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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바운드' FDA 승인으로 비만 치료제 경쟁 가열…국내도 차별화 제품 개발

비만 치료제 시장 134조원 전망…국내도 비만약 차별화 개발 집중
정희영 기자



일라이 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비만 치료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게 평가받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운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를 승인했다.

젭바운드는 일라이 릴리가 앞서 당뇨병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은 '마운자로(Mounjaro)'와 같은 성분의 약물로 체중 조절 목적에 맞게 함량을 달리한 제품이다. 일라이릴리는 모운자로가 체중 조절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주원료의 함량을 달리해 FDA에 허가를 신청했다.

젭바운드는 장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와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GIP)'라는 두가지 호르몬 수용체를 활성화하여 투여한 환자의 식욕과 음식 섭취량을 감소시키는 약품이다.

FDA는 체질량지수(BMI)가 30kg/m²를 초과해 비만으로 판정된 성인과 BMI가 27kg/m²~30kg/m² 사이에 해당하는 '과체중' 판정 성인을 위한 지속적인 체중 관리 치료제로 투여를 승인했다.

◆치열해지는 비만약 시장…위고비 vs 젭바운드

젭바운드의 출시로 비만치료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서 허가받은 비만치료제는 삭센다와 위고비 두 종류가 전부였으며 이는 모두 노보노디스크의 제품이다.

현재 위고비가 비만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 2일 노보노디스크는 3분기 위고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4% 증가한 14억달러(1조8529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젭바운드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DA의 승인을 받기 전 비만치료제로 처방되면서 '마운자로'도 3분기에 14억 달러(약 1조9000억 원)어치나 팔려나갔다.

젭바운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티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에 더해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GIP)까지 포함한 이중 작용제다. GLP-1은 뇌에서 식욕을 감소시키고 소화 속도를 늦춰 적은 식사로도 더 오래 포만감을 느끼도록 도와준다. 비슷한 효과를 가진 GIP는 지방세포를 분해하고 메스꺼움을 줄여준다. GIP는 체중 감량 효과가 미비하지만 GLP-1과 함께 작용하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

젭바운드는 위고비보다 효과가 뛰어나다. 젭바운드 임상 결과는 지금까지 개발된 비만약 가운데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라이 릴리가 지난달 공개한 젭바운드의 임상3상 결과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1년 6개월(84주) 동안 체중이 평균 29.2㎏(2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내용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10월 15일 자에도 실렸다.

반면 노보노디스크가 2021년 공개한 임상3상 결과에서 위고비는 68주간 약 10%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가격경쟁력에서도 젭바운드가 위고비 보다 우위에 있다. 일라이 릴리는 올해 말까지 미국에서 6가지 용량(2.5㎎, 5㎎, 7.5㎎, 10㎎, 12.5㎎, 15㎎)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주1회 피부 아래로 투여하며, 목표 용량인 주 1회 5㎎ 또는 10㎎, 15㎎에 도달하려면 4~20주에 걸쳐 용량을 증량해야 한다.

젭바운드의 한달 공급량 기준 가격은 약 1060달러(약 139만원)으로 책정했다. 위고비의 1350달러보다 약 20% 낮은 것.

또한 일라이 릴리는 민간 건강보험에 가입한 특정 환자들이 1개월 또는 3개월 처방에 대해 25달러만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절약 프로그램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이 있지만 젭바운드에 적용되지 않는 환자들은 정가에서 50%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급성장하는 비만치료제 시장…국내서도 개발 경쟁 치열

세계비만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인구는 2020년 9억8800만명(전체 인구의 14%)에서 2035년 19억1400만명(24%)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IIB) 바클레이스는 2033년까지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약 134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IB 베렌버그도 2030년까지 850억 달러(약 114조2400억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비만치료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잇따라 개발에 뛰어들었다. 위고비와 젭바운드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를 찾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릭스는 OLX702A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하다 체중을 낮추는 효력을 발견해 비만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OLX702A는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켜 체중을 감소시키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회사는 '위고비' 등 기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와 체중감소 기전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두 치료제의 병용 투여 요법에 중점을 뒀으며 이번 원숭이 모델을 대상으로 전임상 효력시험에서 체중감소 증강 효과는 물론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한계로 꼽히는 요요현상 완화 효과 등을 확인했다.

올릭스는 연내로 OLX702A의 글로벌 임상1상 시험계획(IND)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도 환자 편의성을 높인 비만치료제에 개발 초점을 맞췄다. 기존 GLP-1 유사체 활용한 비만치료제는 피하주사제인데, 대웅제약은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패치 형태로 개발하는 것.

대웅제약이 개발하는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는 팔·복부 등 각질층이 얇은 부위에 1주일에 한 번 붙이기만 하면 된다. 신경세포를 건들지 않아 통증이 없으며, 기존 주사제와 비교할 때 동일한 약효를 갖는다. 상온 보관이 가능해 주사제처럼 유통 과정에서 콜드체인 시스템도 필요 없다. 회사는 내년 초 임상1상을 시작해 2028년 상용화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원장은 "비만치료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떄문에 후발주자지만 국내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본다"면서 "환자 편의성이나 가격 경쟁력 등 차별화 요소를 갖고 있다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영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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