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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전기차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로"…남준희 굿바이카 대표

전기차 전문 폐차장에서 나온 폐배터리로 ESS 제작·판매
수소연료전지는 발전기로…"용량 충분한데다 탄소배출 0"
최유빈 기자

남준희 굿바이카 대표. / 사진= 머니투데이방송

작년 말까지 국내 등록된 전기차는 총 38만9855대다. 이 중 지난 2021년과 2022년 보급된 전기차만 27만여대다. 최근 2년간 보급된 전기차가 앞서 10년동안 보급된 차량의 두 배에 달하는 셈이다. 친환경차 흐름으로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전기차 시장 확대와 더불어 주목받는 것이 폐배터리다. 배터리 사용 주기를 고려하면 오는 2030년 폐배터리는 10만개 수준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폐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고가이면서 활용성이 높다. 폐배터리를 어떻게 활용할지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남준희 굿바이카 대표는 '재사용'에 주목했다. 자동차로는 사용 주기가 다한 배터리라도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쓰기엔 출력이 충분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지난 6일 굿바이카 구로 연구소에서 남 대표를 만났다.


■ 굿바이카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름에서 정체성이 드러난다. 내연기관차 시대에 종말, '굿바이'를 고한다는 의미다. 폐차업계는 자동차의 전 분야에서 전국 브랜드가 없는 유일한 분야다. 전국에 560개소가 있는데 지배적 사업자가 없다. 폐차장을 전국단위로 브랜드화하고, 차주로부터 직접 폐차 받는 게 목표다. 지난 2016년도 양주에서 법인 설립을 했고, 작년에 이천에서 2호점을 시작했다.

브랜드화가 전기차 시대에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차량 매입 시 가격이 달라지는 요소는 엔진, 촉매, 알루미늄 휠 세 가지 뿐이다. 하지만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상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전기차가 들어왔을 때 상태를 신속하게 평가해 합당한 대가를 하는 것이 전기차 전문 폐차의 지향점이다.

사업 모델의 뿌리가 폐차장이라면 열매는 재사용이다. 현재 전기차 폐배터리를 가지고 소용량 전기저장장치(ESS)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판매 중인 상품은 2kW 용량의 캠핑용 제품이다. 소형SUV인 코나 배터리 용량이 64kW다. 단순히 계산하면 전기차 배터리 1대당 ESS 32개를 만들 수 있다.


■ ESS는 어디에 쓰이나.

현재 판매 중인 것은 캠핑용인데, 향후 용량을 키워 상용으로 확대하려 한다. 예를 들면 어선이다. 어선이 바다로 나가게 되면 전력망에서 분리되기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쓴다. 보통 발전기를 배에 싣고 다니는데, 매번 돌리기가 어렵다. 다만 전기저장장치를 활용할 경우 더 큰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용량을 키워야 한다. 현재 제품을 병렬로 연결해 전력량을 2~3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개발 중이다.

10kW 정도로 확장하면 가정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3~4인 가정이 전력을 월 평균 300kW 사용한다. 1일 24시간 쓴다고 하면 하루 10kW 꼴이다. 정전이 됐을 때 24시간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 왜 폐배터리로 ESS를 만드는 것이 경쟁력을 가지는가.

전력망의 불안정성은 전세계 화두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토네이도, 폭설 등이 모두 정전 사유다. 전기저장장치에 대한 수요는 커질 수 밖에 없다. 다만 신품으로 전기저장장치를 만들면 가격 타산이 안 맞는다. 굉장히 비싸다. 가장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게 전기차 폐배터리다.

전기차 배터리는 고방전 고출력이다. 다만 배터리 성능이 20% 가량만 떨어져도 자동차에서는 사용이 어렵다. 시내주행은 문제 없지만, 100km 이상으로 속도가 나오지 않는 식이다. 폐차될 때 혹은 교체될 때 나오는 배터리를 다른 곳에 활용하는 게 '재사용'이다. 성능이 70~80% 남아 있는 폐배터리를 가공해서 전기 저장장치를 만드는 거다. 자연히 성능 대비 가격이 좋다.

오는 10월부터 폐배터리 ESS 재사용에 대한 KC인증 기준이 발효된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와 전체 시스템을 인증 기준에 맞출 때만 판매가 가능하다. 해당 기준을 맞추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남준희 굿바이카 대표가 수소연료전지스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 머니투데이방송

■ 타겟 시장은 어디인가.

국내보다는 수출용이다. 국내는 전기 사정이 좋다. 정전이 많지 않다. 반면 정전이 잦거나 전기료가 비싼 지역에서는 본인이 전기를 직접 만들어 쓰려는 수요가 크다.

구체적으로는 전기차가 많이 보급된 나라이면서 전력망이 불안한 나라가 타겟이다. 현재 시점까지는 국제운송안전기준에 따라 폐배터리를 국내에서 해외로 운송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배터리를 현지에서 조달해야 한다. 우리 기업의 경우 국내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와 기아를 주로 연구했기 때문에, 해당 모델이 많이 수출된 나라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전력망 불안정은 공급과 요금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우선 공급의 불안정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정전이 잦다. 단독 주택이 많아 아직 지상 선로가 많기 때문이다. 바람이 세게 불어도 전기가 끊어질 수 있는데, 최근 기상 이변으로 더 심해졌다. 두 번째는 전기요금의 불안정성이다. 전기료가 어떤 사유로 평소보다 5배 뛰는 등 변동성이 크면 전력망이 불안정하다고 본다.


■ 수소차 연료전지의 재사용도 연구 중이라고.

수소차에는 연료전지스택이 들어있다. 스택 자체만 4000만원 정도다. 굉장히 고가지만 현기술로는 수리가 불가능하다. 아직까지 재사용·재활용 국가 정책도 없다. 정부에서 수소차 보급을 위해 1조원 가량을 썼다. 지금까지 3만대 가량 팔렸는데, 보조금이 3200만~3400만원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를 재사용할 수 있는 정부 과제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수소차에 대한 국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합치면 3200만원~3400만원 사이다. 차량을 구매할 때 고객은 3600만원~3800만원가량을 지불하게 된다. 그런데 스택이 노화돼 교환을 하려면 스택 4000만원과 공임비가 나온다. 구매 가격보다 비싸니 고치지 않고 폐차를 하게 된다. 비효율적이다. 연료전지는 그 자체로 발전기라 재사용하기 좋다. 수소차의 80% 정도의 발전 성능이라도 굉장히 훌륭한 수준일 뿐더러 탄소배출도 안 된다. 수소차 넥쏘의 정격 출력이 95kW다. 우리는 30kW 용량의 발전기를 만드려고 하니 충분한 수준이다.

넥쏘 뿐만이 아니라 최근 보급이 활발한 전기버스도 있다. 시내버스는 주행거리가 많다. 2년이면 스택을 교환해야 한다. 2년 후에는 교환한 스택을 어떻게 처리할 지 아무도 모른다. 가성비 좋은 발전기를 만들 수 있는 연료 전지가 이미 3만대 이상 깔렸으니, 이를 활용해야 한다.

최유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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