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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던파' IP도 원했던 그 남자...데브캣·니트로 새 대표 지명권 행사

정길수 원더피플 대표, 류제일 전 대표 후임으로 두 합작사 공동대표 선임
서정근 기자

니트로스튜디오가 개발해 넥슨이 서비스 중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데브캣과 니트로스튜디오의 새 대표로 정길수 원더피플 대표를 지명했다. 정길수 대표는 김동건 데브캣 대표, 서재우 니트로 대표 등 넥슨 출신 개발 리더들과 함께 두 합작사의 공동대표로 재임하게 됐다.

데브캣과 니트로는 고 김정주 넥슨 회장과 허민 네오플 창업자 간의 합의를 통해 넥슨과 원더 측이 공동출자해 설립됐다. 설립 후 '마비노기'와 '카트라이더' IP(지식재산권)의 신작을 개발해 왔다. 당초 허민 대표는 1순위로 '던전앤파이터' IP의 모바일 게임 신작 개발을 원했으나, 넥슨이 이를 고사해 양측의 IP 협업은 '마비노기 모바일'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개발로 한정됐다.

허민 사단의 '2인자' 류제일 씨가 두 법인의 공동대표를 맡다 떠나면서 넥슨 측 인사들이 두 합작사의 개발과 경영 전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허민 대표 측이 '권리'에 맞게 지명권을 행사하면서 동거 체제가 이어지게 됐다.

두 합작사의 향후 행보여하에 따라 두 개발법인 소속 개발자들의 '원대복귀'를 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어색한 동거'를 이어가는 넥슨-원더 연합의 행보가 어떻게 귀결될지 이목을 모은다.

28일 넥슨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최근 "허민 대표가 류제일 전 대표의 후임으로 정길수 원더홀딩스 대표를 지명했다"며 "앞서 데브캣 측에는 이같은 인선이 공유되고, 니트로 측에는 아직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길수 신임 대표가 두 합작사의 공동대표로 재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길수 신임 대표는 원더피플 인사실장을 거쳐 원더피플 대표를 맡고 있다. 원더피플 대표 겸 원더홀딩스 CFO를 맡고 있던 류제일 전 대표가 자리를 내놓으면서 원더피플 대표를 맡게 된 것으로 점쳐진다. 류제일 전 대표가 데브캣과 니트로스튜디오의 공동대표 자리까지 내놓고 허민 사단을 떠나면서, 데브캣과 니트로의 대표자리도 겸직하게 됐다.

허민 사단을 떠난 류제일 전 대표는 네오플 창업 당시부터 허민 창업자와 함께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종 에이스톰 대표 등 개발 진용 인사들을 제외하면 허민 사단의 2인자 격인 인물이다.

데브캣과 니트로는 넥슨과 원더게임스가 지분을 반분해 지난 2020년 10월 설립한 합작 개발법인이다. 넥슨 데브캣스튜디오 출신 개발자들이 데브캣에, 카트라이더 개발 본부 소속 제작진들이 니트로에 합류했다. 데브캣은 김동건 대표와 류제일 대표가, 니트로는 서재우 대표와 류제일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넥슨 측 개발리더와 허민 대표가 지명한 대리인이 공동대표를 맡고, 허민 대표가 두 게임의 개발 자문을 맡는 구조였다.

또다른 소식통은 "당시 허민 대표가 원했던 1순위 카드는 '던전앤파이너' IP를 맡아 자신이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며 "자신보다 던파 IP를 더 잘 이해하는 이가 없으니 맡겨달라는게 허민 대표 측 논거였는데, 김정주 회장이 이를 수용했으면 네오플에서 만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별개로 새로운 '던파' IP의 모바일게임을 원더피플이나 에이스톰에서 직접 만들게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주 회장도 차마 이를 수용하진 못했고, 넥슨-원더 합작 프로젝트는 '마비노기'와 '카트라이더' IP로 한정됐다. 당초 IP 분할 논의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카트라이더' 제작본부가 니트로스튜디오로 독립한 것은 이같은 배경하에서 이뤄진 일인 것으로 파악됐다.

합작사 설립에는 이정헌 대표 등 넥슨 측 인사 거의 모두가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너 김정주 회장의 의지가 확고했기에 설립이 이뤄졌고, 이후 개발 비용은 모두 넥슨의 자금 대여로 충당됐다.

넥슨은 데브캣 운영비로 720억원을 대여했다. 니트로에 대여해준 자금은 440억원이다. 원더 측은 두 법인에 각각 자본금 25억원씩을 출자한 후 일체의 증자나 운영자금 대여 없이 '개발 자문'만 하고 있는 상황.

니트로의 경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대여금을 넥슨에 상환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데브캣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최근 넥슨 사내 테스트를 진행했고, 평가는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출시 시점을 특정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양사의 합작이 성공과 연을 맺지 못하자 이에 대한 책임론도 나올 법한 상황. 넥슨 측은 "허민 대표의 개발자문이 게임 개발에 조력이 되지 못했다"고 주장할만 하나 허민 대표 측은 "개발 스튜디오가 내 디렉션대로 게임을 만들지 않았다"고 반박할 법한 상황.

'마비노기 모바일'의 성패가 드러나려면 상당한 시일이 남았기 때문에, 책임공방과 '플랜B'를 논할 단계에 이르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주 회장이 허민 대표를 전적으로 신임했으나, 양측이 설립한 합작사는 물론 원더피플과 에이스톰 등 허민 대표의 개발법인도 일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허민 대표의 개발자문이 힘을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성과 여하에 따라 양측이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정근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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