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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앤스톡] 혼돈 속 'AI디지털교과서' 사교육비 절감 VS 기기 의존도 가중

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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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AI 디지털교과서가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 도입됩니다.

교과서에 AI를 접목하는 세계 최초의 시도인데요.

맞춤형 교육 실현으로 사교육비 절감에 일조할 것이란 기대와, 디지털기기 의존도만 높일 것이란 우려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윤석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 윤 기자, 먼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일정부터 설명해 주시죠.

기자> 예, 교육부는 내년 3월 수학과 영어, 정보 교과 부터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대상은 전국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이고요. 오는 2026년에는 초등 5·6학년과 중 2, 2027년에는 중3에도 적용됩니다.

교과서 발행사는 올해 8월 말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심사본을 검정기관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 심사에 통과한 교과서만 학교에 들어 갈 수 있게 됩니다.

앵커2> AI 디지털교과서, 먼저 학생들 입장에서 어떤 게 바뀔지 궁금합니다.

기자> 맞춤형 수업이 가능해 집니다. AI디지털교과서는 태블릿PC로 공부합니다. 여기에 학생이 공부한 흔적, 즉 학습 데이터가 쌓이게 되는데요. 교사는 AI가 분석한 데이터에 기반해 개별 학생의 학습 성취도를 평가하고, 지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주영이란 학생이 수학 시간에 덧셈 뺄쎔 문제를 풉니다. 그러면 정답률이 퍼센트로 나오고요, 어떤 단원이 취약했는지도 그래프로 나옵니다.

덧셈은 정답률이 92%, 뺄셈은 50% 수준이면, 교사는 주영이에게 뺄셈 지도를 추가로 해주면 됩니다. 뺄셈 문제를 과제로 내주거나, 개념 설명을 다시 해주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사교육비 부담이 좀 줄어들 수도 있어요. 우리가 비싼 돈을 주고 과외를 받는 이유는 내 실력에 딱맞는 지도를 받기 위해서잖아요. 불행히도 학교는 그동안 그런 역할을 못했고요. 그런데 교과서에 AI가 적용되면, AI가 과외교사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어요. 과외를 받을 필요가 없어지는 거죠.

앵커3> AI가 많은 일을 맡게 된다면, 교사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길거 같네요.

기자> 맞습니다. AI가 학습 지도의 일정 부분을 책임지는 만큼, 교사의 업무가 줄어듭니다. 그 공백 만큼 학생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게 되요. 21세기 '핵심 역량'으로 꼽히는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 협업 능력, 사고력을 길러주는 일에도 짬을 낼 수 있고요.

교육부는 '하이터치 하이테크'란 개념으로 교사의 역할 변화를 설명하고 있어요. 하이테크에 해당하는 AI가 지식을 전달하고, 교사는 AI가 다루기 어려운 역량 교육에 초점을 맞추는 일종의 분업이 이뤄지는 것이지요.

앵커4> AI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되는데, 디지털기기를 사용할 경우 학습 능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의 시각도 있어요. 책을 봐도 이북보다 종이책으로 봐야 좀 집중이 잘된다는 분들도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AI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성을 운운하기 전에, 태블릿PC로 학습하는 게 더 나은가, 하는 것은 논란 거리입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케리스가 최근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결과를 분석했는데요.

'수업 중 디지털 기기를 오래 사용하는 학생일수록 수학 성적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어요. 한국 학생들의 경우,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1시간 늘어날수록 수학 성취도 점수가 3점씩 떨어졌다는 게 그 근거였고요.

그런데 2009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이와 달라요. 케리스가 디지털교과서를 이용한 학생과 종이책을 쓴 학생의 뇌파를 분석했는데요. 케리스는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학생의 학습 초기 단계의 흥미와 관심 유도를 통해 인지 및 사고 작용의 향상은 물론, 긍정적인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앵커5> 교육업계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긍정적인 분위깁니다. 공교육에 입성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에요. 지난달 19일에 제가 에듀테크 업계 신년 하례회에 다녀왔는데요. AI디지털교과서의 성공에 사활을 건다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민간 교육업체가 공교육에 들어가는 건 하늘의 별따기 였습니다. 가뜩이나 사교육비 부담이 큰데 학교까지 사교육을 수용하면, 그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는데요.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교육부에서 바우처 사업을 통해 에듀테크 업체들의 학습 상품을 사들여, 학교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교육회사가 개발한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면, 교육 회사의 공교육 시장 진입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6> 교사들은 AI 디지털교과서에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데 반대할 교사는 없겠지요. 문제는 촉박한 시간입니다. 교사들이 AI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실제로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해 8월 전국 초중고교 교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을 대상으로 AI 기반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활용해 본 교사는 38.1%에 불과했습니다. 그나마 대부분은 간단하게 사용해 본 게 전부였고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교사는 3.9%뿐이었습니다.

AI가 도입된다 해도, AI가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AI는 성취도 분석이란 하나의 교육 툴을 제공할 뿐이에요.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학생을 지도하는 건 결국 교사의 몫입니다. 교사들이 AI 디지털교과서를 수족처럼 부려야 하는데, 과연 내년까지 그 정도 숙달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요.

앵커7> AI 디지털교과서가 우려의 시각을 뚫고 빨리 안착되길 기원해야 겠네요. 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윤석진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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