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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연세대 원주박물관 오영교 관장 "지역학 연구소 설립 절실"

권미나 기자

(사진=권미나 기자)연세대학교 원주박물관 오영교 관장

역사적으로 대학은 지역사회와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으며 대학의 자원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지식과 리더쉽을 제공하면서 지역 발전에 공헌해 왔다. 또 지역의 고유한 특성과 역사를 연구하며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유산을 보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설립 45주년을 맞은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가 원주와 함께한 기록을 전시한 '2023 지역과 함께한 연세' 특별전에서 연세대 원주박물관 오영교 관장을 만나 지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오 관장과의 일문일답

▷연세대학교 원주박물관 소개를 부탁한다
-연세대학교 원주박물관은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을 발굴·보존하고 학술적인 연구를 통해 학계에 기여하고 있다. 일례로 원주 태장동 유적과 봉산동 유적, 횡성 읍하리 유적 등 중요한 선사시대 유물과 유적 발굴에 참여했다. 또 발굴한 유적을 문화재로 복원시키고 지역과 연관된 인물의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일도 수행했다.

그리고 대학박물관의 역할을 확장해 원주의 문화 소통 창구로서 인문학 강좌를 지속적으로 열고 인문도시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의 연구집단과 문화단체 활동을 지원하고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해왔다.

‘2023 지역과 함께한 연세’ 특별전을 열게 된 배경에 대해 알려달라
-연세대는 1913년 원주읍에 설치된 서미감병원과 이를 계승해 1959년 개원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을 통해 오래전부터 원주와 함께해왔다. 미래캠퍼스는 1976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 연세대의 부속병원이 되고 2년 뒤인 1978년에 연세대 원주의과대학이 설립되면서 만들어졌다. 올해가 미래캠퍼스 설립 45주년이 되는 해다.

그동안 대학 교수들이 원주지역의 구성원으로서 기업·혁신도시 유치와 의료기기·디지털헬스케어 산업 육성에 일조했고 평창올림픽 및 국가 행사에도 적극 참여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학생들 또한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그래서 이번 전시를 통해 미래캠퍼스의 교육 목표인 '연세 교육 이념의 지역적 확산'을 어떻게 실천해 왔는지 그 과정을 확인하고 싶었다.

또 원주의 역사와 성장에 연세대가 구성원으로서 그동안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다짐을 지역 분들께 알려드리고 우리들도 각오를 새롭게 다지기 위해 특별전을 준비하게 됐다.

원주박물관은 지역사회의 기록관으로 원주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많은 학술 연구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오 관장이 생각하는 원주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원주는 통일신라 시대에 북원경이 있었고 고려시대에는 왕사와 국사가 배출된 원주목이라는 중요한 불교 문화의 중심지였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에는 지방에서 가장 중요한 강원 감영이 위치했던 곳으로 550여명의 감사가 근무했던 지역이다. 1894년 관찰부가 춘천으로 이동하면서 강원 감영이 사라졌지만 이후 협동조합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곳이고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원동 성당이 있으며 문학의 메카인 토지문학관이 있다. 원주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진보적이고 역동적이며 화려한 역사가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러한 가치들이 잊혀지고 있어 안타깝다.

역사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특히 지방자치시대에 지역 정체성을 확립해 자긍심을 되찾고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

(사진=권미나 기자)연세대 미래캠퍼스 원주박물관에서 진행중인 ‘2023 지역과 함께한 연세’에서 전시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오영교 관장

(사진=권미나 기자)‘2023 지역과 함께한 연세’를 기획한 (왼쪽부터)연세대 원주박물관 이상순 학예실장, 오영교 관장, 이충민 학예사

연세대 미래캠퍼스가 기업 도시와 혁신도시 조성 과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업도시의 사례를 먼저 말하자면, 미래캠퍼스의 의용공학과와 보건과학대학의 여러 학과들이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선도하고 산학 관련 연구에 적극 참여해 노무현 정권 때 큰 표창을 받았고 원주는 의료기기 핵심 도시로 인정받았다. 이러한 배경으로 상당수의 의료기기 관련 중소기업들이 기업도시에 들어오게 됐다.

혁신도시 또한 공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교수들이 학맥을 이용해 13개 공기업 관계자들을 방문해 적극적으로 원주 유치를 홍보하고 성명서를 내는 등 모든 과정에 앞장서서 참여했다. 기업·혁신도시 유치와 같은 성공은 우리에게도 큰 기쁨이다. 지역에 소속된 구성원으로서 지역 발전에 약간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활동 내용도 궁금하다.
-먼저 디자인예술학부 목진요 교수가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영상 감독을 맡았고 황수홍 교수와 홍현정 학생의 작품이 올림픽 예술포스터에 선정돼 국제올림픽위원회가 공식 인정한 평창 동계 올림픽 대회의 문화유산으로 기록됐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도 올림픽 기간 중 선수들을 진료하고 치료하는 등 평창올림픽 지정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미래캠퍼스 학생들 또한 올림픽 기간 동안 방송·의료·기술·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으며 대학은 기숙사 등 학교시설을 수백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에게 제공했다. 그리고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도 작업치료학과 김종배 교수가 보조기구 서비스와 게임 운영에 참여했다.

지역에서 개최된 국제 행사에 지역 소재 대학으로서 열심히 참여해 자부심을 느낀다.

원주박물관의 비전에 대해 알려달라.
-우리 박물관 구성원들은 원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에 1997년부터 지역 연구를 시작했다. 원주의 역사와 사회과학, 의료기기 연구 등을 해왔는데 이런 내용들을 지역 사회와 공유하고 공론화할 수 있도록 '지역학 연구소' 설립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특정 학교와 연구소, 인맥 등은 지역을 이끌 수 없다. 그래서 공적인 지역학 연구소를 만들어 원주의 인문·역사·문화·사회 등 고유의 지역성을 연구하고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으면 한다.

지역학 연구소를 통해 원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의 발전 동력을 확보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은 바람이 크다.

권미나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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