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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피플] '소년시대' 이명우 감독, '청불' 이유부터 시즌2 계획까지 '탈탈'

 
장주연 기자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가히 역작의 탄생이다. 방영 전 대비 시청량 1900% 이상 상승, 4주 연속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 키노라이츠 주간 콘텐츠 랭킹 1위. 22일 막을 내린 '소년시대'(감독 이명우/제공 쿠팡플레이/제작 더스튜디오엠)가 오리지널 콘텐츠의 새 기록을 쓰며 쿠팡플레이 대표작을 갈아 치웠다.

이 작품을 빚어낸 이는 이명우 감독(51). '소년시대' 종영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시리즈를 향한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는 듯 연신 미소 지으며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다. 한편으론 '모든 회차가 끝나면 조금 더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란 기대감도 있다. 시청자들 마음속에 좋았고 즐거웠고 또 보고 싶은 시리즈로 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첫 공개된 '소년시대'는 쿠팡플레이의 10부작 오리지널 시리즈로, 1989년 충청남도,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병태가(임시완)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누구에게나 소년시대가 있고 저 또한 그 시대를 거쳐왔어요. 기성세대가 된 지금도 마음으론 소년이라고 생각할 거고요. 그런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싶어서 시작한 작품이었죠. 이걸 코미디로 풀어내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코미디 연출) 경험이 있고 저를 대표할 만한 드라마도 같은 장르니까요. 다만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도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죠. 그래서 학창 시절 쌈박질하고 나쁜 짓 했던 남자들 이야기가 아닌, '그땐 그랬지' 이야기로 탈바꿈하는데 포커스를 많이 뒀어요."

이 감독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소년시대'는 코미디란 장르에 충실한 작품이다. 그만큼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가 많은데 무엇보다 충청도란 장소 설정이 큰 몫을 했다. 실제 그간 동일한 시대를 다룬 작품은 많이 나왔지만, 주 무대를 충청도로 삼은 콘텐츠는 드물었다.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비교적 덜 쓰인 소재라 신선했어요. 사실 경상도나 전라도 배경 작품은 많잖아요. 또 우리나라 지도를 펼치면 삼면이 바다인데 충청도는 딱 한 가운데 있는, 땅밖에 안보이는 곳이죠. 이런 지형적 특징이 주는 시크릿 코드가 있겠다 싶었어요. 그러면서 만화적 발상이 시작된 거죠. 게다가 충청도 말이 '~유' '~겨' 이런 특징이 있어서 따라 하기도 쉬워요. 작품이 흥행을 넘어 신드롬을 일으키려면 따라 하고 즐기는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에 굉장히 좋았죠."

물론 이를 완벽하게 담아내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했다. 이 감독은 직접 사투리를 구사해야 하는 배우들 이상으로 충청도 사투리를 파헤치고 연구했다. 많이 듣고 익혀야만 충청도 사투리만의 맛과 '충청도식 유머'를 잘 담아낼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배경을 정한 뒤엔 저도 공부를 많이 했어요. 동영상만 몇천 개 이상 봤죠. 다른 일할 때도 계속 틀어 놨고요. 막상 시키면 못할 수도 있지만(웃음) 최대한 듣는 귀는 높인 거죠. 그러다 보니 사투리 안에 묻어있는 정서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예를 들면 말투에 들어가는 비음 같은 거예요. 근데 디렉션할 때는 배우들에게 오히려 사투리를 신경 쓰지 말라고 했어요. 캐릭터에 몰입되기 전에 사투리에 매몰되면 그 순간 망하거든요. 그래서 슛 들어가기 전까지만 다들 죽으라고 공부했죠. 하하."

연출하면서 또 하나 주안점을 둔 게 있다면 다툼을 그리는 방법이었다. 남자 고등학생들의 주먹싸움이란 설정이 서사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것이 단순 학교 폭력으로 읽히거나 학교 폭력을 조장해서는 안됐다. 이 감독은 "그래서 처음부터 청불(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간 것"이라고 했다.

"시리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거기서 출발하니까 어쩔 수 없었어요. 게다가 코미디 특성상 과장되는 부분도 있으니 청소년들이 보기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고요. 연출할 때도 계속 밸런스를 잡으려 했죠. 삼키기 쉽자고 설탕을 너무 많이 묻히면 위는 불편할 수밖에 없으니까, 너무 극적이거나 폭력적인 상황을 미화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철부지 행동으로 이해할 수 있는, 궁극적으로 시리즈 끝에 담길 교훈적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그리려고 했죠."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이 감독은 지난 2000년 SBS 공채 프로듀서로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자명고'(2009) '무사 백동수'(2011) '너희들은 포위됐다'(2014) '귓속말'(2017) '열혈사제'(2019) 등 SBS의 대표작을 탄생시킨 그는 2019년 새로운 출발을 위해 SBS를 퇴사, 제작사 더스튜디오엠(THE STUDIO M)을 설립해 연출 일을 이어오고 있다.

"제가 SBS에서만 20년을 있었어요. 오랜 시간 연출, 조연출을 거치면서 지상파 안에서 길든 게 있더라고요. 그걸 없애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이용자들의 시청 패턴에도 적응해야 했고요. 그냥 채널을 틀었을 때 나오는 게 아니라 직접 찾아보게 해야 하니까 거기에 최적화된 작품을 열심히 찾았죠. '어느 날'(2021)은 그래서 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호평이나 트로피처럼 과분하게 얻은 것도 많지만, 그때 경험으로 '소년시대'가 조금 더 최적화된 시리즈로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 감독이 언급한 '어느 날'은 그가 SBS 품을 떠나 처음 선보인 작품이자 쿠팡플레이의 오리지널 시리즈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쿠팡플레이와의 인연이 특별한 데다 '소년시대' 반응이 뜨거운 만큼 '소년시대' 시즌2 계획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10부까지 다 나간 후에도 여전히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보고 싶다고 해주신다면 저희는 적극적으로 대처할 생각이 있죠. 사실 작가님과 기획할 때도 다음 시즌을 계속 갈 수 있게 세계관을 열어 놓고 만들기도 했고요. 물론 '소년시대' 시즌 외에도 준비 중인 작품은 많아요. 내년 공개를 목표로 더스튜디오엠 직원들과 열심히 만들고 있죠. 또 내년엔 할리우드 작품도 계획 중이에요. 이것도 조만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웃음)"


장주연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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