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경제]독일② 후발주자 독일이 스타트업 성지로 떠오른 비결은
'열린 도시' 베를린, 저렴한 집값·활발한 스타트업 생태계'바텀-업' 방식…"혁신가들 모인 커뮤니티, 공공이 지원"
베를린(독일)=최유빈 기자
"베를린은 싸고 미쳐있었고 활기가 넘쳤죠."
10년 전, 에스토니아 출신의 두 청년 리스토 바트라와 케빈 발덱은 베를린에서 차량 데이터 스타트업 '하이 모빌리티'를 세웠다. 지금은 완성차기업 18개사와 손잡고 차량 데이터를 보험, 수리업계 등 제3자에게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스웨덴 소재 대학을 졸업하고, 독일어에 서툴렀음에도 스타트업 거점을 독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저렴한 집값과 활발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유로 꼽았다.
케빈 발덱은 "베를린은 창업하려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것을 제공하는 도시"라며 "창업 첫 3개월간 엑셀러레이터에 몸 담았고, 그 중 일부는 엔젤 투자(개인이 돈을 모아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주식을 받는 투자)로 연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창업의 꿈을 안고 베를린으로 모이는 글로벌 인재들은 지금도 끊이지 않는다. 베를린시 주정부 경제 및 에너지 기업부가 구축한 '스타트업 맵 베를린'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베를린에 위치한 스타트업은 모두 5902개에 달한다. 지난달 17일 5850개 기업이 등록돼 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간 52개의 기업이 새로 탄생한 것이다.
베를린시 산하 경제진흥기관 베를린 파트너의 마르시아 슈란너 스타트업 담당자는 "독일이 분단되어 있던 시기, 서베를린은 동독 안의 또 다른 섬이었다"며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이 베를린이 모여 이미 소우주처럼 차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생, 종교, 성 정체성이 무엇이듯 관용적인 태도로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도시로, 지금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젊은 인재들이 모이는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바텀-업으로 형성된 인적 클러스터를 정부 지원이 뒷받침한다. 창의적인 두뇌들이 모여 창업한 스타트업에 대한 공공의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마르시아는 "베를린은 혁신적인 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스타트업 생태계가 생겨났다"며 "공공의 역할은 느슨하게 형성된 커뮤니티에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은 정계와 재계가 함께 모여 스타트업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위원회인 '스타트업 유닛'이 존재한다. 베를린 주정부, 경제에너지기업부, 베를린 시장실, 베를린상공회의소, 베를린투자은행IBB, 베를린파트너 등 스타트업 관련 공공기관인 5개 주체가 한 달에 한 번 모인다. 자문위원회는 대학교수와 기업연합, 스타트업 연합으로 구성된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발하다보니, 대기업도 베를린에 눈독을 들인다. 스타트업으로부터 미래지향적 기술과 신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려는 전략이다. 일례로 독일의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베를린에 이노베이션허브를 세우고 기업 내 스핀오프를 장려하거나 스타트업에 투자 혹은 인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스타트업 육성 기관인 '크래들'의 유럽 거점을 베를린에서 운영하고 있다. 윤석환 크래들 베를린 책임은 "덩치가 큰 대기업이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는 분야를 비롯해 자동차 산업과 거리가 있어서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못하는 영역에 대해서도 투자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를린을 유럽 거점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윤 책임은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 풀을 꼽았다. 그는 "베를린은 문화의 용광로처럼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 시너지를 낸다"며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며 두 배로 늘어난 교육·문화 인프라와, 그로부터 형성되는 인재들이 굉장히 풍부한 편"이라고 말했다.
베를린(독일)=최유빈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10년 전, 에스토니아 출신의 두 청년 리스토 바트라와 케빈 발덱은 베를린에서 차량 데이터 스타트업 '하이 모빌리티'를 세웠다. 지금은 완성차기업 18개사와 손잡고 차량 데이터를 보험, 수리업계 등 제3자에게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리스토 바트라, 케빈 발덱 하이모빌리티 공동 창업자. / 사진= 머니투데이방송 |
스웨덴 소재 대학을 졸업하고, 독일어에 서툴렀음에도 스타트업 거점을 독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저렴한 집값과 활발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유로 꼽았다.
케빈 발덱은 "베를린은 창업하려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것을 제공하는 도시"라며 "창업 첫 3개월간 엑셀러레이터에 몸 담았고, 그 중 일부는 엔젤 투자(개인이 돈을 모아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주식을 받는 투자)로 연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창업의 꿈을 안고 베를린으로 모이는 글로벌 인재들은 지금도 끊이지 않는다. 베를린시 주정부 경제 및 에너지 기업부가 구축한 '스타트업 맵 베를린'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베를린에 위치한 스타트업은 모두 5902개에 달한다. 지난달 17일 5850개 기업이 등록돼 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간 52개의 기업이 새로 탄생한 것이다.
베를린시 산하 경제진흥기관 베를린 파트너의 마르시아 슈란너 스타트업 담당자는 "독일이 분단되어 있던 시기, 서베를린은 동독 안의 또 다른 섬이었다"며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이 베를린이 모여 이미 소우주처럼 차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생, 종교, 성 정체성이 무엇이듯 관용적인 태도로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도시로, 지금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젊은 인재들이 모이는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스타트업 허브 중 하나인 팩토리베를린. / 사진 제공= 머니투데이방송 |
이렇듯 바텀-업으로 형성된 인적 클러스터를 정부 지원이 뒷받침한다. 창의적인 두뇌들이 모여 창업한 스타트업에 대한 공공의 지원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마르시아는 "베를린은 혁신적인 사람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스타트업 생태계가 생겨났다"며 "공공의 역할은 느슨하게 형성된 커뮤니티에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은 정계와 재계가 함께 모여 스타트업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위원회인 '스타트업 유닛'이 존재한다. 베를린 주정부, 경제에너지기업부, 베를린 시장실, 베를린상공회의소, 베를린투자은행IBB, 베를린파트너 등 스타트업 관련 공공기관인 5개 주체가 한 달에 한 번 모인다. 자문위원회는 대학교수와 기업연합, 스타트업 연합으로 구성된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발하다보니, 대기업도 베를린에 눈독을 들인다. 스타트업으로부터 미래지향적 기술과 신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려는 전략이다. 일례로 독일의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베를린에 이노베이션허브를 세우고 기업 내 스핀오프를 장려하거나 스타트업에 투자 혹은 인수하기도 한다.
크래들 베를린. / 사진= 머니투데이방송 |
우리나라 대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스타트업 육성 기관인 '크래들'의 유럽 거점을 베를린에서 운영하고 있다. 윤석환 크래들 베를린 책임은 "덩치가 큰 대기업이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는 분야를 비롯해 자동차 산업과 거리가 있어서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못하는 영역에 대해서도 투자와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를린을 유럽 거점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윤 책임은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 풀을 꼽았다. 그는 "베를린은 문화의 용광로처럼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 시너지를 낸다"며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며 두 배로 늘어난 교육·문화 인프라와, 그로부터 형성되는 인재들이 굉장히 풍부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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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독일)=최유빈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