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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앤다커' 분쟁에 크래프톤 '백기사' 참전...텐센트도 조력?

크래프톤 '다크앤다커' 모바일 IP 글로벌 라이센스 독점
서정근 기자

아이언메이스의 화제작 '다크앤다커'


화제작 '다크앤다커'를 둔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의 분쟁에 크래프톤이 아이언메이스 측 '백기사'로 참전했다. 크래프톤이 '다크앤다커'의 모바일 IP(지식재산권) 라이센스를 취득하면서 해당 게임의 모바일 버전을 크래프톤이 유통하게 됐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선례를 감안하면, 앞서 '다크앤다커' 판권에 관심을 뒀던 텐센트가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제작과 유통을 위해 크래프톤과 협업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크래프톤은 설립 초기 '테라'를 서비스하며 엔씨소프트와 대립한 바 있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의 법정분쟁 향배를 선뜻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인데, 배경과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24일 크래프톤은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의 IP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 해당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스를 독점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크앤다커'는 넥슨 출신인 최주현 디렉터가 개발한 던전 크롤러 장르의 PC 게임이다. 북미의 PC 플랫폼 스팀을 통해 체험판이 공개된 후 글로벌 이용자들로부터 주목 받아, 텐센트와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하이브, 웹젠 등 국내외 유력 게임사들이 판권 확보를 위해 뛰어든 바 있다.

그러나 최주현 씨 등 아이언메이스 핵심 멤버들이 몸 담았던 넥슨이 이들이 퇴사해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해 해당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지식재산권 침해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이뤄졌다며 형사고발을 단행해 해당 사건은 국제적인 관심사가 됐다.

넥슨과 '던전앤파이터' 등으로 협업하고 있는 텐센트가 판권 경쟁에서 발을 뺐고, 국내 업체 중 가장 근접했던 하이브도 협업을 포기했다. 하이브의 경우 방시혁 의장이 직접 "논란이 있는 프로젝트에 관여하지 않는게 맞다"며 협상 중단을 선택했다.

넥슨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법원에 '아이언메이스'의 미국 서비스를 막아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해당 법원은 "관련한 분쟁은 한국에서 다툴 문제"라며 최근 넥슨의 소송제기를 기각했다.

넥슨은 "저작권 침해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판결이 날 때 까지 '다크앤다커' 국내 서비스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수원지방법원에 냈고, 아이언메이스는 "'다크앤다커'의 저작권이 넥슨에 있지 않음을 확인해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심리 결과는 9월 중 나올 예정이다.

크래프톤이 가처분 판결이 나기 전에 판권을 확보한 것은 "지금 시점이 판권을 획득할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처분에서 아이언메이스 측이 승리하면 다시 판권경쟁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출혈'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판결이 나기 전에 선계약해 계약금을 일부 납입하고, 혹여나 가처분에서 패해 '다크앤다커' IP를 활용하지 못하게 되어도 크래프톤이 기지급한 금액은 아이언메이스가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에서 접점을 찾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크앤다커'에 관심을 뒀으나 넥슨의 강경한 입장에 표면적으로 발을 뺐던 텐센트의 의중도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처럼 '다크앤다커 모바일'
의 개발에 텐센트가 적극 참여하고, 중화권 배급은 텐센트가 맡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텐센트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PC 버전을 중국 현지에 서비스하고 있는 주요 파트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판권도 확보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지분 13.73%를 보유하고 있는데, 장병규 의장(14.75%) 다음가는 2대주주다.

아이언메이스 창업 멤버들이 넥슨에서 개발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퇴사 후 그 맥락 그대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고, 퇴사를 앞두고 관련 리소스를 반출하려 한 정황이 있다는 점에서 관련한 논란이 이어져왔다. 관련해 개발자 집단의 여론은 꽤 비판적이다.

사안의 성격상 관련 의사 결정에 경영진의 재가가 사전에 이뤄졌을 텐데, 장 의장이 크래프톤 설립 과정에서 엔씨를 이탈한 박용현 디렉터와 손잡았던 이력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모으는 양상이다. 박용현 디렉터는 이후 크래프톤을 떠나, 넥슨의 핵심 개발 자회사 넥슨게임즈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사전 법적검토를 통해 "적어도 본안 소송 이전 가처분 단계에서 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의사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풀이된다.

법정분쟁에서 아이언메이스가 지지 않을 경우, 해당 협업은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텐센트가 조력할 경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 비견할 성공이 따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신규 성장 동력 발굴이 여의치 않아 고전해온 장 의장과 김창한 대표, 크래프톤이 리스크를 안고 계약을 강행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아이언메이스는 가처분 판결 이전에 조기 계약을 단행해, 해당 재원으로 긴급한 자금난을 해소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임우열 크래프톤 퍼블리싱 수석 본부장은 여론을 의식한 듯 "향후에 나올 사법적 판단을 제3자로서 지켜보고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임 본부장은 "이와는 별개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원작 IP의 생명령이 계속 이어져 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넥슨은 그간 아이언메이스와의 법정분쟁에서 우호적인 여론, 우월한 자금력으로 공세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나 이제 크래프톤이 사실상 아이언메이스 측 후견인으로 나섬에 따라 상황이 바뀌게 됐다는 평가다. 속단하긴 어려우나 텐센트가 크래프톤과 아이언메이스와 협업하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양상이다.

서정근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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