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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가격 하락해 전복 양식 힘들어, 수출 확대가 답"

이군호 기자

전남 완도군 망남어촌계 가두리에서 작업선이 전복 채취 및 포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8일 찾은 전남 완도군 망남어촌계내 전복 가두리 양식장에서 작업이 한창이다.

작업선 한쪽에서는 가두리에서 끌어올린 전복의 껍데기에 붙어있는 조그만 조개들을 떼어내는 폐각작업을 진행한다. 폐각 작업이 끝난 전복이 각각 무게를 달아서 자동으로 분류하는 컨베이어벨트를 지나면, 작업자가 크기별로 10㎏씩 플라스틱 박스에 담는다. 이렇게 포장된 전복은 선주문한 유통업체로 출하된다.

전복이 수출 1조원 시대를 연 김에 이어 전략 수산물 수출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전복 수출량은 6500만달러에 달한다. 김과 참치가 매년 1억달러 수출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1억달러 수출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수산물로 전복이 떠오르는 이유다.

이렇게 수출 유망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복을 가장 많이 양식하는 지역이 바로 완도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복 생산량은 2만4126톤인데 이중 완도에서 생산된 전복이 1만7843톤으로 73%에 달한다. 그만큼 완도가 전복 생산적지라는 것.

전복 관련 통계 / 해양수산부 제공

이날 찾은 망남어촌계는 육지쪽으로 35ha, 9007칸의 전복 가두리가 자리잡고 있고, 가두리 뒤쪽으로는 전복에 먹일 다시마와 미역이 양식되고 있다. 망남어촌계의 전복 생산량은 178톤에 달하며 전복먹이인 다시마와 미역은 100% 자체조달하고 있다.

망남어촌계의 계원당 연 매출은 3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연 소득을 묻는 질문에 양식어민의 입에서는 한숨이 나왔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수요가 감소한데다 엔데믹 이후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해 수익을 보기는 커녕 적자를 막기에 급급하다는 설명이다.

임문갑 선장은 "전복 출하가 가장 많은 시기가 명절인데 그때를 제외하고 내수가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가격은 떨어지고 고정적인 인건비와 씨앗값, 운영비 등은 계속 들어가는 상황이다보니 어민들의 고민이 많다"며 "대부분의 어가가 정책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면 사실상 적자"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에 원금 상환 1년 유예를 요청하고 있지만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망남어촌계 현황 / 해양수산부 제공

해양수산부는 이같은 현장의 고민이 전복 수출을 늘려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내수 활성화와 함께 수출 확대를 통해 공급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것.

현재 전복 수출은 78%가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결국 일본에 편중된 전복 수출 판로를 다양한 국가로 늘리고, 활전복 수출 중심에서 다양한 가공상품을 개발해 상품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일본에 편중된 전북 수출을 동아시아와 서구권까지 다변화할 수 있도록 맞춤형 수출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전복에 익숙한 중화권과 베트남은 활전복을, 전복에 익숙하지 않은 동남아시아와 서구권은 전복 가공품을 판매해 수출량 확대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신선도가 생명인 점을 감안해 활전복을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활전복 전용 컨테이너 사용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컨테이너는 산소·온도조절과 여과 기능을 갖춘 수조가 설치돼있어 20일까지 운송이 가능하다.

또 전복을 활용한 고차가공식품을 개발해 죽이나 국의 첨가물로만 활용됐던 전복 가공시장을 확대해 2030년까지 20건을 개발하고, 전복이 함유한 아르기닌, 비타민 등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과 전복 버터구이, 전복 스테이크 등 전복 기반의 새로운 조리법을 개발·보급할 방침이다.

류선형 해양수산부 양식산업과장은 "활전복을 신선하게 급냉할 수 있는 장비를 수출업체에 지원해 식감과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수출 국가는 물론 가공·저장방식 다변화를 통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전북 완도군 소재 망남어촌계 가두리 모습



이군호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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