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배송 중단·로봇배달 확대"…엇갈린 유통업계 배송 실험
CU·이마트24·세븐일레븐, 지난해 드론배송 중단배달로봇, 승강기 업계와 협력 강화…사업 확대
최유빈 기자
CU에서 진행하는 드론 배송 서비스 모습. /사진= BGF리테일 |
드론·로봇을 활용한 유통업계 배송 실험의 승패가 엇갈리고 있다. 경쟁적으로 드론배송에 뛰어들었던 편의점 업계는 일제히 시범사업을 중단한 반면, 배달로봇의 활용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8일 머니투데이방송MTN 취재를 종합하면 드론배송을 하던 CU와 이마트24,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말 일제히 사업을 종료했다.
편의점업계 중 드론배송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말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2년 7월부터 드론 전문업체 파블로항공과 협업해 경기도 가평소재 '가평수목원2호점'에서 드론배송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파블로항공 관계자는 "내부 조직 개편을 하면서 편의점 드론배송 사업을 면밀히 검토해보자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며 "드론배송 사업 분야를 리뉴얼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부터 '2023 드론 실증 도시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드론배송하던 CU와 이마트24도 사업을 멈췄다. CU는 성남시와 태안군 2개 지자체와 손잡고 탄천 물놀이장에, 이마트24는 김천영남대로점에서 인근 캠핑장과 전원주택 단지로 드론배송을 수행해 왔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사업 종료 이후에는 드론배송을 따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아직 드론이 상용화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해, 활용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일부 군사 지역에서 국방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드론과 관련한 규제가 해외보다 까다롭고, 고층 건물이 많아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다"며 "특히 편의점 상품의 경우 단가가 낮고, 이미 유통망이 잘 형성되어 있어 수요가 적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테헤란로에서 자율주행 중인 우아한형제들의 자체 개발 배달 로봇 딜리. /사진=우아한형제들 |
반면 드론과 달리 '로봇배달'은 점차 시범사업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드론과 로봇은 주문한 상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인 '라스트마일' 선점을 위한 첨단 기술로 꼽혀왔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와 테헤란로87길 일대에서 로봇배달 서비스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트레이드타워 내부를 넘어 코엑스 주변 6개 건물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배달을 수행한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 시장 뿐 아니라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 차원에서 로봇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라스트마일을 로봇에 맡기면 라이더와의 협업 및 일감 분배로 배달 시간을 단축하고 배달의 질을 높일 수 있어서다. 일례로 로봇을 아파트 단지에 배치하면, 라이더는 단지입구까지, 로봇은 각 세대까지 라스트마일을 수행할 수 있다.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플랫폼 뉴빌리티도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일대를 중심으로 로봇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서 뉴빌리티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인천 송도와 서울 방배동,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등에서 로봇배달을 진행해왔다.
관련 업계는 배달로봇이 아파트 등 건물의 층간 이동을 할 수 있도록 승강기 업계와의 협력도 공고히 다지고 있다. 체고가 낮고 로봇 팔이 달리지 않은 배달로봇의 경우, 엘리베이터 층수 버튼을 누르는 대신 프로토콜을 연동해 타고 내리는 층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대한승강기협회는 한국로봇산업협회를 비롯한 업계와 만나 승강기와 로봇 간 연동 표준을 제정하기 위한 첫 회의를 열기도 했다.
최유빈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