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단독]넷마블, 아쿠아트리와 지분투자 협상..."미워도 다시 한번"

재무적 투자 논의...박범진 사단과 협업 모색
서정근 기자

아쿠아트리를 설립한 박범진 전 넷마블네오 대표. 넷마블과 지분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넷마블이 박범진 전 넷마블네오 대표가 설립한 아쿠아트리에 재무적 투자를 단행할 것이 유력하다. 박범진 아쿠아트리 대표는 넷마블 그룹을 대표하는 개발 리더였으나, 지난해 회사를 떠나 넷마블에 짙은 아쉬움을 남긴 이다. 아쿠아트리가 개발을 시작한 신작 판권이 하이브에 이미 넘어간 상황에서, 넷마블이 재무적 투자를 통해 연을 이어갈지 눈길을 모은다.

31일 넷마블과 아쿠아트리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넷마블이 아쿠아트리와 지분 투자 관련 논의를 진행해왔고, 협상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초 넷마블은 전략적 투자를 원했으나 아쿠아트리의 입장, 이미 전략적 파트너가 정해진 상황 등을 감안하면 일정 지분을 취득하는 재무적 투자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범진 대표는 CJ인터넷에 입사하며 넷마블 그룹과 첫 연을 맺었다. '프리우스 온라인' 개발에 참여했다 회사를 떠난 후 권영식 대표의 러브콜을 받아 신규 개발 자회사 넷마블네오가 설립될 때 다시 합류했다. 박 대표가 개발을 맡은 '리니지2 레볼루션'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넷마블은 이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IPO를 단행했다.

넷마블이 상당기간 게임 대장주로 군림했던 것에 방준혁 의장을 제외하면 박 대표의 공로가 가장 컸다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 '리니지2 레볼루션'의 국내외 누적 매출은 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엔씨의 '리니지M'에 이어 국산 모바일게임 누적 매출 2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박 대표는 넷마블을 대표하는 개발 리더로 입지를 다진 후 '제2의 나라' 개발을 총괄했고, 연속 흥행 성과로 넷마블네오 공동 대표로 승진했다. 넷마블네오 라인업에 '나혼자만 레벨업', '왕좌의게임' 등 국내외 시장을 대표하는 유력 IP(지식재산권)들이 개발 소재로 할당됐다.

넷마블몬스터, 넷마블앤파크, 넷마블넥서스 등 그룹 내 다른 개발사들의 슬럼프와 맞물려, 박대표와 넷마블네오에게 맡겨진 짐과 기대가 날로 커졌던 것.

그러나 박 대표는 지난해 퇴사해 넷마블 내외에 파문을 던졌다. 그룹 내에서 넷마블네오가 차지하는 비중, 심화되는 적자폭을 감안하면 박 대표의 이탈이 방준혁 의장과 넷마블에 던진 파장이 적지 않았던 것.

박 대표의 이탈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박 대표는 넷마블네오 대표직을 맡았으나 대량 지분을 보유하진 못했다. 넷마블네오의 별도 기업공개가 차일피일 미뤄지며 진로가 불투명해진 점, 오너십을 갖고 개발에 임하고픈 '욕망' 등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점쳐진다.

박 대표가 개발에 돌입한 모바일 MMORPG '프로젝트A'는 빠르면 2025년 연말 경 서비스될 것으로 점쳐진다. 아쿠아트리 지분 투자와 '프로젝트A' 판권 확보를 두고 경합한 업체는 10곳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 중에선 넥슨을 제외한 모든 유력 업체가 다 참여했고, 해외 업체 중 텐센트도 경쟁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이브가 아쿠아트리에 300억원을 투자해 '프로젝트A'의 판권을 확보하며 아쿠아트리의 전략적 제휴 파트너가 됐다. 중국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얻었다. 하이브가 300억원으로 취득한 아쿠아트리 지분 규모는 특정되지 않았다. 박 대표 등 창업자 그룹에 이어 2대주주가 됐을 것으로 점쳐진다.

넷마블 관계자는 "아쿠아트리 지분 취득을 위해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넷마블과 아쿠아트리 양사가 논의하고 있는 투자금과 지분율 규모도 특정되지 않았다. 하이브가 이미 전략적 투자자로 자리잡은 점을 감안하면 넷마블의 역할은 재무적 투자자로 국한될 수 밖에 없는 상황. 넷마블이 투자할 금액과 지분율은 하이브가 투자한 금액과 지분율보단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방 의장과 넷마블 입장에선 품 안의 에이스를 놓치고, 이 에이스가 설립한 새 법인에 투자하게 된 것이다. 판권 확보 등 실효성 있는 시너지를 당장 내지도 못할 상황이다. 보는 관점에 따라 '소 잃고 남의 외양간에 투자한 격' 이라는 평가가 나올만도 하다.

아쿠아트리가 기대대로 성공 스토리를 쓸지, 이 회사와 하이브, 넷마블 간의 역학은 어떻게 전개될
지 눈길을 모은다.

서정근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