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배터리 축소판'…'인터배터리 2024' 압도한 기업 어디?
'인터배터리 2024' 579곳 참여…혁신 신기술 선보여배터리3사, 46파이·전고체·LFP 배터리 로드맵 공개
소재·부품·장비 눈길…이차전지 전주기 밸류체인 구축
박수연 기자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한 삼성 SDI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기 트럭을 살펴보고 있다. |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4'가 지난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인터배터리 2024'는 전 세계 18개국 579개 배터리 업체, 1896부스가 참가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약 12만명의 인원이 방문하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특히 미국·영국·중국·일본·네덜란드 등 18개국, 115개 해외기관에서도 참여해 글로벌로 영역을 넓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포스코홀딩스, 에코프로를 비롯한 국내 주요 업체부터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등 총 579곳이 참여해 신기술 및 혁신 로드맵을 선보였다.
특히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 가격 경쟁력과 개선된 성능을 갖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포함해 한층 더 진보된 급속 충전 기술, 셀투팩(Cell to Pack) 기술부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의 이차전지 밸류체인 청사진 등이 주목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하는 셀투팩(Cell to Pack) 기술을 선보였다. |
■ 배터리3사, 46파이·전고체·LFP 배터리 로드맵 공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셀투팩을 적용한 배터리를 장착한 자동차 모형을 전면에 내세웠다. 셀투팩 기술은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배터리 무게와 비용을 절감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회에 참석한 배터리 수장들은 '46파이(지름 46mm)'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LFP 배터리 양산의 구체적 로드맵을 밝히기도 했다.
46파이(지름 46㎜) 배터리는 기존 2170(지름 21㎜·높이 70㎜) 배터리보다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이상 개선된 차세대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오는 8월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전시회에 방문해 "46파이 배터리의 양산 준비는 끝났다"며 "고객에 따라서 양산 시기를 조절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등 배터리업계 관계자들이 '인터배터리 2024'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삼성SDI |
'게임 체인저'로 여겨지는 전고체 배터리와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LFP 배터리 양산 로드맵도 공개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900Wh/L ASB' 양산 준비 로드맵을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했다. 기존 각형 배터리 대비 약 40% 에너지 밀도를 높인 것으로 2027년에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LFP 배터리는 2026년을 목표로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도 전시회에 방문해 "완성도가 높고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좀 시간이 있더라도 제대로 된 것을 내려고 하고 있고 정리가 되면 차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SK온은 이번 전시회에서 SF 배터리부터 시작해 Advanced SF 배터리, SF+까지 진화를 해온 급속충전 기술을 선보였다. SF 배터리는 SK온이 2021년 처음 공개한 하이니켈 배터리로 18분 만에 셀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전 시간을 15분으로 단축하고 에너지 밀도도 늘린 SF+ 배터리도 공개됐다. SK온은 오는 2030년 5분 충전에 300km 주행이 가능한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관람객들이 '인터배터리 2024'에 참여한 SK온의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사진=SK온 |
■ 소재·부품·장비 눈길…이차전지 전주기 밸류체인 구축
셀 업체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도 대거 참여해 최신 기술을 공개했다.
에코프로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단결정 하이니켈 양극소재, 비용을 30%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 등을 공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핵심원료부터 소재·부품 및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이차전지소재 전주기 밸류체인을 소개했다.
LS그룹은 그룹 내 계열사들이 보유한 배터리 소재, 산업용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전기차 전장 제품과 충전 시스템 등 미래 에너지 종합 기술을 전시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LS전시관을 찾아 "그룹 내 사업 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를 창출해 다가오는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은 LS 회장이 '인터배터리 2024' LS 부스를 방문해 LS이모빌리티솔루션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LS |
동박 제조사 중 유일하게 참가한 고려아연은 실제 고객사에 납품하는 동박을 비롯해 50년간 축적한 제련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구축한 배터리 소재 사업 밸류체인 전반을 공개했다.
금양은 '4695 배터리' 실물을 시연해 주목을 받았다. 금양에 따르면 4695 배터리는 테슬라에 장착된 4680 배터리와 비교해 전기차 1대당 팩 생산성이 31%가량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금양은 현재 부산 기장군에 17만 8500㎡ 부지를 확보하고, 양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말 시운전을 거쳐 2025년 1월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성일하이텍, 아이에스동서 등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아이에스동서는 폐배터리 회수부터 전처리(BM 등 재활용 원료 생산), 후처리(NCM복합물, 리튬 등 유가자원 회수)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의 핵심경쟁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스를 마련했다.
아이에스동서 '인터배터리 2024' 전시부스./사진=아이에스동서 |
열처리 장비 기업 원준은 이번 '인터배터리 어워즈'에서 '공정 장비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원준은 양극재와 음극재 등 배터리 핵심 소재의 열처리 장비를 제조하고 공급하는 업체다.
원준 관계자는 "열처리는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하고 가스를 정밀하게 관리하는 것이 관건인데 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고 설계인력을 보강해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에 향후 5년간 5000억 원의 연구개발(R&D) 지원을 약속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관계 부처와 협의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LFP·나트륨 등 보급형 배터리 개발 등을 위해 5년간 5000억 원 이상의 R&D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연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