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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반도체 장비 대중 수출 취소…미국 압박 고조

"美의 직접적인 요청 있었다…선제적 수출 차단"
김이슬 기자

네덜란드 ASML./사진제공=뉴스1

중국의 반도체 성장을 견제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으로 네덜란드 ASML의 심자외선(DUV) 장비의 대중국 수출이 취소됐다. 첨단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장비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DUV 수출까지 틀어막는 등 미국의 통제 수위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현지시각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미국의 수출 규제에 따라 자국 기업인 ASML의 일부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 면허를 취소했다. 수출 통제 대상에 오른 장비는 NXT:2050i, NXT:2100i 리소그래피 시스템으로 구형 반도체 장비인 DUV마저 중국 유입이 차단된 것이다.

ASML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첨단 미세공정 경쟁을 벌이는 TSMC와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을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해 미국산 부품을 포함할 경우 ASML의 일부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새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미 제재에 동참하면서 자국 기업이 DUV 등 일부 첨단 반도체 생산 설비를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추가 조치했다.

이번 네덜란드 정부의 ASML DUV 장비 수출 취소 결정은 제한 조치가 완전히 발효되기도 전에 이뤄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1월 전까지 중국 업체의 DUV 장비 수출 면허가 있었지만, 미 당국이 ASML의 대중국 장비 수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장비 수출 통제 유예기간을 활용해 ASML 장비를 공격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중국의 ASML 노광장비 수입액은 37억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5배 이상 늘었다.

미국의 제재 강도가 이처럼 강화되는 것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규제망을 우회하고 있어서다. 당초 미국은 7나노 이상의 첨단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EUV 장비만 통제했는데, 중국 대표 반도체 기업인 SMIC는 구형 장비인 DUV를 가지고 7나노 제조에 성공했다. 수율이 낮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중국의 자체 반도체 기술력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건으로 평가했다. SMIC가 DUV를 사용해 제조한 7나노 공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지난해 9월 중국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탑재됐다.

중국은 미 정부가 ASML에 대중국 수출 중단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게 중국 기술 봉쇄를 강요하는 것을 줄곧 반대해왔다"며 "미국의 괴롭힘 행위는 국제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세계 반도체 산업에 피해를 입힌다"고 밝혔다.

ASML은 "현재 수출 면허 취소나 미국 수출 제한이 회사 재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이슬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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