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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의 0과 1]케이블TV가 바뀌었다...과기정통부의 규제개선 효과

케이블TV, 30여년 전송방식 규제 묶여 침체
과기정통부 과감한 규제개선…유료방송 '활력'
규제장벽 허물자 경쟁 활성화·소비자 이익
김용주 기자




적절한 규제개선은 기업 활동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유지되는 규제가 적지 않은데, 이런 규제 장벽을 허물어주면 기업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최근 유료방송, 그중에서도 케이블TV 분야에서 목격한 사례는 규제개선의 모범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지상파 난시청 해소 위해 등장한 케이블TV

먼저 간단한 기술적 설명을 좀 드리겠습니다. 케이블TV가 처음 생겨난 건 지상파 난시청 해소 목적이었습니다. 전파가 두루 미치지 못하니, 지상파의 전파를 수신해서 유선으로 각 가정에 전송해주는 것이죠. 그래서 구리망(동축케이블 HFC)을 통해 전파가 그대로 가정까지 흐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송방식(MPEG-2)을 방송법에 명시하면서 케이블TV는 1995년 이후 30여년 간 이 방식만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2008년 통신사가 제공하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이 등장하면서 근본적인 변혁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기술적 우열이 발생한 것이죠. 우선 IPTV와 달리 케이블TV는 전송용량에 한계가 있습니다. 구리망에서 유선주파수를 타고 데이터를 전송할 때 구리망에서 전파가 새어 나오는데, 이것이 공중을 떠도는 무선주파수와 혼간섭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케이블TV는 유선주파수를 1㎓까지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파수폭은 곧 도로폭과 같은 의미이므로,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량에 제한이 생기는 것입니다.


◇전송방식 규제…IPTV에 밀리는 케이블TV

이런 이유로 케이블TV는 화질이 제한(최대 HD급)됩니다. 또 모든 방송 채널을 한꺼번에 전송해야 하는 치명적 단점도 있었습니다. 가정에서 100개의 채널을 이용한다면, IPTV는 고객이 현재 시청하는 1개 채널만 전송하면 되지만 케이블TV는 기술적 한계로 100개를 모두 전송해야 합니다. 이러니 화질을 높일 수도, 채널 수를 늘리기도 힘듭니다. 초고화질(UHD)급 영상을 펑펑 제공하고 채널도 수백 개가 넘는 IPTV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케이블TV는 통신사처럼 인터넷망(IP)을 통해 방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으나 규제에 가로막혔습니다. 전송방식이 법에 규정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케이블TV는 방송법에 따라 MPEG-2 방식만 사용 가능했고, IPTV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에 따라 IP 방식만 사용 가능했습니다.


◇정부, 30여년 묵은 방송법 규제개선 나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건 2021년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1년 11월 중소 케이블TV 사업자(개별 SO) 6개사를 재허가하면서 IPTV 전송방식을 처음으로 허용했습니다. 유료방송 전송방식의 '기술중립성'이란 표현이 이때 등장합니다. 이에 따라 KCTV제주방송, 서경방송 등 6개사가 인터넷망을 통해 방송을 전송할 수 있게 됐으며, 지난해 6월 13일 KCTV제주방송이 최초로 IP망 기반 방송 송출에 성공합니다. 역사적인 순간이죠.

그러나 이 규제개선은 반쪽짜리였습니다. 법은 바뀌지 않은 채 재허가 심사라는 우회로를 통해 전송방식을 변경해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으로는 법 개정이 필요했습니다. 업계와 정부가 밀었고, 마침내 국회가 움직였습니다. 케이블TV와 IPTV, 위성방송의 전송방식 경계를 허무는 내용의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변재일 의원 대표발의)이 지난해 5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6월 10일 공포됐습니다. 6개월이 흐른 작년 12월 11일 개정 방송법이 시행되었죠.


◇SKB 신상품 출시…규제개선에 혁신으로 보답

유료방송 전송방식의 기술중립성이 법으로 명시된 이후 최초로 등장한 서비스가 바로 SK브로드밴드의 'B tv pop'입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5일 케이블TV에서도 IPTV급 고화질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면서도 요금은 7700원~9900원에 불과합니다. B tv pop은 SK브로드밴드가 인수한 케이블TV 업체 '티브로드' 가입이 가능한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데, 해당 지역 이용자들은 큰 혜택을 누리는 셈입니다. 더 많은 고객이 고품질 방송서비스를 누리게 됐으니, 규제개선이 '방송복지'를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고나 할까요.

SK브로드밴드의 뒤를 이어 신개념 케이블TV 서비스는 계속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침체일로였던 케이블TV 산업도 모처럼 활기를 띌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게 지난 30여년 간 잠자고 있던 방송법의 묵은 규제개선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과기정통부는 규제개선에 따라 등장하는 신규서비스를 면밀히 검토해 더욱 개선할 점은 없는지 살피기로 했습니다. 유창완 SK브로드밴드 유선사업CO 담당은 "B tv pop은 고화질과 다양한 콘텐츠, 시청편의성 등이 개선된 케이블방송 상품"이라면서 "케이블TV 시청자의 편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김용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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