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증권가 유리천장 여전…주목받는 여성 임원은

임원 593명 중 여성 48명 '8.1%'…ESG 바람·개정 자본시장법에도 미미
"향후 능력 보유한 女 임원 탄생"…출중한 성과로 꿰찬 '여성 리더' 주목
남궁영진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에서 재직 중인 임원 가운데 여성 비중은 100명 중 8명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과 개정된 자본시장법에도 업계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일부 여성 임원은 각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며 '여풍'(女風)을 일으키고 있어 주목된다.

◇10대 증권사 女 임원 8% 불과…삼성 '최다' 한투 '최저'

17일 머니투데이방송(MTN)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증권사 10곳에서 재직 중인 여성 임원(미등기 임원 포함)은 총 4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임원(593명)의 8.1% 비중이다. 100명 중 8명 남짓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7.8%)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미미하다.

증권사별로 보면, 삼성증권(13.3%)과 NH투자증권(12.1%), 신한투자증권(10%)의 여성 임원이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13명)은 유일하게 10명을 넘겼지만, 전체 임원(132명)에서 9.4%에 그친다. 사상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한 KB증권(4.7%)을 비롯, 한국투자증권(3.6%)과 메리츠증권(3.7%)은 더욱 낮았다.

ESG 바람에 더해, 지난 2022년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별이 독식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에도 증권가에선 여전히 여성 인재 등용에 인색한 모습이다. 물론 다른 금융권의 여성임원 비중이 높은 건 아니지만 지난해 기준 은행, 보험, 카드사 등의 여성임원 비중 9%대와 비교하면 소폭 낮은 수준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고위직 여성 임원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회사마다 차이가 큰 터라 전체 비중은 정체돼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직무별 남녀 간 구분이 뚜렷했던 탓에 남성 임원이 현저히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예전부터 기업금융(IB), 영업부서 등 높은 성과가 나는 직군에 남성 비중이 높다 보니 현재 임원 수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능력을 갖춘 여성 임원이 여러 직무에서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유리천장'에도 PB·IB·홍보 '여성 리더' 주목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 '여성 리더'는 단연 주목된다. 출중한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아 고위직을 꿰차며 업무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향후 임원의 성별 구분이 희미해지면서 여성 임원 탄생이 좀 더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순실 한국투자증권은 PB5본부장(상무)은 증권가 '여성 리더'의 상징적 인물이다. 1989년 입사 후 남성 직원 일색이던 PB 분야만 전념하며 임원으로 올라섰다. 2020년 상무보로 승진한 후, 이듬해 본부장(상무)에 선임됐다. 한국투자증권에서 12년 만에 발탁한 여성 본부장이었다. 현재 대구·경북·부산·울산 소재 PB 센터 12곳을 관할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하는 한편, 향후 여성 리더를 꿈꾸는 직원들에게 이정표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철저한 성과중심 원칙을 내세우는 증권업계에서 남녀 경계는 모호해졌다"며 "여성 임원으로서 후임자들에게 귀감이 되겠다는 사명이 있는데, 이를 위해 항상 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정 BNK투자증권 IB금융본부장(전무)은 이달 초 미래에셋증권에서 이동했다. 부동산PF에 치중됐던 IB부문의 수익을 다변화하고자 하는 'IB통' 신명호 대표의 구상에 따라 영입됐다. 김 본부장은 안건회계법인·태영회계법인, 하나증권을 거쳐 미래에셋증권에서 6년 이상 투자금융본부장과 IB1부문 대표, 기업금융부문대표 등을 역임했다.

코웨이, 홈플러스 인수금융 등에 참여하며 IB업계에서 존재감을 높인 김 본부장은 IB 수익성 개선에 일조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회사가 올해 전통 IB분야인 기업금융, 인수금융 등을 강화하고자 하는 만큼, 그동안 전문 분야로 활약했던 인수금융, 프라이빗에쿼티(PE), 구조화금융 분야 등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전했다.

김수영 신한투자증권 브랜드홍보본부장(상무)은 홍보 외길만 30년 이상 걸어온 증권업계 입지전적 인물이다. 김영삼 정부 초기이자 국내에 금융실명제가 처음 시행되던 1993년 쌍용투자증권(현 신한투자증권) 입사 후 줄곧 회사의 '입'으로 활약했다. 다른 업권을 막론하고 이 같은 경력을 보유한 여성 인력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2018년 홍보실장에 오른 이후 '라임사태' 등 회사가 큰 위기에 처했을 땐 휴가를 반납하며 홍보맨으로서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21년 임원으로 승진했다. 김 본부장은 "브랜드홍보본부장으로서 섬세한 관점으로 소통과 협업에 주력할 것"이라며 "신한투자증권이 '넘버원' 증권사로 떠오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영진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