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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의 0과 1]양자 '85%'의 의미

김용주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 보고회'에서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27일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양자인들에게는 기념비적인 날입니다. 정부가 양자기술의 중요성을 공식 인정했고, 민관 합동으로 3조원의 재원이 양자 분야에 투자됩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날이 오기를 기다려 왔는지 모릅니다. 정책 개발에 참여한 모든 분들께 고생 많으셨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양자과학기술 전략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2035년 선도국 대비 85% 기술수준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였습니다. 10년도 넘게 남았는데 너무 소박한 목표 아닌가, 90%는 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목표가 낮은 이유는 현재 기술수준이 낮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우리 양자기술 수준이 현재 선도국 대비 62.5%에 불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만큼 양자기술은 개발이 어렵고 국내 기반도 전반적으로 취약하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한편으로는 85% 정도의 기술 수준을 유지하는 게 하나의 전략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양자기술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는 우리가 앞에 나서기보다 선도국 뒤를 바짝 따라가는 게 안전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2018년의 '양자정보통신 중장기기술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결과를 돌아보게 됩니다. 일찍이 2014년부터 기획해 2016년 예타 대상에 선정된 이 사업은 2018년 6월 '불가' 통보를 받습니다.

불가 사유는 경제성 부족, 기술적 준비 부족, 구체성 부족 등이었습니다. 만약 이때 예타가 통과되고 정부 투자가 이뤄졌더라면 우리 양자기술 수준이 선도국 대비 62.5%에 불과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첨단 기술 분야에서 퍼스트무버가 될 생각이 없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전략이라면 2018년의 일이 어느 정도 이해됩니다. 선도국이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연 다음 우리는 '빠른 추격자'가 되면 되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정말로 이것으로 만족해야 할까요? 정부가 양자과학기술 전략을 공개한 날, 퍼스트무버가 되는 것의 무거움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김용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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