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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다크앤다커' 넥슨 이탈 '기획 사주설' 전말 알고보니

하이브에 포진한 전직 넥슨 임원 아이언메이스에 소액 지분 투자
"기획 사주 정황이라 보긴 어려워"
서정근 기자

아이언메이스가 개발중인 '다크앤다커'

'다크앤다커' 제작진이 넥슨에서 이탈해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하고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전직 넥슨 고위 경영진 출신들이 포진한 하이브가 배후에서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박지원 대표와 법인 하이브, 하이브IM 등 하이브 계열사가 아이언메이스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고, 정우용 하이브IM 대표와 정상원 진큐어 대표가 보유한 아이언메이스 지분도 각각 0.18%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과거 넥슨에서 정우용 대표와 정상원 대표가 아이언메이스 창업자 그룹과 함께 근무하며 친분을 쌓았고 아이언메이스 창업 초기 자문역할을 한 것은 맞으나 이들이 하이브의 게임 판권 획득을 목적으로 이탈을 사주하거나 지분 거래를 하는 등 '설계'를 했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14일 머니투데이방송(MTN) 취재에 따르면 정우용 대표와 정상원 대표는 2021년 12월 경 박승하 아이언메이스 대표가 보유한 아이언메이스 주식을 각각 1000주씩 50만원에 취득했다.

아이언메이스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10월 20일 법인 설립 등기를 완료했다. 박승하 대표를 비롯해 넥슨 신규 개발 본부에서 프로젝트 'P3' 디렉터로 재직했던 최주현 씨 등 창립 멤버들이 자본금 2억원을 출자해 출범했다. 당시 발행주식 총수는 40만주 였다.

정우용 대표와 정상원 대표가 각각 50만원에 1000주씩 취득한 주식의 지분율은 당시 기준으로 0.25%였다. 이들이 취득한 주식은 박승하 대표가 보유한 구주 중 일부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지분율은 이 회사가 수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함에 따라 희석되어 현재 기준 0.18%로 감소한 상태다.

2022년 1월과 3월 중 발행주식이 증가해 주식 총수가 44만5722주로 늘어났다. 이 시기에 이 회사창립멤버들의 지인들이 소액을 출자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2년 4월 기준 이 회사의 발행주식 중 보통주는 종전과 동일하게 44만5722주로 집계됐고 전환상환우선주식 5만5716주, 상환전환우선주식 2만7870주가 신규 발행됐다. 이 시기에 머스트벤처스의 투자가 집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언메이스 법인 등기부등본


2022년 4월 들어 이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가 50만주를 넘어섰다. 4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증자가 이뤄져, 전환상환우선주식 5만5716주와 상환전환우선주식2만7870주가 발행됐다. 이 시기에 머스트벤처스와 또 다른 벤처캐피탈이 각각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2월에 1호상환전환우선주식 1만586주가 추가로 발행됐는데, 이는 머스트벤처스의 추가 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준 아이언메이스의 발행주식 총수는 54만6951주다. 자본금은 2억6994만7000원이다. 창립멤버들이 자본금 2억원(보통주 40만주)으로 설립한 후 주식수가 35% 가량 증가한 것인데, 실제 유입된 투자금은 20억원을 밑돈 것으로 추산된다.

정우용 대표는 2021년 연초에 넥슨을 떠났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와 정상원 진큐어 대표는 앞서 2019년 6월 경 넥슨을 떠났다.

'P3' 디렉터 최주현 씨가 징계 해고를 받은 시점은 2021년 6월 경으로 알려져 있다. 정우용 하이브 대표와 정상원 진큐어 대표가 각각 50만원을 지급하고 1000주씩 주식을 취득한 시점은 아이언메이스 법인 설립 직후다.

정상원 대표는 "후배들이 찾아와 설립 초기에 자문을 구해와 이에 응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박승하 대표가 자문에 대한 보답의 의미로 액면가로 자신이 보유한 구주 1000주를 팔겠다고 했고 출발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이를 50만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지금은 '다크앤다커'가 주목받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빈 손으로 시작하는 인디 개빌사의 미래를 밝게 전망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었다"며 "매입 주식 규모와 금액에서 알 수 있듯이 투자목적의 지분매입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아이언메이스 창업멤버들이 넥슨을 떠나는 과정에서 빚어졌던 논란과 불법성 여부에 대해선 "논란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창업 후 자금 유치를 못해 어려움을 겪는 후배들을 외면하기 어려워 자문에 응했다"고 덧붙였다.

정우용 대표도 정상원 대표와 같은 취지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인 지난해 4월 하이브는 자회사 하이브IM을 설립해 게임과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본격화했다. 법인이 출범하면서 넥슨 출신인 정우용 디렉터가 하이브IM의 대표를 맡았고, 정상원 진큐어 대표는 하이브IM의 사외이사를 겸직하게 됐다. 진큐어는 정상원 대표가 넥슨을 떠난 후 설립한 바이오 벤처 법인이다.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가 세간의 주목을 받은 시점은 2022년 4분기 들어서다. 알파 단계의 체험판 서비스를 스팀에 제공하면서 이목을 모았기 때문이다.

넥슨 신규 개발 본부에 재직하면서 '프로젝트 P3'를 만들던 디렉터 최주현 씨가 팀원들을 대상으로 "나가서 게임을 만들자. 투자할 곳도 윤곽이 나와져 있다"고 종용한 것은 '팩트'다. A씨는 개발 자원 중 일부를 유출해 별도의 공간에 저장한 바 있다. 넥슨 퇴사 후 이를 활용하려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최주현 씨는 징계 해고를 받아 회사를 떠났고 팀원 중 상당수도 넥슨을 떠나 함께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했다. 넥슨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했고, 아이언메이스 사무실에 압수수색이 이뤄지기도 했다.

'P3' 개발 당시 구축됐던 게임 자산이 '다크앤다커' 개발에 활용됐는지 여부는 아직 수사를 통해 입증되지 않았다. 유출했던 게임 자산을 활용하지 않았다 해도 회사 돈을 받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개발하던 프로젝트를 퇴사해서 그대로 다시 만드는 것이 온당한지 여부를 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디렉터 최주현 씨가 "투자할 곳도 윤곽이 나와져 있다"고 언급한 투자 주체가 어디인지는 특정되지 않았으나, 해당 주체는 정작 아이언메이스에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언메이스는 최근 "우리는 떳떳하며, 넥슨이 우리를 회유하려 시도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으나 "'다크앤다커' 판권을 넥슨에 넘길 경우 소를 취하할 수 있다고 넥슨이 제안했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여졌다. 넥슨은 이를 두고 "회유하려 시도했다는 아이언메이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다크앤다커' 판권 확보에는 텐센트와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하이브 등이 뛰어들었다. 게임 자체의 매력은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판권 취득이 유력했으나 최근 관련 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정우용 대표와 정상원 대표가 옛 직장 후배들인 아이언메이스 설립 멤버들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가졌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취득한 아이언메이스 지분 규모와 그 방식을 감안하면 이들이 배후에서 사주해 'P3'가 '다크앤다커'가 되고, 하이브가 판권을 획득하려 사전 모의했다고 볼 근거는 희박하다는 평가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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