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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K-엔터인①] '토종 1위' 쿠팡플레이를 '콘텐츠 맛집' 만드는 이 사람

 
장주연, 천윤혜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세계무대를 휘젓고, 대한민국 제작진과 출연진이 만든 콘텐츠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시청자들을 홀리는 시대입니다. 배우 송강호 이정재 윤여정을 비롯해 박찬욱 봉준호 감독 등이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풍경도 익숙해졌습니다. 바로 이러한 K-콘텐츠, K-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이끄는 주역들을 만나는 머니투데이방송(MTN)의 심층 인터뷰 '나는 K-엔터인'을 만나보시죠.
안혜연 쿠팡플레이 상무 /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 쿠팡플레이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020년 12월 출범한 쿠팡플레이는 모회사 쿠팡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OTT 시장에 빠르게 침투했다. 론칭 2년 반 만인 지난 8월에는 월간 이용자수(MAU) 562만명(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기준)을 기록, 토종 OTT 1위를 꿰차더니 4개월 연속 정상 자리를 지키며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와우 회원(쿠팡플레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의 증가, 해외 스포츠 중계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하지만 일회성 인기에 지나지 않고 높은 고객 충성도로 연결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다름 아닌 자체 콘텐츠다. 2021년 첫 오리지널 시리즈 '어느 날'로 제작 능력을 입증한 쿠팡플레이는 이듬해 수지 주연의 '안나'(2022)를 메가 히트시키며 콘텐츠 강자로 떠올랐다.

쿠팡플레이 콘텐츠를 이끄는 안혜연 상무를 마주한 건 이들의 일곱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가 오픈한 직후. 안 상무는 쿠팡플레이의 론칭 멤버이자 오리지널 프로덕션 총괄 CP(Chief Producer, 책임 프로듀서)로, '어느 날' '안나' 외에도 올초 공개된 '미끼'(2023), 그리고 현재 방영 중인 '소년시대'등 다수의 콘텐츠 제작에 참여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에서 만난 안 상무는 "올 한해 가장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OTT가 아닌가 한다"란 평가에 "지난 3년 동안 정말 열심히 달렸다"며 환하게 웃었다.

"저뿐만 아니라 쿠팡플레이에 몸담고 있는 모두가 눈코 뜰 새 없이 열심히 달려온 결과가 아닐까 해요. 사실 저희가 되게 오래된 거 같은데 만 3년도 안됐거든요.(웃음) 아무래도 스포츠 중계, 쿠플 클럽(극장 영화 공개 등 이용자를 위한 리워드 프로그램) 등 반향을 일으키는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까 더 오래된 듯한 느낌이 있지 않나 싶어요. 시리즈의 경우도 '어느 날' '안나'처럼 빅 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을 계속 선보였고 감사하게도 그게 또 성과를 내면서 더욱 눈에 띈 부분이 있었죠. 이런 것들이 하나둘 쌓여서 숫자로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안 상무의 말처럼 그를 비롯한 팀원들의 부지런한 움직임 덕에 쿠팡플레이는 3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었다. 더욱이 흥행 타율 역시 높은 편. 안 상무는 그 배경으로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 구조를 꼽았다. 불필요한 위계질서에 얽매이지 않다 보니 다양한 의견 개진이 자유롭게 이뤄지고 이것이 양질의 콘텐츠 발굴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 특성 상 의사 결정 과정이 빠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에서 의견 공유가 자유롭게 이뤄져요. 재밌는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인 거죠. 실제로 콘텐츠 담당자 뿐만 아니라 전 직원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회의도 정기적으로 있어요. 물론 화상으로 진행되죠. 동료가 그 사이 많아지기도 했고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 거주자나 외국인도 있거든요. 이것도 좋은 아이디어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죠. 인재를 하이어링(고용)할 때 인종, 거주지 등 외부 조건은 완전히 열어 놓고, 이 일을 제일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우선으로 봐요. 그러니 더욱 다양한 구성원이 모이고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지 않나 싶죠."

현실적인 이야기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거대 자본으로 무장한 글로벌 OTT의 시장 장악력이 커지면서 토종 OTT들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OTT가 전체적인 제작비 상승을 이끌며 콘텐츠 투자비 규모가 커진 것.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put)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자 토종 OTT의 실적 악화는 심각한 수순에 이르렀다. 일례로 경쟁사인 웨이브의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났고, 왓챠는 4년 넘게 자본 잠식 상태다.

"저희는 작품을 볼 때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죠. 이건 처음 출발할 때부터 그랬어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많이 제작하거나 볼륨을 키우는 게 목표는 아니었죠. 제작비 증가에 따른 부담을 해소할 방법은 운영을 스마트하게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기조는 (평균 제작비가 상승한) 지금도 동일하고요. 그러니 당연히 제작비 증가가 부담으로 크게 다가오는 부분도 없죠. 무조건 좋은 작품을 제대로 만드는 게 첫 번째니까요. 실제로 저희 팀 같은 경우는 제작사 PD처럼 일하고 있어요. 대본 검토부터 컷 편집을 비롯한 모든 과정을 함께하죠. 최종 편집까지 매 단계 버전 업 될 때마다 체크하고요."

하나의 작품에 온 힘을 쏟아붓는 것. 이는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서 쿠팡플레이가 살아남은, 또 살아남을 전략이기도 하다. 외부 이슈에 쉽사리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이유도 동일하다. 실제 인터뷰가 진행될 무렵 국내 OTT 2, 3위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소식에 시장이 떠들썩했지만, 정작 쿠팡플레이와 안 상무는 개의치 않는 듯했다. 1위의 자만이라기보단 여기까지 올라온 과정이 하루아침의 행운이 아닌 꾸준한 노력의 결실이기 때문이고, 그 힘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안혜연 쿠팡플레이 상무 /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모든 작품에 공력을 다 들이고 디테일에 집중하는 것만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창작자와 고민을 나누고 함께 치열하게 협업해야만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하죠. 콘텐츠 업종이 쉬웠던 적은 없어요. 언제나 좋은 스토리텔링을 갖고 고객의 관심을 위해 싸워야 하는 카테고리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초심 그대로 본질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저희의 본질은 웰메이드 콘텐츠 제작이고요. 늘 그랬듯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아주 집요하게(웃음)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스토리텔링 맛집'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다양성도 놓칠 생각은 없다. 양질의 콘텐츠를 만든다는 첫 번째 목표 아래 쿠팡플레이와 안 상무는 실험적인 시도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성공이 보장된 콘텐츠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도전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는 높은 퀄리티를 유지하되 재밌는 걸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에요. '어느 날' '안나'란 장르물에서 코믹 활극 '소년시대'로 넘어왔듯이, 무엇이 잘됐다고 해서 비슷한 콘텐츠, 특정 장르에 국한되고 싶지 않죠. 좋은 작품만 있다면 로맨스처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작품들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 방식이 시리즈가 아닌 영화라도 좋고요. 지금처럼 본질에 집중한 좋은 콘텐츠로 감동과 재미를 드리되 새로운 시도를 계속, 또 많이 해가면서 이용자들이 차별화된 경험을 할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

지금 쿠팡플레이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단칼에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상무는 쿠팡플레이의 현재 위치를 성장의 초입이자 도입 단계라고 정리했다.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게 많다는 포부이자 쿠팡플레이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일종의 자신감이다.

"시청자들이 '쿠팡플레이가 뭔가를 만든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흥미가 생기고 관심을 갖게 되는 서비스가 됐으면 해요. 그러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양질의 콘텐츠 생산이 중요하겠죠. 지금은 론칭 당시와 달리 장기 라인업을 세우는 게 가능해졌어요. 2~3년 후를 내다보면서 그 시점에 내놓을 만한 좋은 작품을 선점할 능력이 저희에게 생긴 거죠. 이렇게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고 쌓다 보면 고객들의 만족도도 더욱 커질 거라고 봐요. 지금도 열심히 준비 중인 좋은 작품이 많고, 내년에 선보일 라인업도 풍성하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웃음)"

*안혜연 상무는 2020년부터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프로덕션 총괄을 역임 중이다. 이전엔 종합편성채널 JTBC, 네덜란드 제작사 텔파(Talpa), IP 기획·제작·유통사 등에서 콘텐츠 관련 업무를 이어왔다. 쿠팡플레이에서 제작한 작품으로는 '어느 날' '안나' '미끼' '대학전쟁' '소년시대'와 내년 공개 예정인 '하이드' 등이 있다.

②편으로 이어집니다.


장주연, 천윤혜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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