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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코노미] 겨울 또 겨울…CJ ENM 영화에도 봄이 오려나 봄

 
장주연 기자



K-무비 자존심에서 그룹의 골칫덩어리로 전락한 CJ ENM(035760)의 영화 사업이 절치부심 반등을 노린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신작을 선보이며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낼 계획인데 그간의 부진을 떨쳐내고 재기할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CJ ENM은 지난해 총 네 편의 영화를 개봉했다. 이해준 감독의 '유령'으로 스타트를 끊은 후, 설 연휴를 겨냥한 권혁재 감독의 '카운트', 여름 성수기 시즌을 노린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이 차례로 베일을 벗었다. 관객 유입이 저조한 가을엔 삼례 나라슈퍼 사건을 다룬 정지영 감독의 '소년들'을 풀며 틈새시장을 노렸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네 작품 모두 손익분기점(BEP)은커녕 100만 관객 동원에도 실패했다. 특히 '더 문'의 참패는 뼈아팠다. 순제작비만 286억원이 들어간 이 영화의 BEP는 600만명을 웃돌았지만, 누적관객수는 10%도 채 되지 않는 51만명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CJ ENM이 영화 사업을 접는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투자·배급작 부진으로 적자 폭이 커지면서 연결 실적 발목까지 붙든다는 이유였다. 실제 영화·드라마 부문은 최근 3개 분기 내내 200~400억원대 적자를 냈고, 이는 CJ ENM의 실적 악화로 연결됐다. 3분기 기준, 영업 손실을 낸 CJ ENM의 사업 부문은 영화·드라마가 유일하다.

영화 사업 철수설을 매듭지은 건 구창근 CJ ENM 대표였다. 구 대표는 앞선 10월 부산국제영화제 'CJ의 밤' 행사에 참여해 "'CJ ENM이 영화 투자를 그만둔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양질의 영화가 세상에 나오도록 건강한 투자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CJ ENM의 중요한 사명이란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빈 말은 아니었다. 4분기 한 템포 쉬어가며 숨 고르기를 한 CJ ENM은 2024년 새해 라인업을 공개, 총 여섯 편의 영화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되기 전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많은 편수(OTT 동시 개봉작 제외)다.

2024년 CJ ENM 라인업 포스터 / 사진 제공=CJ ENM

시작을 알린 건 오늘(10일) 개봉한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다. 전편인 '외계+인' 1부(2022, 누적관객수 154만명)의 흥행 참패 리스크로 우려가 일었지만, 다행히 2부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영화는 언론과 평단의 호평 속 이날 오전 9시 기준, 예매율이 42.1%(10만7626명)까지 치솟으며 전체 1위를 유지 중이다.

다음 라인업도 전년 대비 제작진, 배우 등 패키징 선호도가 높은 작품들로 준비했다. CJ ENM은 2월 '쌍천만' 제작사 JK필름이 만든 윤여정, 유해진 주연의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를 개봉한 후 임윤아, 안보현 주연의 '2시의 데이트'(가제, 감독 이상근),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 A24와 공동으로 투자·배급에 나선 유태오 주연의 글로벌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감독 셀린 송)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찌감치 천만 영화로 점쳐지는 작품이자 올해 충무로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베테랑2'(감독 류승완) 역시 CJ ENM 손에 들려있다. CJ ENM의 여름 텐트폴(큰 예산을 투입해 만든 성수기용 영화)로 예상되는 '베테랑2'는 1341만명 관객을 모은 '베테랑'(2015)의 후속작으로, 전편에 이어 황정민이 타이틀롤로 나서고 정해인이 조태오(유아인)를 잇는 빌런으로 활약한다.

'하얼빈'의 약진도 예상된다. '내부자들'(2015) '남산의 부장들'(2020) 우민호 감독의 신작으로 현빈, 박정민, 조우진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관객들을 끌어모을 전망이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의 경우, 주연 배우 이선균의 사망으로 공식 라인업에선 사라졌지만, 크랭크업 후 3년 가까이 묵힌 작품인 만큼 연내 공개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극장도 모처럼 활기를 띠며 긍정 무드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개봉한 '서울의 봄'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분위기를 달궈 놓은 것.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극장을 찾은 전체관객수는 전년 동기보다 17.8% 오른 1억670만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영화만 보면 증가율은 무려 152.4%로, 이 같은 흐름이 CJ ENM 영화 사업 개선에 하나의 촉매제로 작용할 거란 의견이다.


장주연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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