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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범어우방1차 재건축 조합, 상경시위…왜?

공사 지연·공사비 인상 두고 시공사·조합 '책임 공방'
조합 "시공사 갑질 행위 못 참겠다"
현산 "조합 설계사로부터 도면확정 못 받아 준공 미뤄져"
이안기 기자

지난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 범어우방1차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이 집회를 열었다. 사진=이안기 기자

"대책 없는 공사연장, 두 번은 안 속는다."

함박눈이 내리던 지난 17일 정오 대구 수성구 범어우방1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조합원 120명이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본사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다.

범어우방1차아파트는 오는 3월 일반분양을 계획 중인 단지로 재건축 사업을 통해 전체 44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대구의 부촌으로 알려진 수성구에서도 범어동 중심 입지로 학군 수요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재건축 사업 시공사인 현산과 지난해 2월 준공 6개월 연장에 합의했다. 당초 올해 2월로 계획했던 입주 예정일은 8월로 미뤄졌다. 한국부동산원이 검증한 해당 사업장의 적정 공사비는 1199억원 수준이었으나, 양측은 공사비도 기존 1188억원에서 1384억원으로 196억원 가량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현산 측은 공문을 통해 조합에 준공일자 6개월 추가 연장과 공사비 44억원 추가 증액을 요구했다. 현산이 제기한 준공일자 연장 및 공사비 증액 이유는 조합 설계사무소의 도면확정 지연과 이로 인한 공사중단 등이었다.

◆ 조합 "전부 조합 탓? 시공사 갑질 행위 이젠 못 참아"

조합원들은 더 이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공분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부터 대구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와 시위에 참여했다는 한 조합원은 "지난번에 갑작스레 입주예정일이 연기됐을 때 집주인에게 읍소해가며 간신히 전세계약을 연장했는데, 이번에 또 밀리면 거리에 나앉으라는 건가"라며 하소연했다.

박선용 범어우방1차아파트 조합장은 지난해 엘리베이터 설계도면과 관련해서 다소 혼선이 있었지만, 이제 이에 관해서는 전혀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박 조합장은 "설령 시공사 주장대로 설계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것을 바로잡는 게 시공사의 역할 아닌가"라며 "시공사가 모든 것을 조합 탓으로 돌리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조합원들은 본사 앞에서 시공사 핵심 관계자와 면담을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결국 만남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한 조합원이 준공 일정 연기를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손에 들고 있다. 사진=이안기 기자

◆ 현산 "제대로 된 도면도 못 받아…준공 연기 어쩔 수 없어"

현산 측은 "아직까지 도면확정도 나지 않은 상태"라며 "시공 단계에 맞춰 도면을 낱장으로 받아가며 공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현산에 따르면 당초 조합 재건축 설계사가 제공한 도면에서 오류가 발견됐고, 이에 따른 수정이 아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준공 연기와 이에 따른 공사비 인상도 여기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시공사로서 조합에 건축 관련 조언을 줄 수는 있으나, 결국 시공 업무에 국한될 수밖에 없어 설계 문제까지 해결할 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현산 관계자는 "범어우방1차는 대구의 첫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고 싶은 곳"이라며 "도면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는데 공기를 맞춰 달라고 만하시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합을 잘 설득해서 원만하게 협의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이안기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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