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면 고배당주라는데…금융주, 상생금융에 멀어지는 주주상생
임태성 기자
[앵커멘트]
금융당국이 추진한 민생금융지원방안에 따라, 은행들은 2조원 +알파의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데요. 은행별로 많게는 3000억원 넘게 내놔야 해서, 연말 배당 기대로 은행주를 매수했던 주주들은 배당 축소라는 날벼락을 맞게 생겼습니다. 임태성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이번 민생금융지원방안에 시중과 지방, 외국계, 인터넷전문은행이 풀어야 하는 돈은 최소 2조원 수준.
이중 1조 6000억원은 자영업자가 받은 연 4% 이상 신용대출의 이자를 일부 돌려줍니다.
4000억원은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이나 서민금융진흥원 등에 출연하고, 정책금융에 국책은행들도 재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인 상생금융안에 은행들은 순이익의 10%씩 분담하기로 했습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은행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금리 부담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방안을 만든다는 기본원칙 하에 추진됐습니다.]
18개 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이익은 16조 7000억원 수준.
4분기에도 비슷한 실적이라면 국민과 하나은행은 각각 약 3700억원을 내야 합니다.
은행들은 상생금융에 필요한 비용을 회계에 반영하는 시점을 놓고 고심 중입니다.
내년 2월부터 이자 환급이 이뤄지는데 당장 4분기에 비용을 반영하면 순이익이 급감해 연말 배당이 축소될 수 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 세부적으로 실무단에서 올해에 할 건지 내년에 할 건지 아니면 이자 수익에서 뺄 건지 기타 영업손익에서 뺄 건지 아직 명확한 단계가 아니라서 연말 배당 축소가 예상된다라고 했을 때 아니다라고 말 못하죠]
주주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자 금융당국은 "납득하도록 설득하면 될 것"이라고 책임을 은행에 돌렸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고객이) 이탈되는 그런 방식으로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 중장기적인 주주의 이익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런 관점에서 보면 많은 주주분들이 납득할 수 있지 않을까]
지난 두 달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금융지주와 은행의
주가상승률은 시장 평균에 미치지 못한 상황.
소상공인에 국한된 상생안이라는 역차별 논란과 함께, 관치금융에 못이겨 은행들이 주가 부양과 배당이라는 주주 가치 제고에 나서지 못하는 등 이번 상생금융안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갑지 만은 않은 모습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임태성입니다.
임태성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