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연료부터 SCR까지…시멘트업계, '굴뚝' 벗어나 '친환경'으로
-순환자원 재활용으로 화석연료 대체, SCR로 발생한 유해물질 제거까지-시멘트업계 대규모 투자 진행 중이지만 업계 노력만으론 한계, 정책 지원 뒷받침돼야
신아름 기자
쌍용C&E 동해공장 내 친환경 설비 전경/사진제공=쌍용C&E |
국내 시멘트 업계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탄소 다량 배출의 주범인 화석연료 대신 폐기물과 바이오매스 등 순환자원 재활용으로 탄소 발생량을 낮추는 것은 물론, 선택적 환원촉매(SCR) 설비 설치를 통해 시멘트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투자와 혁신에 나서는 모습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쌍용C&E는 탄소 감축 및 환경 개선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약 8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에 나선다. 시멘트 소성공정(원료를 가열해 경화성 물질을 만드는 것)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총 3600억원을 투자한다. 지금까지 관련 설비와 인프라를 구축하는 2200억원 규모의 1차 투자를 완료했고 앞으로 14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2030년엔 세계 시멘트업계 최초로 탈석탄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쌍용C&E는 시멘트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등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비 투자도 함께 확대한다. 현재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해 운용하는 SNCR(선택적 비촉매환원) 설비는 효율이 떨어지는 만큼 효율이 높은 SCR 설비를 도입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현재 수준 대비 30% 이상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세아시멘트는 국내 시멘트업계에서 가장 빨리 SCR 설비 도입을 위한 실증사업에 나섰다. 이를 위해 EU(유럽연합) 지역 시멘트 공장에서 사용되는 SCR 기술을 개발한 EU 엔지니어사와 기술협약을 맺고 관련 작업을 추진 중이다. 아세아시멘트 관계자는 "국내의 대규모 시멘트 제조설비와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SCR 기술 개발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표시멘트는 연료 전환 및 친환경 혼합 시멘트 생산 등을 추진해 직·간접 배출을 합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573만톤 줄였다. 이는 전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3.12% 감소한 수치다. 또 약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고효율 환경 설비 확대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한일현대시멘트도 영월공장에 친환경(ECO) 발전설비를 도입해 탄소배출 감축 및 재활용에 나선다. 올해 본격 완공 예정인 이 설비를 통해 연간 12만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한다.
시멘트업계가 이처럼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은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으로서 '2050 탄소중립'을 내세운 정부 정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서다. 정부 로드맵에 따라 시멘트업계는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12%, 2050년엔 53%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 및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려면 설비 개조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지만 업계 자체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순환자원 사용은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뿐 아니라 매립장 부족 문제해결 등 정부의 자원순환사회 실현 정책 방향에도 부합하는 최적의 방안이지만 각종 이해단체들의 반발로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시멘트산업 선진국인 유럽에서는 연료 대체율이 평균 70% 수준이며 독일은 100%에 달한다"며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자원순환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시멘트업계의 노력에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아름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