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엔터코노미] 성수동 팝업에 빠진 K팝·무비, 얼마나 득일까

 
장주연 기자

그룹 TWS(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라이즈, (여자)아이들, 르세라핌 팝업스토어 / 사진 제공=하이브·SM엔터테인먼트·큐브엔터테인먼트

유통 업계에서 시작된 팝업스토어가 가요 및 영화·OTT 등 콘텐츠 업계까지 이어지며 새로운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타 홍보 수단 대비 고비용 투자 방식인 만큼 이로 인한 효과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최근 아이돌 시장에서는 팝업스토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팝업스토어는 짧은 기간 운영되는 오프라인 소매점으로, 특정 장소를 임대해 임시 매장을 운영하는 형태의 마케팅 방법이다. 과거에는 콘서트 개최 시 한시적으로 운영됐지만, 최근에는 앨범 발매 등에 맞춰 그 횟수와 기간을 더욱 늘려가는 추세다.

지난달만 해도 라이즈, TWS, AB6IX 등의 팝업이 열렸으며, 이달엔 NCT 위시, 에이티즈, (여자)아이들, 트라이비, 송가인의 팝업이 진행됐다. 현재는 신곡 '이지'(EASY)를 발매한 르세라핌과 '때깔'로 사랑 받고 있는 피원하모니의 팝업스토어가 운영 중이며, 다음 달에는 스트레이키즈의 팝업스토어가 예정돼 있다.

콘텐츠 시장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팝업스토어(극장 내부 설치 제외)를 운영한 작품은 영화 '소울메이트' '드림' '천박사: 퇴마 연구소' '거미집' '서울의 봄', 외화 '슬램덩크 더 퍼스트' '스즈메의 문단속' '바비' 등과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 '스위트홈 시즌2', 디즈니+ '무빙' 등 다수로, 올초에는 영화 '외계+인 2부' '웡카'와 넷플릭스 '경성크리처'의 팝업스토어가 오픈했다.

팝업스토어가 꾸준히 열리는 첫 번째 목적은 단연 홍보에 있다. 대체로 한시적으로 열리는 팝업스토어의 경우, 유동 인구가 많은 대형 백화점이나 쇼핑몰 혹은 MZ 세대의 핫플레이스인 성수동, 한남동 일대에서 진행, 일반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즉, 신규 팬 및 관객(가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수단인 셈이다. 더욱이 팝업스토어는 MZ세대를 메인 타깃으로 하는데 이들의 '인증' 욕구가 더해지며 일반 옥외광고에서는 얻을 수 없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화 '외계+인' 2부(왼쪽)와 '천박사: 퇴마 연구소' 팝업스토어 / 사진 제공=CJ ENM

가요의 경우 MD(특정 행사·단체 등과 관련된 상품으로, 굿즈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 판매에 따른 부가 수익 창출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인 홍보 툴이다. 특히 현재 외형 성장의 정체기를 겪고 있는 K-팝 시장은 새로운 수익 창구가 절실한 상황으로, 팝업스토어가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단 의견이다. 실제 매출도 어마어마하다. 제로베이스원은 데뷔 한 달 만인 지난해 8월, 2주 동안 팝업스토어를 열어 13억5000만원을 벌었다. 이는 지난해 현대백화점에서 열린 팝업스토어 최고 매출이다.

엔터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인 하이브 역시 재미를 보고 있다. 하이브의 MD 매출은 2020년 2590억3200만원에서 2022년 3955억5400만원으로 무려 52.7% 뛰었다. 콘서트 개최일수 증가, 물가 상승 등의 영향 등을 감안한다고 해도 큰 폭의 성장세다. 하이브 집계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소속 아티스트들의 팝업스토어는 19개 국가(지역), 39개 도시에 걸쳐 총 71번 열렸다. 누적 방문객은 174만명에 달한다.

하이브 측은 연이은 팝업스토어 개최에 대해 "보유한 멀티 레이블들의 아티스트 IP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팬들이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아티스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IP 솔루션 사업들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아티스트 관련 공간 체험과 MD를 만나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와 같이 다채로운 IP 솔루션 사업들을 올해에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물론 팝업스토어를 통해 모두가 '득'을 취하는 건 아니다. MD 판매를 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위험 부담이 큰 홍보 수단이란 의견도 적잖다. 대체로 앞서 언급한 콘텐츠 팝업스토어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업계에 따르면 팝업스토어 운영 시 대관료, 인건비, 제작비(내부 설치 비용) 등에서 억대 비용이 발생한다. 문제는 수억 원을 투입해서 만든 화제성이 작품의 흥행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여기에 MD 판매 등을 통한 부가 수익도 없으니 그야말로 얻는 거 없는 적자 사업이 된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콘텐츠 시장에서 팝업스토어는 투입 대비 산출 비용이 좋은 홍보 수단은 아니다. MD 판매 역시 '흥행, 유행→ 팬덤 형성→ 판매' 구조로 이뤄지는데 이는 개봉(공개) 전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우리에겐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 다만 젊은 층의 관심을 가장 빠르고 쉽게 끌어올 수 있다는 점에선 확실히 효과적인 전략"이라며 "다른 측면에서는 홍보 수단의 자연스러운 변화로 볼 수 있다. 주 소비층인 MZ세대의 니즈에 맞춰 홍보 채널이 지상파 예능에서 유튜브 출연으로 바뀌었듯 팝업스토어 운영도 옥외광고 변주의 한 형태"라고 덧붙였다.


장주연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