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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다방] 산 넘어 산 CJ CGV…법원에 발목잡힌 유상증자

재무구조 개선 위해 유상증자 투트랙 내놨지만 여론 뭇매
법원,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가치 과대 평가"
조은아 기자



CJ CGV가 2004년 상장 이후 최저가 수준의 주가를 기록했습니다. 자금난에 시달려온 CJ CGV는 유상증자에 나서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전력을 다해왔는데요.하지만 시장 반응은 신통치않습니다. 오늘은 '위기의 CJ CGV'의 공시를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 재무구조 개선 위해 유상증자 투트랙 내놨지만 여론 뭇매

지난 26일 CJ CGV는 두 개의 '주요사항 보고서' 공시에 대한 정정공시를 냈습니다. 하나는 유상증자결정, 다른 하나는 타 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결정에 대한 공시인데요.

공시에 따르면, CJ CGV는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현물출자 관련 감정인(한영회계법인)의 감정보고서에 대하여 법원의 불인가 처분을 2023년 9월 25일 통지 받았다"며 "회사는 법원의 불인가 사유를 보완하여 최단 기간내에 항고 또는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이번 공시를 이해하려면 일단 CJ CGV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CJ CGV는 지난 6월 약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 계획을 내놨는데요. 크게 두 가지 방안으로 이뤄집니다. 첫번째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7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대주주인 CJ가 참여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이를 통해 45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CGV 모습 (사진=뉴스1)


먼저 첫번째 방식인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이미 완료돼 27일 신주가 상장된 상황입니다. 주주배정 방식은 기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방식입니다. 회사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마땅한 외부의 투자자를 찾지 못했을 경우 주로 쓰이는데요. 가뜩이나 '증자'로 주식수가 늘어나면 기존 주식가치가 희석돼 주주들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CJ CGV는 조달자금으로 빚을 갚겠다는 계획을 내놔 여론의 뭇매를 맞았었죠.

게다가 최대주주인 CJ의 역할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주주배정 방식이라면 당연히 지분 48.5%를 가진 CJ가 2000억원 넘게 현금을 투입해야합니다. 하지만 처음 유상증자 계획을 공개했을 때 CJ는 600억원만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이후 비판이 쏟아지자 1000억원으로 상향하긴 했지만 소액주주들 입장에선 불만이 클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CJ가 대신 내놓은 또다른 방안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입니다. 여기서 CJ는 현물출자 방식으로 참여하는데요. CJ CGV의 신주 값을 치르기 위해 내놓은 것은 현금이 아닌 비상장 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100%입니다.

CJ CGV 9월 26일 유상증자 결정 관련 주요사항 보고서 정정 공시


■ 법원,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가치 과대 평가"

자, 그렇다면 여기서 다시 법원이 한영회계법인의 감정보고서를 불허했다는 26일의 공시 내용으로 돌아와볼까요.

CJ CGV는 지주회사 CJ에 신주 4314만743주를 넘겨주고 그 대가로 CJ가 보유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412만8808주를 받으려고 했습니다. 한영회계법인은 지난 6월 30일을 기준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의 가치를 4444억원으로 평가했습니다. 향후 당기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영업이익률이 6~7.8%를 유지할 것이란 전제 아래 나온 수치입니다.

이를 두고 법원은 감정보고서의 객관성이 충분치 않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식 가치가 과대 평가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재무제표의 숫자와 기업가치가 동일하게 평가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감정결과와 재무제표상 차이가 큰 것은 사실입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순자산을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1395억4300만원, 올해 6월 기준 1433억1200만원에 그칩니다. 실적도 감소세입니다. 2020년 약 407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21년 319억원으로 감소했고, 2022년엔 273억원으로 더 작아졌죠. 영업이익률도 2020년 9.2%에서 2022년 5.3%로 감소했습니다.

CJ CGV의 재무구조 개선은 당분간 난항이 예상됩니다.

CJ는 "법원의 불인가 사유를 보완해 최단기간 내에 항고 또는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항고 이후에도 해당 지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게다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당초 계획보다 규모가 줄어들었습니다. 원래 한 주당 7630원에 발행해 57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최종 발행가액이 5560원으로 확정되면서 4153억3200만원을 조달하게 됐습니다. 해당 신주는 27일 상장된 상태죠.

주가 흐름도 심상치 않습니다. CJ CGV는 27일 장중 5160원까지 떨어지며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는데요. 이후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6%대 상승 마감하긴 했지만, 반등 요소가 뚜렷하지 않은 형편입니다.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는 CJ CGV가 어떤 자구책을 내놓을 지 주목해봐야겠습니다.

조은아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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