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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엔씨 비개발·지원 조직 권고사직 대상자 선정...구조조정 물꼬 튼다

서정근 기자

엔씨소프트가 비개발·지원 조직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중 일부를 권고사직 대상자로 선정해 개별 당사자에게 이를 통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대상으로 빠르면 내달 초 퇴직절차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일부 비핵심 사업을 폐기하고 임원수를 감축하는 등 '체질개선' 작업에 돌입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AI 금융 등 일부 신사업이 폐기됐고 윤송이 사장과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국내 보직을 사임했다.

분사 혹은 감원 등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점쳐졌는데, 박병무 신임 공동대표 등 경영진들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수차례 공언한 바 있다. '인위성' 여부를 둔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엔씨소프트가 구조조정 물꼬를 튼 것으로 풀이되는 상황이다.

관련 작업이 어느 정도 규모로 진행될지, 시차를 두고 개발조직도 구조조정 대상이 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23일 엔씨소프트에 근무하고 있는 복수의 재직자들은 권고사직을 종용받은 내부 동료들의 증언을 인용해 "회사가 일부 직원들을 상대로 권고사직 대상자로 선정됐음을 알리고, 퇴직을 수용할 경우 받을 수 있는 퇴직 보상 규모 등을 통지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2년에 진행했던 희망퇴직이 대상자를 특정하지 않고 희망자들의 신청을 받아 진행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사전에 세밀하게 기준을 만들고 대상자를 특정한 후 희망퇴직 형태로 퇴직을 종용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회사로부터 퇴직 대상자로 선정된 이들의 규모는 특정되지 않았다. 이들에게 회사가 제시한 보상 처우는 퇴직금에 더해 3~6개월치 급여를 추가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각 조직에서 권고사직 대상자로 선정됐거나, 동료가 권고사직 종용을 받는 것을 인지한 직원들이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우주정복'에 이를 제보하고, 노조 측은 이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엔씨소프트 노조 측은 "신고 사례를 접수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회사 측에 진위 여부를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며 "아직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회사 측은 이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알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중 변화경영위원회를 설립해 경영효율화를 추진한 바 있다. 위원회 설립 이전에 엔터 비즈니스를 정리한 데 이어 AI 금융 서비스 사업을 폐지했다. 사내어린이집 '웃는땅콩'을 분사시켰고, 게임제작심사위원회를 가동해 각 개발조직에서 진행했던 신규 개발 프로젝트 타당성을 점검했다.

이어서 일부 개발조직 분사, 권고사직 혹은 희망퇴직 형태의 구조조정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엔씨소프트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며 선을 그어왔다.

엔씨소프트 인력 규모는 5000명을 넘어선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이익규모가 급감했고,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손익분기를 겨우 맞추는 수준일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연말 보유한 유동자산 규모는 2조3368억원에 달한다. 이중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보유고는 3651억원,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1조1167억원 가량이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실탄 규모는 매력있는 매물을 인수해 M&A로 돌파구를 열어나가기에는 충분치 않은 규모다. 다만, 게임사업의 수익성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현존 인력체계를 이어가는데 재정적 어려움은 없을 수준이라는 평가다.

아직 엔씨소프트가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여러 정황상 엔씨소프트가 인력감축을 지향하는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음이 확실시되는 상황. 게임 제작 인력은 우선 현행 규모로 유지하고, 비개발·지원조직의 필요 수요를 점검한 후 이에 맞춰 인력 규모를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의 실행플랜과 향후 계획은 어떻게 전개될지, '인위성 없는' 구조조정이 개발직군에도 적용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서정근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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