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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코노미] 후덜덜 티켓값…SM은 왜 '부담의' 사운드 체크 시작하나

천윤혜 기자

사진 제공=에스엠

하이브,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에 이어 에스엠(SM)까지 사운드 체크를 도입하면서 K팝 아이돌 콘서트에서 사운드 체크가 일상화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티켓 가격이 상승한다는 불만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에스엠은 내달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그룹 샤이니 멤버 태민의 콘서트를 기점으로 사운드 체크를 시작했다. 해당 이벤트가 가능한 메타포스석은 19만8000원, 그 외 일반석 15만4000원이다.

사운드 체크는 리허설하는 아티스트를 객석에서 관람할 수 있는 시스템. 이를 이용할 경우 관객들은 본 공연 전 미리 공연장에 입장해 아티스트가 편안한 의상을 입고 연습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사운드 체크를 도입한 에스엠의 결정은 이들이 지난 2월 하이브 주도로 이뤄진 콘서트 티켓 가격 상승 문제를 지적한 걸 무색하게 만들었다. 당시 장철혁 CFO(현 대표이사)는 "에스엠은 공연 티켓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하이브는 최근 K팝 시장 내 지위를 이용해 콘서트 티켓 가격을 두 배 가까이 올려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다뤄진 바 있다"며 "에스엠과 하이브가 합쳐진다면 K팝을 사랑하고 아티스트와 함께하고자 하는 팬분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을 한 지 약 8개월 만에 회사는 메타포스석에 사운드 체크를 적용, 이 좌석을 더 비싸게 팔기 시작했다. 앞선 6월 개최한 샤이니 콘서트, 이번 달 열리는 NCT127 콘서트 티켓이 전석 15만4000원에 판매된 것과 비교할 때 메타포스석 기준 28.6%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12월 말에 개최되는 동방신기 콘서트에도 사운드 체크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운드 체크는 지난해 3월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콘서트에서 시작됐다. 당시 VIP석에 한해 사운드 체크 권한을 부여하며 22만원에 티켓을 판매했고, 소속사 하이브는 이후 다른 아티스트 공연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르세라핌 등의 콘서트에서 사운드 체크가 가능한 VIP석은 일반석보다 비싼 19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다른 엔터사들도 연이어 같은 전략으로 공연 티켓 가격에 변화를 줬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개최한 블랙핑크 콘서트에 사운드 체크를 적용, 스페셜 굿즈까지 포함된 플래티넘 핑크 좌석을 26만4000원에 판매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열린 아이브 콘서트에 사운드 체크가 가능한 VIP석을 19만80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사진 제공=빅히트 뮤직,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사운드 체크는 1년 사이에 K팝 아이돌 콘서트의 주요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심지어 일부 배우들도 팬콘서트에 해당 이벤트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김남길은 6월 열린 팬콘서트에서 사운드 체크를 할 수 있는 프리미엄석을 일반석보다 3만3000원 비싸게 판매했다.

문제는 무대가 가장 잘 보이는 앞자리, 일명 VIP석에 사운드 체크가 배정된다는 거다. 이에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보고 싶은 관객은 다른 선택권 없이 더 비싼 비용을 내고 사운드 체크 관람이 가능한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팬들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특히 지난 2018년 블랙핑크, 2019년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전석 11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공연 가격 자체가 올랐는데, 사운드 체크를 이유로 상승폭은 더 커져 4년 사이에 최대 2배까지 뛰었다.

태민의 팬인 직장인 박씨(30)는 머니투데이방송 MTN에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 일반석으로 티켓을 구매했다. 거의 5년 만에 열리는 단독 콘서트라 앞자리에서 보고 싶었지만 가격 부담이 커서 조금이라도 싼 자리를 살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콘서트가 열리는 이틀 내내 공연을 관람할 예정이기 때문에 메타포스석은 더 부담스럽다고.

아이돌을 소비하는 팬층이 대다수 10대~20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더 무리가 될 수밖에 없다. 거기에 공연 때마다 새롭게 바뀌는 응원봉 등 MD까지 함께 구매할 경우 팬들이 한 번 공연에 갈 때 쓰는 돈은 수십만원에 달한다.

비싸게 구입한 사운드 체크 좌석이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통상적으로 아티스트들은 15분~20분 무대에 올라 세 곡 정도를 부르고 팬들과 짧게 인사를 나눈 뒤 퇴장한다. 해외 가수들처럼 리허설 시간을 더 길게 갖거나 Q&A 시간 등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는 거다. 사운드 체크가 끝난 후 본 공연이 시작되기 전까지 몇 시간 동안 공연장을 벗어날 수 없어 불편하다는 지적 또한 나온다.

다만 가요계는 사운드 체크가 이미 해외 공연에서는 보편화된 시스템인 만큼 K팝 공연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시스템으로 보고 있다. 또한 아티스트의 리허설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수요를 반영한 거라는 반응이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공연을 준비하는 아티스트의 편안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고 싶은 팬들을 위해 준비한 이벤트 중 하나"라고 밝혔다. 또 다른 공연 관계자도 "팬들이 여러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업계도 사운드 체크로 인한 가격 상승을 걱정하는 일부 팬들의 시선을 인지하고 있다. 때문에 팬들이 만족할 방안을 고민해 보다 나은 방향으로 사운드 체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천윤혜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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