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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인사이드] 내년부터 진짜 경쟁…스마트폰도 PC도 AI 장착 속도낸다

하드웨어 성능 개선으론 차별화 한계
생성형 AI 탑재로 시장 부진 돌파구
스마트폰·PC 시장 활기에 반도체 업계 화색
김이슬 기자

AI 이미지./사진=뉴시스

내년부터 인공지능(AI)을 탑재한 IT기기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이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AI를 접목한 IT 기기 등장은 팬데믹 이후 수요 부진으로 침체됐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핵심 수요처인 모바일과 PC 시장을 둘러싼 업황 개선 신호와 함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도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 "AI PC 등장이 산업 변곡점"…불황 끝 알리는 키워드

글로벌 PC 시장 업황 회복세가 완연해지고 있다.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인텔과 AMD의 호실적을 봐도 부진했던 PC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신호가 여럿 나온다. 글로벌 1위 PC용 CPU(중앙처리장치) 제조사인 인텔은 올 3분기 매출 141억6000만달러, 순이익 2억9700만달러로 시장 전망을 상회한 실적을 냈다. PC 사업 매출 호조 덕분이라는 평가다. 인텔의 PC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줄었다.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던 시장 예상치를 훨씬 웃돈 수치다. 업계 2위인 AMD도 PC 수요 회복에 힘입어 같은 기간 매출이 4% 증가한 58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내년 AI를 지원하는 PC가 강한 수요를 밀어올릴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I PC는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에서 생성형 AI 챗봇을 구동할 수 있는 칩이 내장된다. 인텔은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1억대 이상의 PC에 AI 기능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펫 겔싱어 인텔 CEO는 "AI PC의 등장은 PC 산업의 변곡점을 의미한다"며 4분기 매출 예상치를 시장 기대보다 높은 146~156억달러로 제시했다.

리사 수 AMD CEO도 "AI PC는 향후 수년간 컴퓨팅 경험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AI칩 강자인 엔비디아까지 성장성이 높은 PC용 칩 시장에 뛰어들면서 반도체 업체간 경쟁은 한층 과열될 조짐이다. 엔비디아는 전통적인 인텔의 x86 설계 방식이 아닌 스마트폰과 호환이 쉬운 영국 ARM 기반 PC 칩을 개발할 계획이어서 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다만 PC 교체 주기가 통상 5~6년 이란 점을 감안했을 때 AI PC 출시가 당장 판매로 직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WSJ은 "PC가 여전히 이메일과 웹서핑에 주로 사용되는 만큼 소비자들이 스마트 컴퓨터를 구입할 유인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PC 판매량은 4% 미만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출하량은 팬데믹 이전과 유사한 2억5000만~2억7000만대 수준에 머물 거란 전망이다.

컴퓨터 회로판의 반도체 칩./사진제공=뉴스1

□ 더 스마트하게…삼성도 애플도 '생성형 AI' 스마트폰 출시 속도

내년부터 생성형 AI가 탑재된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되면서 차세대 AI 제품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표 미국 테크 기업과 달리 생성형 AI 개발 경쟁에 좀처럼 뛰어들지 않던 애플도 '애플GPT'라 불리는 자체 챗봇 개발에 착수했다. 애플은 생성형 AI 제품 개발에 연간 10억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으로 이르면 내년 아이폰 등 전 기기에서 음성 비서 시리와 메시지 애플뮤직에 접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도 최근 스마트폰 픽셀8에 생성형 AI를 적용해 인물 사진 표정을 바꿔주고 전화를 대신 받아주는 기능 등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4에 생성형 AI를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삼성전자는 "사용자들이 많이 쓰는 핵심 기능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며 "향후 스마트폰이 AI의 가장 중요한 액세스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갤S4는 외부 클라우드에 따로 접속하는 방식이 아닌 기기 내부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하고 맞춤형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생성형 AI 기술 개발을 마친 상태다. 앞서 삼성은 '엑시노스2400'을 공개하고 스마트폰에 적용될 문자를 이미지로 바꿔주는 생성형 AI 기술을 선보였다. 퀄컴 역시 지난달 최신 AP '스냅드래곤8 3세대'를 공개했는데, 생성형 AI 모델을 지원하는 최적의 제품이라는 평가다.

생성형 AI 탑재 스마트폰 경쟁은 그동안 수요 부진으로 고전했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의도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3분기 매출은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애플 매출도 4분기 연속 역성장 중이다. 삼성의 경우 갤럭시 폴더블폰 신제품 효과로 선방했지만 출하량 감소는 직면하고 있는 공통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카메라와 배터리, 디스플레이 개선보다는 생성형 AI라는 특별한 서비스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AP 엑시노스 이미지./ 사진제공=삼성전자

□ PC·스마트폰 시장 활기…메모리 반도체 가격 오른다

반도체 업계는 핵심 수요처인 스마트폰과 PC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찾으면서 불황을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동반 반등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0월 PC용 DDR4 8Gb D램 고정거래가격은 1.50달러로 전월보다 15.38% 급등했다. 이 제품 가격이 오른 건 2021년 7월 이후 처음이다. 마찬가지로 메모리카드·USB용 128Gb 멀티레벨셀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이 3.88달러로 1.59% 올랐다. 4분기 전망도 밝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용 D램 가격은 최대 18%, 낸드플래시 가격은 최대 15% 상승할 거란 전망이다.

반도체 겨울이 마침내 지나가고 있다는 신호와 함께 국내 업체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올 상반기 반도체 부문에서 9조원의 적자를 냈던 삼성전자는 3분기 3조7500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 약 70%를 차지하는 D램 사업 흑자전환에 힘입어 적자 폭을 직전 분기 대비 38% 줄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부가 매모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DDR5 등 차세대 제품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김이슬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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