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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권영근 큐라클 종합기술원장 "빠르게 변하는 신약개발 트랜드, 두발 앞서야"

혈관내피기능장애 치료제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과학적 근거 지속적 제시 중요
신약 개발 트랜드, 선제적 대응 중요…엑설레이터로 투자·지원으로 신기술 적극 도입
다음 신약 후보는 신경혈관 질환 타깃…파킨슨·치매 등 고령화에 따른 난치성 질환 주목
정희영 기자

권영근 큐라클 종합기술원장. /제공=큐라클


"신약 개발 모달리티(치료 접근 방법)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그 다음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두 발은 앞서 있어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어요."

권영근 큐라클 종합기술원장이 19일 머니투데이방송 MTN과의 인터뷰에서 큐라클 종합기술원의 설립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큐라클은 최근 '큐라클 종합기술원(CAIT)'을 설립하고, 바이오 연구소·중앙연구소·신약연구소 등 각 분야별 연구소를 종합기술원 산하로 통합했다.

초대 종합기술원장은 큐라클 창업자인 권 이사회 의장이 맡았다. 사실 쉬운 결정은 아니였다. 권 원장이 종신교수직까지 포기하면서 큐라클 연구개발(R&D) 진두지휘에 나선 이유, 그리고 그 결정을 지금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 "새로운 개념 약물…과학적 근거 지속적 제시해야"

권 원장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과학적 근거'과 '트랜드'라는 단어를 여러 번 언급했다. 사실 종합기술원의 설립 이유와 권 원장의 역할도 이 두 단어로 설명이 가능하다.

큐라클은 다중작용 혈관내피기능장애 차단제(EDB)라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다. 새로운 과학적 개념에 근거해 플랫폼을 만들고, 유효한 물질을 개발해 전임상, 임상을 통해 발전시키는 등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권 원장은 종합기술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혈관내피기능장애 치료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혈관내피기능장애 차단이라는 개념으로 약물을 만들고 질환을 치료하는 것은 첫 번째 접근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해주는 것이 굉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왜 지금 종합기술원을 설립하느냐는 질문에서도 과학적 근거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한 개의 질환에서 치료 개념이 검증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면서 "약물이 개발되고 있는 과정에서도 정확한 작용 원리 즉, 어떤 환자군에서 어떻게 작용되고 있는지 과학적으로 보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개념증명이 되면 다른 적응증으로 빠르게 확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도 과학적 기반의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큐라클은 당뇨병성 황반부종과 습성 황반변성에 대한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 중인 CU06은 환자에 대한 효과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개념증명(PoC) 성격의 미국 임상2a상을 진행했으며, 지난달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고, 이달 말 최종보고서(CSR)를 수령할 예정이다.

◇ "트랜드 반영한 새로운 약물 지속적 개발해야"

권 원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신약 개발 흐름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앞서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종합기술원이 신약 트랜드 분석을 통한 새로운 신약개발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에 기초해서 다른 경쟁 약물의 트랜드나 과학적·기술적 트랜드를 반영한 새로운 약물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시장에 뒤쳐지지 않고 선두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큐라클은 혈관내피기능장애 차단제 개발이라는 신약개발 영역을 확고히 구축한 만큼 새로운 모달리티 도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권 의장은 "혈관내피기능장애 차단제 개발을 핵심으로 가져가고 그 외에 새로운 기술들은 공동개발로 또는 필요한 경우 엑셀러레이터(AC)로서 투자·지원하는 방법으로 확장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항체치료제 개발 기업인 맵틱스와 공동연구개발과 지분투자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스몰 몰레큘(Small Molecule·저분자화합물) 중심의 파이프라인에서 나아가 항체치료제라는 새로운 모달리티를 확보하기 위한 것.

큐라클은 재무적, 비즈니스적 가이드를 제시하는 일반적인 엑셀러레이터와 성격이 다르다. 바이오벤처 선배로서 겪었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이를 통해서 연구개발 성과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권 원장은 "바이오벤처의 경우 파이프라인이 전임상에 진입하면 이미 많은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에 되돌리기 힘들다"면서 "처음부터 글로벌 제약사처럼 시장성, 경쟁성 등을 충분히 따져서 개발 파이프라인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큐라클은 맵틱스와 3세대 망막 혈관질환 이중항체 치료제 'MT103'을 개발하고 있다. Tie2에 작용해 손상된 혈관을 복구해주는 방식의 치료제다. Tie2는 혈관 형성을 조절하는 단백질 '안지오포이에틴-1·2'의 수용체다. 혈관 내피세포 표면에서 혈관내피기능장애에 관여하는 인자로 알려졌다.

권 원장은 "맵틱스와 MT103 이후에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2개 정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면서 "최소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게 입증하면 그 다음 전임상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약 하나 만들어 놓고 가자'…마지막 꿈을 향해 질주

13일 큐라클 본사에서 진행된 권영근 큐라클 종합기술원장 취임 기념 행사에서 권영근 의장과 유재현 큐라클 대표를 비롯한 회사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큐라클

27년간의 교수생활 마침표. 권 원장의 얼굴에는 아쉬움보다는 설렘이 더 묻어났다.

권 원장은 "기초연구 수행하는데 있어 나보다 더 뛰어난 후배 교수들이 많다"면서 "동료 교수들과 힘을 합쳐 그들이 잘 커갈 수 있는 발판은 어느 정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기초연구의 최종적인 산물인 '치료제'를 제공한다는 도전에 힘을 더 쏟겠다는 것.

권 원장은 "내가 했던 연구의 산물이 사람의 병을 고치는데 실제로 사용되면 그 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특히 새로운 치료 개념의 약물이기 때문에 기초연구, 전임상, 임상을 거쳐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면 더 소중하게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원장이 회사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면서 유재현 대표와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하기 않고 연구원장을 맡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새로운 약물의 치료기전 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여러 연구를 통해 신약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서 "회사 운영에 있어서는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이 맡아서 독립적으로 하는 것이 더 혁신적으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권 원장은 이미 앞으로 큐라클이 갈 신약개발의 길도 정했다. '신경혈관 질환(Neurovascular Disease)'이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난치성 뇌 신경혈관 질환인 파킨슨, 치매 등을 타깃으로 했다.

그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모두 공통적으로 뇌혈관 손상 발생과 이로 인한 신경 염증이 발견된다"면서 "또한 혈관 손상이 진행되면 결국 퇴화돼 모세혈관이 소멸되고 이는 신경세포 사멸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약물 자체가 노화나 다른 병인에 의해 생기는 혈관 손상을 막는 기전을 갖고 있다"면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핵심 원인을 제거해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동물 모델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전임상에서도 입증되면 새로운 파이프라인으로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정희영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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