중단하고 SM과 플랫폼 비즈니스 협업 체계를 구축키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양측이 과도한 지분 매입 경쟁으로 출혈이 심화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협상 테이블을 열어 점점을 찾은 것"이라며 "카카오는 당초 공언한 대로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를 단행하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간 합의에 따라 SM 이사회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지명한 이들로 구성된다. 하이브 측 추천 인사들은 SM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게 됐다.

'이수만 축출, 카카오와의 제휴'를 선택했던 이성수, 탁영준 대표 등 SM 경영진들과 리더들은 생존에 성공하게 됐다. 이성수, 탁영준 두 공동대표는 대표직과 등기이사 직을 내려놓게 되나, 각 부문을 총괄하는 본부장으로 남을 전망이다.

하이브는 SM 경영권에선 손을 떼나 양사 아티스트와 음원 콘텐츠를 활용한 플랫폼 비즈니스 협업을 이어가게 된다. 당초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취득하며 추진했던 수준의 사업협력을 하이브가 SM과 이어가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SM은 지난 2020년 네이버로부터 계열회사 SMEJ 플러스와 미스틱스토리, 그리고 콘텐츠 펀드에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SM 팬클럽 서비스를 네이버 브이라이브로 일원화하고 온라인 맞춤형 콘서트와 음악 관련 영상 콘텐츠 협업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네이버와 SM이 추진했던 사업협업과 유사한 형태로 하이브가 SM과 콘텐츠 제휴를 추진할 전망인데, 이미 상당수준의 지분을 취득해 있는 만큼 추가 재원 투입 없이 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이브가 보유한 SM 지분 규모는 약 15.4% 가량이다. 해당 지분을 유지할 경우 기업결합 신고를 단행해야 하는데,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지 않기로 결정한만큼 이 지분 중 일부는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당초 공언한 데로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를 단행하게 된다. 현재 4.9%를 확보하고 있는데 전체 유통물량의 35%까지 지분을 매입할 예정이다. 카카오에게 지분매도를 희망하는 주주들의 매수청구물량이 전체 SM유통물량의 35%를 넘어설 경우 카카오는 35%까지는 무조건 매수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청구물량이 유통물량의 35%에 못 미칠 경우 카카오는 해당 물량 전량을 인수해야 한다.

당초 카카오와 하이브의 경영권 분쟁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이브는 카카오가 15만원에 공개매수를 시작하자 맞불을 놓아 공개매수가 상향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 간의 물밑 협상 테이블에서 카카오가 "하이브가 얼마로 매수가를 올리든 우리가 더 올릴 의향이 있다. 하이브가 주당 22만원으로 공개매수가를 올리면 우리는 24만원까지 올릴 여력이 있다"고 단언하며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의 '강수'가 블러핑이었는지 여부를 알 순 없으나 양측이 '종전'에 합의하며 양측간 경영권 분쟁은 종결 수순을 맞게 됐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승부사'로서의 면모가 다시 한번 부각된 것이다.

카카오는 지난 2년간 이수만 창업자로부터 SM을 인수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8000억원 규모로 딜이 성사되기 직전 까지 갔으나 이뤄지지 못했고, 결국 경영권 분쟁 끝에 1조3900억원에 SM의 온전한 주인이 되는데 성공했다.

당초 구상보다 '출혈'이 적지 않았으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지 않은 탓에 '승자의 저주' 없이 SM의 주인이 됐다.

SM과의 사업 제휴를 어떠한 형태로 진행할진 확언하기 어려우나, 카카오엔터와 SM의 합병을 통한 '파워 IPO'의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평가다.

하이브는 약 4400억원 가량을 투입해 SM 지분 15.4%를 확보했으나 경영권 장악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SM과의 플랫폼 비즈니스 협업으로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는 평가다. 일부 지분은 매각하고 일부 지분은 남긴채, 협업 파트너이자 견제세력으로 남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수만 창업자의 경우 주당 6만원 선을 오가던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매각해, 엑시트하는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온갖 잡음이 불거진 탓에 명예로운 은퇴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경영권 분쟁의 최대 수혜자가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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