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MTN 현장+]"빛이 빚으로"...갈 곳 못 정한 사용 후 핵연료

중간저장소인 '맥스터' 순차적 포화
박지은 기자

30일 월성 원전 부지 내 맥스터에서 작동 중이 방사선 탐지기가 0밀리시버트(mSv)라고 감지하고 있는 모습.

"빛에서 빚이 되는 거죠"(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지난달 30일 경북 양남면 나아리에 위치한 월성원자력본부. 원전 부지 안에 있는 조밀건식저장장치 이른바 '맥스터' 옥상에서 들은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의 이야기입니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에너지가 결국 미래세대의 빚이 되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 발아래를 보니 새삼 우리가 빚더미에 올라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한수원이 운영 중인 맥스터는 사용 후 핵연료를 임시로 저장하는 곳입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 후 핵연료를 위해 최종 처리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논의에 진전이 없자 중간저장이란 이름으로 만들어 놓은 시설입니다.

눈으로 직접 본 맥스터의 모습은 단순했습니다. 사각형으로 생긴 3~4층 건물에 핵연료를 차곡 차곡 쌓아놓는 형태입니다.

예전에는 '캐니스터'라고 불리는 긴 기둥 형태의 저장소에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했었는데, 폐기물이 늘어나자 조금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바꿔 저장을 하고 있는 겁니다.

맥스터는 한때 '원전'을 둘러싼 논쟁의 주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원전 부지 내에 저장소를 만드는데도 주민들의 이해를 받아야 한다는 의무로 생긴 문제였습니다.

다행히 맥스터 시설이 증설되면서 원전이 멈추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용 후 핵연료가 어디에 보관돼야 하냐'는 논쟁은 끝나지 않은 채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종처분시설을 마련해야 해결되는데 여전히 부지선정도 못 한 채, 사실은 부지선정에 대한 논의 자체도 못 한 채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습니다.

문제는 최종처분 시설이 만들어지기까지 남아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지금부터 부지 선정에 들어가도 37년 이후에야 최종처분장이 운영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이야기합니다.

다행히 여야 모두 이와 관련된 특별법을 모두 발의하며 최종처분시설을 위한 논의에 한발 다가선 상태입니다. 어떤 내용의 특별법이든 이제는 통과가 돼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읍니다.

월성원자력본부를 찾기 전 기자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도 방문했습니다. 핵연료가 아닌 방사성 폐기물, 원자력 발전소의 각종 설비나 장치 혹은 우리가 병원에서 사용하는 방사성 물질을 처분하는 곳입니다.

2015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동굴처분시설에는 이러한 중저준위 방폐물이 저장되고 있었습니다. 드럼통 200L의 폐기물 80만개를 보관하도록 만든 처분시설인데, 이제는 국제원자력기구의 기준에 따라 조금 더 효율적인 처리방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준위 방폐물 처분에 대한 논의가 한 발짝도 떼지 못한 것과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세대가 만든 빚을 미래세대에 남기지 말자는 한수원 관계자의 말이 더 와 닿는 이유입니다.



박지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