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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도체 테마주 버블]① '꿈의 물질' 초전도체? '가짜 초전도체' 테마주 기승

[조은아의 테크&스톡] 노벨상감 초전도체? 진위여부 논란 확산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주식시장 과열…사업 연관성 떨어져도 주가 급등
조은아 기자

세상을 바꾸는 기술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K-테크'가 있습니다. '테크&스톡'에선 전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신기술을 톺아보고 미래 성장성을 조망합니다. 한순간 뜨고 지는 '테마주'가 아닌, 미래를 기대하고 투자해볼만한 '가치주' 관점에서 기술의 의미를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꿈의 물질로 일컬어지는 '초전도체'에 대한 국내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진위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국내 연구진은 LK-99라고 명명한 물질을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학계의 확실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세계 곳곳에서 관련 평가가 나올 때마다 관련주 주가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던 '초전도체 테마주'는 전날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LK-99가 초전도체의 특징인 마이스너 효과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은 이후 폭락했죠.

이번 '테크&스톡'에서는 초전도체 테마주 버블을 2편으로 나눠 살펴보려 합니다.


■ 노벨상감 초전도체? 진위여부 논란 확산

시작은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올라온 두 개의 논문이었습니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섭씨 30도의 상온과 대기압 조건에서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아직 학계의 검증을 받지 않은 상태의 이 논문은 공개 후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논문에서 구현했다고 주장한 '상온 초전도체'는 과학계의 오랜 꿈이지만 불가능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죠.

초전도 현상은 금속이나 반도체 등과 같은 물질에서 전류가 아무런 저항 없이 흐르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에는 온도가 영하 240도 이하로 매우 낮은 온도에서만 초전도현상이 구현됐는데요. 지금까지 초전도 현상이 구현된 최고 온도는 영하 23도에 불과합니다. 이마저도 극도의 압력이 더해져야 가능했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초전도 현상의 대표적 사례가 자기공명영상(MRI)인데요. MRI는 강한 자기장을 필요로 하는데 이 때 초전도체가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퀀텀에너지연구소는 'LK-99'는 납을 이용해 상온에서도 초전도성을 가지도록 구현했다는 주장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학계에선 연구결과를 신뢰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논문 공개 이후 LK-99를 직접 만들어 검증하려는 시도가 전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지만 성공한 사례는 현재 없습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도 LK-99의 진위 판단을 위해 검증위원회를 출범, 교차 검증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초전도저온학회는 국내 초전도 연구자들이 모인 학술단체로 이들은 "아직 실제 검증이 시작되지 않아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신중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논문에서 제시한 방법만으로는 동일한 결과가 나오지 않다보니 논문 데이터만으로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죠.

사이언스 캐스트(Science Cast)의 김현탁 계정 영상 中 LK-99의 초전도체 특성을 주장한 대목 화면 캡처



■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주식시장 과열…사업 연관성 떨어져도 주가 폭등

LK-99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 속에 진위 여부는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있습니다. 문제는 검증도 되지 않은 기술을 두고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점입니다.

주가를 보면 초전도체 대표주로 꼽힌 서남은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3일까지 무려 262.4%나 주가가 뛴 끝에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고, 4일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덕성도 4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는데요. LK-99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이날 장중 하한가 수준으로 떨어졌고, 전일 대비 5.26% 하락한 9180원에 마감했습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모비스와 원익피앤이도 이날 각각 28.3% 19.9%나 하락했고요. 이밖에 초전도체 테마주 대부분이 이날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죠.

국내 증시에서 초전도체 관련주로 주목받는 종목들은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눠 살펴볼 수 있습니다.

초전도체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이거나, 퀀텀에너지연구소에 투자한 기업이거나, 아니면 초전도체 관련 소재 기업 등이 테마주로 묶였는데요. 아직 상용화는 커녕 기초연구 단계인 기술을 두고 실제 상용화가 이뤄진 다음에나 수혜를 볼 수 있는 소재 관련 기업 주가까지 뛰는 과열 현상이 빚어지는 모습입니다.

심지어 초전도체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 꼽히는 기업들도 사업 내용을 뜯어보면 관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초전도체 관련 사업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서남, 덕성, 모비스, 원익피앤이, 등인데요. 그나마 이 중 서남 한 곳 정도가 초전도 관련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기업들은 사업보고서에 초전도 세 글자만 등장하면 주가가 폭등하는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4일 거래정지된 서남 차트 화면 캡처

우선 서남의 경우, 주력 제품이 초전도 선재, 초전도 자석, 초전도선재 제조장비인데요. 매출의 약 80%(올해 1분기 기준)가 2세대 고온 초전도선재에서 나옵니다. 서남의 2세대 고온초전도 선재는 일정온도(임계온도) 이하에서 저항이 완전히 0이 되는 물질입니다. 구리 등 일반적인 금속과는 달리 저항에 의한 손실없이 전류를 흘릴 수 있습니다.

실적을 보면, 올해 1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다소 부진합니다. 지난해 1분기 매출액은 1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4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2020년 이후 3년 연속 적자에 이어 1분기에도 적자를 냈습니다. 다만, 연간 매출 증가세는 뚜렷합니다. 2021년 11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세대 초전도선재 매출에 힘입어 지난해 63억6500만원으로 약 6배나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또다른 초전도체 사업체로 주목받는 덕성은 어떨까요. 덕성의 주력 사업은 신발, 스포츠볼, 장갑, 가구등에 쓰이는 합성피혁입니다. 초전도 관련 매출은 사실상 0에 수렴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전도체 관련주로 묶인 이유는 특허 때문입니다. 덕성은 2004년 초전도자석을 이용한 균일 중력제어장치, 지엠냉동기를 사용하는 초전도 전자석용 보빈 관련 특허를 냈는데요. 이후 2008년엔 초전도 플라이휠 에너지 저장장치용 회전손실 자동 측정기 및 측정방법, 2009년엔 초전도 원리와 원심력의 설명을 위한 초전도 부양 회전장치, 외륜형 고온초전도 저녈 베어링 특허까지 총 5개의 초전도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관에 나온 사업목적 중 하나에 '초전도체 관련기기의 제조 판매업'이 들어있는 이유도 이들 특허 때문으로 보여집니다만, 덕성의 주요 사업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모비스는 차세대 지능형 제어시스템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기업입니다. 초전도체를 직접 연구개발하는 기업이라기 보다는 해당 기술업체들과 협업하는 관계라고 봐야 합니다.

모비스의 주요 제품 라인업을 보면, 가속기, 핵융합,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등으로 분류되는데요. 이 중 초전도 관련 기술이 적용되는 사업부문이 핵융합 부문입니다. 모비스는 핵융합 사업에 필요한 제어시스템을 지원하는데요. 핵융합 사업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1분기 매출 기준 17% 수준 정도입니다.

원익피앤이도 살펴볼까요. 원익피앤이는 2차전지 장비와 전원공급장치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매출 비중으로 보면 2차전지 장비 60.5%, 전원공급장치 24.3%, 전기차용 충전기 등 충전인프라 6.6% 등입니다. '

이 중 초전도체와 관련있는 사업부문을 꼽자면 전원공급장치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전원공급장치는 전기 분해, 동박 생산, 플라즈마 응용분야, 금속표면 처리분야, 각종 장비 시험 분야 등에 사용되는데 이처럼 다양한 분야 중 하나가 초전도체입니다. 연관성이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몇 년내 실적을 좌지우지할만한 요소는 아닌 상황입니다.

미래를 바꾸는 기술은 분명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설령 LK-99이 진짜 초전도체라고 하더라도 상용화 단계에 들어가기까진 먼 '기초 연구' 단계인만큼, 현재 시점에서 투자결정을 내리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결정이 아닐까요. .

조은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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