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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터뷰] '소년시대' 이상진, 개그맨 꿈꾸다 배우 된 '좋은 예'

천윤혜 기자



'신병'(2022, 2023) 시리즈에 이어 '소년시대'까지 2연타 성공이다. 지니TV 오리지널 '신병'에서 융통성 제로의 FM빌런 소대장 오석진을 연기하며 웃음을 안긴 이상진(31)은 '소년시대'에서는 부여농고를 대표하는 '찌질이' 조호석으로 분해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소년시대'(감독 이명우/제공 쿠팡플레이/제작 더스튜디오엠)는 1989년 충청남도,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병태(임시완)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다이내믹 청춘 활극.

이상진이 연기한 호석은 학교 패거리에게 맞는 게 일상인 캐릭터다. 초반 병태의 진짜 모습을 목격하고는 그를 협박해 학교생활을 편하게 하려는 욕심을 보이지만 곧 두 사람은 단짝이 된다. 중후반부에는 병태의 잘못까지 품어주면서 진정한 친구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소년시대' 최종회 공개를 앞두고 머니투데이방송 MTN과 만난 이상진은 "일단 저희 드라마를 봐주시는 시청자 여러분 너무 감사드린다. 좋은 얘기를 해주시는 분들도 많은데 기분 좋게 잘 보고 있다"며 드라마가 좋은 반응을 얻는 것에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공교롭게도 아버지의 이름이 감독 이름과 같은 이명우라고. 이상진은 "감독님을 속으로 아버지로 생각했다"며 이 감독과 자신이 '인연'임을 강조했다. 이 인연 덕분에 이상진이 '소년시대'에서 호석을 연기하게 된 건 아닐까. 그는 자신이 호석 역에 낙점된 이유에 대해 "원래는 호석이 왜소하고 조용한 캐릭터로 생각하셨다고 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저를 만나시기 전에 '좀 키 큰 친구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다더라. 그때 마침 제가 딱 타이밍 좋게 잘 들어와서 잘 얻어걸리지 않았나 싶다. 운이 좋았다. 또 억울하게 생긴 저의 얼굴도 한몫하지 않았을까"라며 웃음지었다.

호석은 학교에서 늘 맞는 위치에 있지만 단순히 지질하기만 한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알고 보면 속정 깊은 병태의 진짜 친구. 이상진은 호석을 연기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단면적으로 그리고 싶지 않았다. 호석이라는 역할을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싶었던 거다. 단순히 지질한 피해자, 일차원적으로 자기 할 말 못하는 걸로 가는 것보다 왜 학교에서 최하위권에 있는지 그런 것들을 좀 더 입체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눈치 없이 하면 안 될 말을 더 한다든가 그러면서 두들겨 맞기도 하고 친구들과 멀어지기도 하는 거다"고 설명했다.

이에 덧붙여 "예를 들면 병태의 비밀을 알게 되고 압박하는 장면에는 사악함이 보이길 바랐다. 비밀을 알고 있다는 동아줄 하나를 잡아 학교생활에서 변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찬 독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또 지영(이선빈)을 향해서는 순애보적인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고 병태와의 우정도 입체적으로 그려보고 싶기도 했다"며 호석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인상적인 건 충청도 사투리다. '소년시대'에 출연하는 배우 대부분이 충청도 사투리를 맛깔나게 사용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상진의 활약은 단연 압도적이다. 충청도 사투리로 연기하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그는 "처음 오디션을 볼 때는 독학으로 준비했다. 그 후에는 친한 형이 충청도 사람이라 형(배우 임투철)의 도움을 받아서 준비했다. 또 유튜브에 충청남도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나오는 페이크 다큐멘터리가 있더라. 그걸 시도 때도 없이 틀어놓으면서 바이브를 익히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다행히 충청도 사투리가 자신의 성격과 잘 맞았다고. 그는 "충청도 사투리를 공부해 보니까 저랑 바이브가 맞더라. 크게 어렵지 않았다. 저도 비유해서 재밌는 말하는 걸 좋아하는데 충청도 사투리도 약간 돌려 말하는 말맛이 있지 않나. 그런 것들과 잘 맞았던 것 같다"고 했다.

놀라운 건 이상진이 이번 작품을 통해 사투리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는 사실. 그는 "사투리 역할로 오디션을 준비했던 적은 있었는데 정말로 사투리를 쓰면서 작품에 들어가서 연기했던 건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게 충청도여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다음에 다른 지역의 사투리를 도전한다면) 전라도까지는 가능할 것 같다. 경상도는 조금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은데 전라도는 맡겨주시면 한 달 안에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려놓을 자신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상대는 임시완. 평소 임시완이 출연한 작품을 즐겨봤다는 그는 임시완과 친구 사이로 함께 연기한 순간을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이상진은 "너무 영광이었다. 제가 재미있게 본 작품에는 임시완 배우님이 항상 있었다. 그런 선배랑 같이 호흡할 수 있어서 좋았고 감사하게도 선배님이 많이 존중해 줬다. 연기자로서 뭔가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함께 연기하자는 넓은 포용력을 가지고 다가와 주셔서 저도 제 의견을 선배님께 많이 얘기할 수 있었고 선배님도 저한테 많이 얘기하면서 서로 계속 물어보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고 임시완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2016년 연극 '방과 후 앨리스'로 본격적으로 배우 길을 걷기 시작한 이상진이지만 원래 꿈은 개그맨이었다. 고등학생 때 개그맨이 되기 위해 들어간 연기학원에서 연기의 매력을 느끼고 배우 세계에 들어가게 된 것.

그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연기학원을 다녔다. 학창 시절 저는 부끄러움이 있지만 관종기도 있는 학생이었다. 남들을 웃기는 건 좋아하는데 교단에 나가 큰 소리로 얘기하는 것보다 모둠이라고 하지 않나. 6명 정도 사이에서 작은 얘기로 툭 던지고 웃길 수 있는 개그를 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개그맨을 꿈꾸면서 연기학원을 다녔다. 그런데 학원을 다니다 정통 연기에 빠진 거다. 당시에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미치 역할을 했는데 그 연기를 하면서 배우가 되고 싶다고 꿈을 꾸게 됐다"고 했다.

사진 제공=디퍼런트컴퍼니

개그맨을 꿈꾸기도 한 만큼 이상진은 코미디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 연기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도 그 사이 코미디 요소를 첨가해 본인만의 색깔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이 있었다. 그는 "제가 선택할 수 있다면 (다음 작품은) 돈 많은 악역을 하고 싶다. 그런 모습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제 안에 많은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들을 연기로 하나씩 꺼내서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크다. 악역을 하면서도 코미디를 몇 스푼 넣을 수 있는 거고 코미디를 하면서 서늘함을 넣을 수도 있지 않나. 여러 가지로 조합해서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년시대'에서 지영을 짝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 또한 유쾌하게 그려진 게 사실. 진지한 쌍방 로맨스를 경험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법했다. 이에 "로맨스는 가장 괴리가 심한 장르인 것 같은데 로맨틱 코미디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멋진 배우들이 하는 정통 멜로를 제가 한다고 생각하면 저 같아도 그 드라마를 잘 안 볼 것 같긴 하다"고 말하다가도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로맨스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정통 로맨스를 안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시켜주시면 감사하게 최선을 다할 거다. 제 안에 또 멜로가 있다. 따뜻한 눈빛도 꺼내서 연기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진은 '소년시대'로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이 작품을 통해 스스로에게 믿음을 갖게 된 기회가 됐기 때문. 그는 "'소년시대'는 저한테 자신감을 줬다. 코미디적인 부분이 많이 부각되던 연기자인데 호석이는 코미디로만 소비되는 역할이 아니었다. 감정도 많이 보여줄 수 있었고 입체적으로 그릴 수 있는 역할이었는데 그걸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 않나. 물론 제 성에 다 차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괜찮게 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기게 됐다. '나도 더 잘할 수 있구나'를 알려준 작품이다"며 마지막까지 작품을 향한 애정을 가득 드러냈다.

이 밖에도 이상진이 들려주는 오디션 과정, 절친한 배우 김건우와의 비화 등 다양한 스토리는 유튜브 채널 MTN STAR '머터뷰' 이상진 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천윤혜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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