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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가본 가전양판점…가격 경쟁력 '글쎄'

하이마트·전자랜드, 가전양판점 실적악화 위기
가격경쟁력 잃고 프리미엄 제품도 보기 어려워
전성우, 이유나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롯데하이마트 본사 사옥/사진 제공=롯데하이마트

가전양판점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가 실적 악화로 고전 중이다. 경기 침체 여파로 가전 교체 수요가 줄었고, 대기업 가전 직영점에 이커머스 업체들까지 경쟁자가 늘면서 시장 선점이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양 사 모두 상품 다각화와 온라인몰 강화 등의 승부수를 띄우며 타개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하이마트의 경우, 최근 삼성스토어에 가전양판점 업계 1위 자리를 내주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1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액 3조3,368억원, 영업손실은 5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3조8697억원)과 비교하면 약 5,000억원 가량 매출액이 감소했다.

전자랜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7,200억원을 기록하며 1년전(약 8,700억원)보다 18% 하락했고, 영업손실도 109억원 가량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1일 방문한 LG베스트샵 냉장고 가격(사진 왼쪽), 전자랜드 가격/사진제공=머니투데이방송

■ 가격 경쟁력 '글쎄'...일부 모델은 양판점이 더 비싼 경우도

가전양판점의 장점 중 하나는 가격 경쟁력이다. 그러나 실제 매장을 방문해보니 직영점과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았다. 일부 제품의 경우엔 직영점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의 한 LG베스트샵에 직접 방문해봤다. LG베스트샵에서 판매 중인 냉장고(M873GBB551)의 경우, 매장에서 안내가는 461만원이였지만, 실제 제휴카드 할인 등까지 더할 경우 348만원에 구입이 가능했다. 인근 하이마트와 전자랜드를 방문해 하위모델 냉장고(M873GBB452)의 가격을 알아보니 하이마트에선 385만원에, 전자랜드에선 415만원에 판매하고 있었다(캐시백 등 할인 포함). 가전양판점 가격이 오히려 직영점보다 비싼 셈이다.

삼성스토어 매장에서 삼성카드를 사용하면 295만원에 구매 가능한 냉장고(RF85C90N1AP)의 경우에도,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가격은 하위모델(RF85C90J1W6)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292만원과 300만원으로 큰 가격 차이가 없었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굳이 가전양판점을 방문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이은희 소비자학과교수는 "가전제품이 집 내부 인테리어에 큰 영향을 끼치고 비싼 만큼, 소비자들은 신중하고 예민하다"면서 "양판점 측에서 파격적인 가격 프리미엄을 붙이거나 신제품을 갖춰놓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 다양한 제품이 강점인데...최신·프리미엄 제품 없는 경우 多

가전양판점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여러 브랜드의 제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 제품부터 중소중견 가전제품까지 한 곳에서 직접 비교하며 볼 수 있다.

그러나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에는 양판점에서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할인폭이 높은 제품을 주로 판매하다보니 이월상품을 주로 전시해놓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가전양판점 판매원들이 추천하는 제품은 최신제품이 아니였다. 프리미엄 제품을 원하는 고객의 마음을 충족시키기는 어려움이 있어보이는 대목이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매장에서 냉장고와 노트북 제품을 추천받아봤다. 추천받은 제품을 인근 LG베스트샵과 삼성스토어에 방문해 물어보니 구입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해당제품이 1년전 제품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삼성스토어 직원은 "하이마트나 전자랜드는 이월 상품을 판매한다. 출시된지 오래된 제품들은 직영점에는 구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수두룩하다"고 설명했다.

■ 비슷한 모델이지만, 다른 옵션… 직영·마트용 라인업 달라

전자제품의 경우 똑같은 냉장고와 세탁기, TV 모델일지라도 직영점과 가전양판점용 라인업이 다른 경우가 많다. 옵션을 한두가지 추가하거나 빼면서 직영점과 양판점용 라인을 구분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가전양판점용은 가성비가 좋은 제품들로 구성된다. 그렇다보니 같은 제품일지라도, 가전양판점용 제품들이 하위 성능을 갖춘 경우가 많았다.

삼성스토어에서 본 냉장고(RF85C90N1AP)의 경우, 얼음 자동형성 기능이 내장돼 있다. 하지만 하이마트와 전자랜드에서 해당모델과 유사하다며 소개해준 제품(RF85C90J1W6)에는 얼음 자동형성 기능이 없었다. 심지어 에너지소비효율조차 2등급이다.

LG전자 제품도 비슷했다. LG베스트샵에서 본 냉장고( M873GBB452)와 가장 비슷한 제품을 가전양판점에 방문해 물어보니, 시리얼 넘버가 뒷부분만 조금 다른 냉장고(M873GBB452)을 소개해줬다. 양판점에서 추천한 제품은 W매직 스페이스 기능이 없는 제품으로, 에너지효율등급도 2등급이다.

삼성 스토어 측 직원은 "마트에서는 시리얼 넘버를 조금 변경하고 옵션을 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LG 베스트샵 직원도 "직영·백화점과 마트에 입고되는 라인은 분명 다르다. LG 측에서 판매 라인업을 나누는 것"이라며 일련번호가 다른 이유를 설명했다.

한 하이마트 매장에서 만난 주부 김지애(55)씨는 "가전제품의 경우, 한번 사면 오래 쓰는 만큼 질 좋은 제품을 사고 싶다. 마트에서는 출시된 지 꽤 된 하위 모델을 계속 추천해 직영점에 눈길이 더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성우, 이유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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