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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트위치의 눈물겨운 망사용료 핑계

"타국 대비 한국 망사용료 10배 비싸다"
트위치 지난해 매출 고작 21억원 신고
경영진 무능 감추려 망 사용료 핑계
이인애 기자

트위치 로고

사업 부진에 빠진 인터넷 방송 중계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 시장 철수 이유로 망 사용료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한국 네트워크 비용이 해외에 비해 10배나 비싸다며 과도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망 사용료는 정찰제로 정해지는 금액이 아닙니다. 시장 영향력과 트래픽 규모, 최소 품질 수준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는 구조입니다. 해외 모든 국가에서 각기 다른 액수를 책정할텐데, 불특정 다수인 '해외'보다 한국이 10배나 비싸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특히 망 사용료는 당사자 간 기밀유지협약(NDA) 하에 계약되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할 수도 없습니다. 이 점을 악용해 정확한 액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해외 대비 한국이 10배 비싸다며 여론몰이를 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인터넷 방송 중계 플랫폼 아프리카TV는 지난해 매출 3150억원, 영업이익 824억원을 올렸습니다. 이들이 망 사용료로 지출하고 있는 금액은 15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해외보다 10배 비싼 망 사용료가 정말로 큰 문제라면 아프리카TV는 어떻게 이렇게 장사를 잘 하는 것일까요? 트위치가 경영진의 무능을 감추기 위해 망 사용료 핑계를 대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같은 기간 트위치 글로벌 매출은 28억달러(한화 약 3조 500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트위치 내 한국어 방송 시청 시간 비중은 6%로, 이를 감안해 추정해보면 이 중 국내 매출은 약 2036억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트위치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제출한 투명성 보고서에 2022년 한국 매출로 약 21억원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상치와 100배 정도 차이가 나는 액수입니다.

넷플릭스와 구글 등 외국계 IT 기업들이 매출 대부분을 서버가 있는 해외 법인으로 미리 빼내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는 행태를 함께 떠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트위치가 방통위에 거짓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보기도 어려울 만큼 트위치는 2021년부터 한국 시장에서 사업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습니다.

트위치는 지난해 9월 30일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국내 서비스 영상의 최대 해상도를 1080p에서 720p로 일방적으로 축소해 사용자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1월에는 국내 최대 e스포츠 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LCK)의 한국어 중계권을 포기하고, 유튜브 등 타 플랫폼과 영상 동시 송출 제한 등으로 트위치 이용자들이 대거 아프리카TV로 이적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이 같은 내리막은 한국 시장에서만 일어난 게 아닙니다. 2021년 1월 트위치는 거의 990만 명의 스트리머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2021년에만 스트리머 수가 130만 명이 급감했습니다. 지난해에도 마이너스 추세가 이어졌으며, 연말까지 스트리머 감소 수는 700만 명에 달했습니다.

2022년 10월 트위치는 스트리머와 플랫폼 간의 수익 배분을 50:50으로 크리에이터의 수익을 크게 줄였는데, 이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근 트위치 본사는 400명 이상의 직원에 대해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습니다. 최근 한국 시장 철수 이유가 망 사용료 부담 때문이라고 발표한 Dan Clancy 트위치 CEO는, 정작 자사 블로그에서는 회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400명의 직원을 해고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용자 및 수익 성장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그가 밝힌 이유였습니다.

결국 수익 배분을 잘못해서 스트리머가 이탈하고, 경영난이 가중되자 직원을 해고하는 등 비용을 줄였으며, 급기야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해외 시장에서 철수했다는 게 훨씬 합리적인 설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프리카TV한테 맞은 뺨을 엉뚱한 망 사용료에 분풀이한 트위치에,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이인애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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