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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빅뱅&버블] ①HD현대일렉ⓐ 2년 또는 5년 수주 가득..주가는 4년새 40배

수주잔고 5조3775억원…지난해 매출 2조7028억원의 두 배 수준
변압기 시장 이후엔 배전기기 시장 열려…스마트 팩토리 건설 중
유주엽 기자

국내는 물론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전력망 재정비 및 확충 흐름을 타고 송전과 배전 설비에 강점이 있는 전력 기자재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구체화된 가운데 향후 전망치도 긍정적인데요. 상장된 주식도 장기 랠리에 접어든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과열에 따른 거품 붕괴를 걱정하기도 하는데요. 머니투데이방송(MTN)이 전력 기자재 산업의 빅뱅과 주식 버블 논란을 짚어보는 [전력 빅뱅&버블]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HD현대일렉트릭 울산 사업장 /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이 북미 변압기 교체 수요에 힘입어 호황을 맞고 있다. 현재 매출액의 2배에 이르는 수주잔고를 확보한 만큼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도 당분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변압기 슈퍼사이클 이후를 대비해, 배전기기 경쟁력 확보가 향후 과제로 떠오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5조377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 2조7028억원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단순 계산으로 향후 2년치 일감은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HD현대일렉트릭측에선 '5년치 물량이 가득 찼다'고 말한다.

수주잔고가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2022년부터 북미 변압기 교체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시장 수주금액은 ▲2021년 3억9000만달러 ▲2022년 10억2200만달러 ▲2023년 11억7900만달러 순으로 늘어났다.

중동지역에서는 네옴시티 건설 등으로 인해 변압기 및 고압차단기 신규 수주가 들어오고 있다. 같은 기간 중동지역 수주액은 ▲2021년 2억6000만달러 ▲2022년 5억1900만달러 ▲6억800만달러로 증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주요 사업 품목은 변압기와 고압차단기 등 전력기기다. 지난해 전력기기 매출 비중은 58%에 달했다. 회전기기 매출 18%, 배전기기 매출 24%에 비해 높다.

특히 초고압 변압기 부문에서 경쟁력이 도드라진다. 초고압 변압기의 경우 한 대에 수 억원에 이를 정도로 단가가 높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 확대에 용이하다. 또한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사가 적다. 국내에선 효성중공업과 더불어 양강 체제가 구축된 상태다.

초고압 변압기는 전기를 장거리로 보낼 때 필요하다. 전압이 높아 전력 손실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대규모 네옴시티 건설을 비롯해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장에서 초고압 변압기가 주목 받는 이유다. 태양광, 풍력 등은 전기를 발전하는 곳과 사용하는 곳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변압기 교체주기라는 특수를 지나면 추가적인 성장동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변압기 교체 주기가 앞으로 3~5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후엔 배전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HD현대일렉트릭은 아직 배전쪽에선 변압기만큼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전기기 시장이 일반적으로 변압기 시장에 비해 두 배 정도 크다"며 "배전기기 같은 경우 플랜트를 비롯해 빌딩, 가정용 등으로 고객군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변압기 만큼 기술 진입 장벽이 높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HD현대일렉트릭은 배전기기 시장을 대비해 충북 청주시에 배전 스마트 팩토리를 건설할 계획이다. 총 1173억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생산량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준공시점은 오는 2025년 10월이며, 2026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최근 장중 한때 25만원을 돌파한 HD현대일렉트릭의 주가는 중동 전쟁 등 불안한 국제 정세에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HD현대일렉트릭은 20만6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하루만에 14.49% 하락했다.

그러나 긴 흐름을 놓고 보면, 그야말로 놀라운 랠리로 요약된다. 4년전 5000원이 채 되지 않던 주가가 지난 12일 한때 26만5500원까지 오른 것. 성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던 굴뚝주의 대반전에 다름 아니다.

이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8배가 넘는다. 늘어나는 전력수요로 각광 받고 있지만 기업의 순자산에 비해 주가가 높은 편이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감지된다는 분석이 대두된다. 가뜩이나 중동전쟁 등의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 고밸류 종목부터 매물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단기간에 그리고 긴 시간에 걸쳐 급등한 시점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매출 성장세에 주목하면서 다소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유주엽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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