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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계열사'도 판다…시멘트업계, '친환경청구서' 신호탄?

-쌍용C&E, 계열사 쌍용레미콘 매각 결정…총 4400억원대 현금 확보
-매각대금은 친환경 설비전환에 재투자…종합환경기업으로 재도약 모색
-친환경 설비투자 3~4년간 지속 불가피, '친환경청구서' 확산여부에도 주목
신아름 기자

쌍용레미콘 파주사업소 전경/사진제공=쌍용레미콘

국내 시멘트업계 1위 기업 쌍용C&E가 계열사인 쌍용레미콘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 설비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해당 투자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기존 유보금으로는 이를 점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결국 알짜 자회사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시멘트업계에 일명 '친환경 청구서'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지난 28일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계열사인 쌍용레미콘 지분 76.9%와 관련 부동산을 정선골재그룹 계열 장원레미콘에 3856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처분예정일은 오는 9월 28일이다. 나머지 지분 23.1%에 대해서도 해당 매매계약 종료일로부터 1~3년 내 장원레미콘에 추가로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이 붙었다. 풋옵션 행사가액은 544억원으로 이로 인해 쌍용C&E가 최종적으로 손에 쥐게 될 금액은 4400억원대가 될 전망이다.

쌍용레미콘은 1965년 서빙고공장을 시작으로 레미콘 산업에 진출한 국내 레미콘 산업의 효시로 꼽힌다. 2007년 업계 최초로 누적 출하량 1억5000만㎥를 달성했으며 전국 19개 레미콘공장을 가동하며 연간 1500만㎥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2022년 기준 총자산은 3256억원, 매출액 3798억원, 순이익 205억원을 거뒀다.

쌍용C&E는 이번 쌍용레미콘 매각을 통해 확보하게 될 자금을 친환경 설비 전환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시멘트 위주에서 종합 환경사업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사업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탄소 다배출 업종인 시멘트산업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화석원료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대대적인 설비 전환에 돌입한 상황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시멘트업계의 설비투자 규모는 576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업계가 거둔 순이익(3034억원)의 1.9배에 이른다. 이 투자금액은 앞으로 3~4년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을 위해 정부에서 권고한 SCR 설비 도입이 불가피한데 이를 위해서는 9000억원 가량이 추가로 필요하다.

때문에 일각에선 쌍용C&E의 이번 계열사 매각 결정이 체질개선을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성장한계에 다다른 시멘트 산업의 돌파구를 환경사업에서 찾고 있는 만큼, 이미 많은 돈을 썼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현금 유출이 예상되는 친환경 설비 투자를 위해 미리 실탄을 두둑히 확보해 놔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멘트업체들의 친환경 설비투자 재원 조달 방식이 사내유보에서 회사채 발행, 금융권 차입 등 외부차입으로 쏠림현상이 점점 심화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쌍용C&E의 이번 알짜 계열사 매각이 시멘트 업계 전반에 '친환경 청구서' 확산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은 아닐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신아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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