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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이 15~16일 연이어 코스닥 상장하면서 상반기 제약바이오 IPO가 마무리됐다./사진제공=한국거래소 |
◆큐라티스·프로테옴텍, 첫날 성적은 엇갈렸지만 공모가보다는 'UP'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은 각각 15일과 16일 상장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시장에 입성했다.
두 회사의 상장 첫날 성적은 엇갈렸다. 큐라티스는 15일 시작가 4500원보다 30.0% 오른 585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튿날인 16일 종가는 5300원으로 전일 대비 9.40% 낮아졌다.
프로테옴텍의 경우 첫 상장인 이날 시작가 6500원 대비 19.85% 낮아진 5210원으로 첫날 하락을 기록한 채 장을 마감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공모가'와 비교하면 선방했다. 공모가를 애초에 낮게 설정하면서, 청약투자한 주주들의 손실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던 것.
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은 상장 과정에서 공모가를 각각 4000원, 4500원으로 결정했다. 큐라티스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6500~8000원, 프로테옴텍의 밴드는 5400~6600원이었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16일 큐라티스는 32.5%, 프로테옴텍은 15.7% 증가한 상황이다.
◆공모가 낮추고 '선방', 공모가 높이면 '낭패'
몸값을 낮춰서 선방한 기업은 큐라티스와 프로테옴텍뿐만이 아니다. 3월 상장한 지아이이노베이션도 공모가를 낮게 잡아 호성적을 기록한 기업에 속한다.
지아이이노베이션도 앞서 두 기업처럼 희망 공모가 밴드(1만6000~2만1000원) 하단을 하회하는 1만30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이후 상장 첫날인 3월 30일 2만250원으로 시작해, 16일에도 2만원에 거래를 마쳐 공모가 대비 53.8% 높은 주가를 기록 중이다.
반면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으로 설정한 다른 두 바이오기업은 부침을 겪는 상황이다.
바이오인프라는 공모가가를 밴드(1만8000~2만1000원)의 최상단으로 설정했는데, 상장 첫날인 3월 2일에는 2만9400원으로 공모가 대비 높았으나 5월 15일 2만900원으로 공모가 아래로 낮아졌다. 16일에는 1만7940원으로 공모가의 85.4% 수준에 그쳤데, 공모가 밴드 하단보다도 낮다.
에스바이오메딕스도 밴드(1만6000~1만8000원) 최상단을 공모가로 결정한 뒤, 상장 첫날인 5월 4일 종가 1만8830원으로 공모가에 근접했다. 이후 4거래일만인 5월 11일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아졌고, 꾸준히 우하향해 16일에는 공모가의 63.3% 수준인 1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는 이같은 경향성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시장 침체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짚고 있다. 보수적 시각이 강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공모가에 더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것이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22년 전에 상장했던 기업들이 워낙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상장됐는데, 이후 주가흐름이 좋지 않게 흘러가면서 보수적 접근 심리가 강해졌다"며 "특히 바이오기업은 보통 당장 실적이 확인되지 않다 보니 이들을 바라보는 보수성은 더 강했다"고 설명했다.
◆26일부터 상장 첫날 상승 상한 높아져, 첫 타자는 '파로스아이바이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경향성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하반기에 적용되는 IPO 개선안이 흐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상장하는 기업들에겐 상장 첫날 가격변동폭을 확대하는 IPO 개선안이 적용된다. IPO 시장 건전성 제고방안의 후속조치로 거래소가 관련 시행세칙을 개정한 까닭이다.
새 규정에 따르면 이날부터 신규 상장하는 기업들은 공모가를 시초가로 고정해 거래를 시작하며, 상장 당일 공모가 기준 60~400% 내에서 주가가 변동될 수 있다. 공모가가 1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상장 당일 6000~4만원까지 거래 가능한 것.
기존에는 상장 첫날 호가 접수를 통해 시초가를 공모가의 90~200%로 결정한 뒤 거래 상황에 따라 일반종목과 마찬가지로 ±30% 등락이 이뤄져,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63%~260%까지 변동 가능했다. 개선안이 적용되면 상승폭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권 연구원은 "개선안으로 상한이 더 크게 열리는 만큼 공모가를 낮게 해서 일단 상장한 뒤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전략이 더 유효할 수 있다"며 "제약바이오를 비롯해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 가치를 바라보는 기술주들이 이번 제도에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반기 바이오 첫 상장 예정 기업으로는 파로스아이바이오가 유력하다. 당초 오는 20~21일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상장 일정이 다소 미뤄져 다음달 17~18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 케미버스 기반 신약후보물질 발굴·개발하는 기업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PHI-101'의 다국가 임상1b상을 진행 중이다.
신용수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