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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계속되는 사업재편, '밸류업' 가는 길 맞나?

한화의 복잡한 지배구조 변천 핵심정리
나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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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지난 3일과 5일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부문은 합쳐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관련성이 적은 사업 부문은 분할해 경영효율화를 높이기 위한 사업재편이라고 설명합니다.

사실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약 10년 전, 2~3년 주기로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편도 꾸준히 이뤄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실시한 지배구조 개편만을 두고 한화그룹의 전체적인 청사진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과거부터 이번 개편 과정까지 핵심만 추려 지배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한화의 방산 개편 첫 단추는 10년 전

한화그룹의 핵심 사업이 된 방산 부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방산 사업이 퀀텀 점프할 수 있었던 건 2014년 삼성과 진행한 방산 빅딜 영향이 큽니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신이 삼성테크윈이기도 하고요.

당시 삼성테크윈은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삼성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 삼성토탈(현 한화토탈)을 거느리는 구조였습니다. 한화그룹의 처음 계획은 열영상감시장비, 탐지추적장치 사업을 하는 삼성탈레스만 인수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당시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추진 중이었던 삼성은 한화에 삼성테크윈 인수를 역제안합니다. 삼성 입장에서 삼성테크원을 매각하면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비주력 계열사를 통매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삼성테크윈(8400억원)과 삼성종합화학(1조600억원)에 인수하면서 양 그룹 간 빅딜은 성사됩니다. 한화그룹은 이후에도 크고 작은 M&A를 통해 방산기업을 인수에 나섭니다. 2016년에 방산업체 두산DST(한화디펜스)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죠.

한화그룹의 방산 사업 구조 개편 속도는 2022년에 더 빨라집니다. 우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합니다. 2023년에는 모회사 (주)한화 가 별도로 영위하던 방산 사업을 넘겨 받기도 하는데요. 그룹 내 방산 사업 부문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집중되는 구조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인수까지 마무리하게 됩니다. 당시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함정, 잠수함 등 해상 방산 기술력을 높게 평가해 인수에 뛰어들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함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섭니다. 인수 가격은 총 2조원입니다.

지금까지는 방산 기업을 한 곳에 모았다면 이번 달의 지배구조개편은 쪼개기에 집중됩니다. (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한 비방산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는 방식입니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새롭게 설립되는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는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향후에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는 한화비전을 흡수 합병할 예정입니다.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한화비전을 합병해 자회사 한화정밀기계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서입니다. 한화정밀기계는 반도체, 산업용 등 장비를 제조하는 곳으로 HBM 차세대 장비인 하이브리드 본더 기술 개발에 착수한 상황이죠. 적지 않은 연구개발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시에 한화오션은 (주)한화로부터 풍력(건설 부문)과 육상 플랜트(글로벌 부문) 사업을 양수하게 됩니다. 세부적으로는 풍력 1881억원, 플랜트 2144억원입니다. 한화오션은 풍력을 통해 해상 밸류체인 확장을 플랜트 사업을 통해 육·해상 시너지 효과를 기대 중입니다.

■한화는 쪼개고 한화솔루션은 합치고

다음은 지배구조의 상단에 있는 (주)한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주)한화는 이번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기존 사업 부문인 모멘텀 사업을 물적 분할해 한화모멘텀을 신규 설립하게 됩니다. (주)한화가 지분을 100%를 보유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지배력 변화는 없습니다. 참고로 (주)한화는 한화모멘텀을 최소 5년 간 상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입니다. 다만 (주)한화의 주력 사업 부문은 △건설 △글로벌만 남게 됩니다.


동시에 힌화모멘템은 자사 사업 부문인 태양광 장비를 한화솔루션에 양도(370억원)합니다.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솔루션에 관련 사업을 몰아 태양광 소재·제품·설비·장비 등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참고로 한화솔루션은 한화케미칼·한화첨단소재·한화큐셀코리아가 합쳐진 회사입니다.

■애매해진 한화의 포지션…밸류업 이끌까

한화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 중입니다. 사업 부문 별로 합치면 시너지가 발생하고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이란 이유에서죠.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은 주요 사업의 거느리고 있는 (주)한화의 기업가치 제고로도 이어진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있습니다. 특히 이번 재편 과정에서 주고받은 사업들의 인수가격 적정성에 대한 지적이 일부 있었습니다. 육상 플랜트 사업 인수가 해상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오션과 어떤 시너지를 가져올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었습니다.

다소 애매해진 (주)한화의 입지도 고민입니다. (주)한화는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면서 사업 부문을 다른 계열사에 넘겨주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 2년 간 방산, 풍력, 플랜트, 모멘텀 부문의 물적분할 등을 거치며 자체 사업 부문이 건설의 개발·인프라, 글로벌의 비즈솔루션·인프라솔루션 부문만 남은 상황입니다. (주)한화는 지배구조의 상단에 위치해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지만 지주회사는 아닙니다.

물론 한화그룹의 설명대로 지배구조 개편으로 거느리는 주요 계열사들의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 장기적으로 (주)한화 자체의 가치도 올라갈 순 있습니다. 다만 자회사의 기업 가치가 온전히 모회사의 가치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도 흔하게 볼 수 있죠. 과연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한화그룹의 전체적인 밸류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나은수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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