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5년 신생기업이 스마트물류 인증을 받은 비결은
파스토, 중소기업 가운데 첫 관련 인증 획득…자동화·안전성 우선한 풀필먼트센터 운영최남영 기자
경기 용인에 위치한 파스토 용인 1·2센터 전경. |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올해 첫 스마트물류센터 인증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제는 첨단·자동화 시설·장비 및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성, 안전성, 친환경성 등이 우수한 물류센터를 국가가 인증하는 제도다. 지난 2021년에 도입됐다. 정부는 인증 물류센터에 첨단화 투자 비용 일부(대출이자의 2∼0.5%P)를 지원하는 등 각종 육성책을 제공한다.
심사 결과, 충북 진천에 위치한 ‘롯데 중부권 메가허브 터미널’과 경기 용인 소재 ‘파스토 용인센터’가 올해 첫 스마트물류센터로 선정됐다. 메가허브 터미널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파스토 용인센터는 파스토가 각각 운영관리하는 스마트물류센터다.
시장에서는 ‘파스토라는 물류기업이 있어?’라는 반응이 나왔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설립 만 5년이 겨우 지난 중소기업이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을 취득했다고 하니 대부분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정부 인증을 받은 스마트물류센터가 총 37개소인데, 대부분 롯데·CJ·한진 등 인지도 높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스마트물류센터다. 다시 말하면 중소기업 가운데 파스토 홀로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파스토 용인센터가 스마트물류센터로 거듭날 수 있었던 비결을 들여다봤다.
대중제 18홀 골프장으로 잘 알려진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CC 인근에는 스마트 물류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색다른 공간이 있다. 바로 ‘IT 풀필먼트 기업’을 지향하는 파스토(FASSTO)의 용인 1센터와 2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것. 용인 1·2센터는 파스토가 운영관리하는 물류센터다.
파스토 용인센터는 지난 4월 국토부의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을 획득했으며, 특히 2센터는 ‘풀필먼트(Fulfillment)’ 센터를 지향하고 있다. 풀필먼트란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면 배송 위탁 사업자가 주문 이후부터 발송까지 모든 물류과정을 도맡는 ‘물류 대행 일괄 서비스’다. 반송 등 고객 클레임에 대해서도 파스토가 대응한다. 상품 생산자는 상품개발과 마케팅 등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신현철 파스토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의 ‘FMS(Fulfillment Management System·물류 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물류 배송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FMS를 이용하면 사업자 직접 발송 대비 택배 한 건당 약 300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매력이 알려져 파스토는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해 와디즈와 카페24 등 크고 작은 국내외 400여개의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는 내일도착보장 서비스를 협업, 풀필먼트 기업의 위상을 다져나가고 있다.
우승원 파스토 풀필먼트 운영총괄은 “스마트물류센터 인증 획득이 괜한 성과가 아니다. 로봇을 활용하는 자동화 방식으로 배송 정확도가 100%에 육박하는 데다, 하루 5만건의 출고할 수 있다는 점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파스토가 자체 파악한 배송 정확도는 99.8%다.
풀필먼트센터를 지향하는 파스토 용인 2센터는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방식으로 소비자 주문 물품 배송을 준비한다. |
대표적으로 풀필먼트센터를 지향하는 2센터(총 4개층) 내 1층은 약 3000평 규모인데, 이 공간에서 취급하는 제품만 465개사의 1만5000여개다. 이 공간에서 일하는 직원은 20여명이며, 고객 주문 상품을 취합하는 로봇은 40대다.
파스토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매년 대규모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인천 청라지구에 약 2만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세웠으며, 현재 한 수도권 지역에서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현철 CFO는 “앞으로 3년 후에는 최대 150여개의 풀필먼트센터가 세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에 투자 의향을 드러내는 기업도 여럿이다. 우선 SK D&D 등 SK그룹에서 ‘마스터리스’ 방식으로 부지와 건물을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KDB산업은행과 기술보증기금 등이 저리로 자금을 지원했다.
특히 국토부도 눈여겨보고 있는 모습이다. 강주엽 국토부 물류정책관은 “스마트 물류는 분명 자동차·반도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신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며 “스마트물류센터 인증 혜택을 더욱 확대해 물류기업이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나아가 물류산업 첨단화를 가속화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남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