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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터뷰] '검은 소년' 안지호, 성장통 모르고 쑥 자라난 싹

 
장주연 기자


소년과 청년, 그 미묘한 경계에 서 있는 자만이 지닐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앳되기만 했던 얼굴에 드리워진 굵은 선과 단단해진 내면, 그럼에도 다 떨쳐내지 못한 소년의 수줍음과 풋풋함이 공존(혹은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것들. 안지호(20)는 이 순간의 매력을 십분 활용할 줄 아는 탁월한 배우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계산이 아닌 본능에 따라 조준한다는 점에서 타고난 배우이기도 하다.

안지호가 '리바운드' 이후 1년 만에 새 영화를 들고 머니투데이방송 MTN을 찾았다. 그의 신작은 7일 개봉하는 '검은 소년'(감독 서정원/배급 ㈜트리플픽쳐스/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 '파수꾼'(2011) '죄 많은 소녀'(2018) 등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표 성장담 계보를 잇는 작품으로, 학교, 집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는 고등학생 훈이 불안과 혼란으로 가득한 성장통을 겪으며 자신만의 답을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 훈으로 스크린 한가운데 선 안지호는 이날 인터뷰에서 "훈은 되게 감수성이 풍부하고 섬세한 친구다. 그 친구가 많은 일을 겪으면서 생기는 감정 변화, 이것들로 인해서 성장통을 겪고 또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담아낸 영화"라고 '검은 소년'을 소개하며 "처음 대본을 보자마자 훈을 연기해 보고 싶었다. 그만큼 대본이 재밌었고 여러 감정의 변화도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할 때는 훈의 변화하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또 훈에게는 '빈자리'란 단어가 크게 차지하고 있을 듯했다. 훈은 그냥 친구들처럼 평범하게 가족들과 살고 싶어 한다. 근데 그게 되지 않는 거다. 엄마와 있으면 아빠의 빈자리를, 아빠와 있으면 엄마의 빈자리를 느낀다. 거기서 공허함과 불안함의 감정이 나와서 훈을 지배한다고 봤다"고 짚었다.

영화 '검은 소년' 스틸 / 사진 제공=㈜트리플픽쳐스

실제로는 어떤 아들이고, 또 어떤 학창 시절을 보냈는지도 물었다. 무매독자인 안지호는 "엄마에게 친구 같은 아들이다.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제 이야기도 거의 다 한다. 학창 시절 같은 경우엔 사실 기억이 많이 없다. 이 작품을 찍을 때 실제로 고등학생이었는데 그때 코로나가 터졌다. 그래서 친구들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우리만 간직할 수 있는 또 다른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극중 훈의 마음의 쉼터로 묘사되는 시(詩) 같은 존재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확실하게 두 개 있다"며 그림과 운동이라고 답했다. 안지호는 "원래 심란하거나 생각이 많아질 때 그림을 그린다. 잘 그리는 건 아닌데 엄청 좋아하고 즐긴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디자인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 운동은 최근에 하게 됐는데 그것만큼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게 없더라. 기분이 안좋거나 복잡할 때 아무 생각 없이 운동하면서 땀을 쫙 빼는 게 너무 좋다"고 부연했다.

유난히 많은 것을 이룬 2023년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안지호는 지난해 성인이 됐고 대학(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하며 인생의 또 다른 챕터를 시작했다. 배우로서도 나름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차례로 공개된 영화 '리바운드', STUDIO X+U 드라마 '밤이 되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를 통해 각기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한 것.

안지호는 "제 스무 살을 되게 재밌고 행복하게 보냈던 거 같다"며 "'리바운드'를 시작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통통 튀는 밝은 역할('리바운드')도 했고 악역('밤이 되었습니다')도 해봤다. 그리고 제가 좋아했던 선배님들과 작품도 해볼 수 있었다. 이 모든 게 공개된 시점이라 그런지 너무 감사한 한 해였다. 무조건 평생 기억에 남을 해"라고 추억했다.

누가 그렇게 만나보고 싶었느냐는 추가 질문엔 '경성크리처'를 함께한 박서준을 꼽았다. 안지호는 "박서준 선배님의 진짜 팬이었다. 출연하신 드라마도 다 봤다. 처음 보는데 뒤에 막 (후광이) 비쳤다. 작품 하는 내내 너무 설렜고 긴장도 많이 했다. 그냥 너무 멋있었다"고 연신 감탄해 웃음을 안겼다.

안지호는 지난해 못지않게 올해도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검은 소년' 외 드라마 '2반 이희수' '유스'(YOUTH)를 찍어 둔 그는 최근 새 드라마 촬영에도 들어갔다. 안지호는 "'2반 이희수' '유스' 모두 '검은 소년'을 찍었던 해에 촬영해서 지금과는 다른 풋풋한 느낌이 있을 것 같다"며 "'2반 이희수'의 경우엔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귀엽고 애늙은이 같으면서도 웃긴다"고 귀띔,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항상 해보지 않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거 같다. 물론 제가 잘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은 거의 없다. '이걸 하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 속에서 하는데 막상 하면 늘 어려움에 부딪힌다. 근데 또 '어떡하지? 잘 못하는 거 같은데' 이러면서 계속하고 있다"고 자세를 낮추며 수줍게 웃었다.

최근 액션 장르에 흥미가 생겼다는 안지호는 "개인적으로 새해에는 몸을 완전 크게 키워보고 싶은 목표가 있다. 운동이 재밌기도 하고 조금 남자다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배우로서도 다르고,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그래서 (대중들이) 보고 '얘가 얘였어?' 하는 말을 듣고 싶은 꿈과 희망이 있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안지호의 소소하고 특별한 이야기는 유튜브 채널 MTN STAR '머터뷰' 안지호 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장주연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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