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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 도시가스 안 들어가는 것도 몰랐는데 이젠 귀촌 안내자"

충남 청양에 둥지 튼 청년 창업가와의 만남
"농촌 현실 반영한 복합적 지원 절실"
정부, 지자체와 함께 농촌소멸대책 추진
김용주 기자

소철원 찰리스팩토리 대표(오른쪽)와 유안진 코멜리 협동조합 대표가 24일 충남 청양 코멜리에서 청년 귀촌 경험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처음 청양에 내려왔을 때 시골에 집을 구해 살았는데 어느 날 따뜻한 물이 안 나오는 거예요. 보일러가 고장난 줄 알고 그냥 찬물로 샤워하며 그 해 겨울을 났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기름보일러여서 기름을 넣어야 했더라고요. 도시가스가 안 들어가는 곳도 있다는 걸 몰랐어요. 정말 농촌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던 거죠."

소철원 찰리스팩토리 대표(32)는 충남 청양에 처음 자리를 잡던 2021년을 떠올렸다. 서울에서 자라 스물여덟살에 태권도 사범을 그만 둔 그는 제주 1년살이를 하며 농촌 생활을 꿈꿨고, 우연히 청양에서 한달살이 체험을 하다 운명이 바뀌었다. 귀촌 동료 두 명을 만나 청양에서 '청년 유입 투어 프로그램'을 신설했고,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청양고추빵' 가게(찰리스팩토리)를 연 것이다.

그간의 경험을 활용해 청년 귀촌 안내자 역할을 자처한 소 대표는 "도시에서만 자란 사람들은 처음 농촌에 왔을 때 현지인과 관계를 맺어야 하고 숙소,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등 너무나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라면서 "찬물로 샤워한 저의 경험에서 보듯, 청년 귀촌을 독려하려면 어느 특정 분야(예 창업)만 지원할 게 아니라 농촌에 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아우르는 복합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찰리스팩토리의 청양고추빵은 맛과 모양 모두 청양고추를 닮아 지역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고추 모양에 맛도 매운 청양고추빵은 지역 명물로 서서히 이름을 알리고 있다. 찰리스팩토리 매장에서 만난 공동창업자 임수빈(25세) 씨는 "관광객이 많은 주말에는 하루 400개 넘게 팔린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유안진 코멜리 대표(26세)는 "청양 특산품인 구기자 가루를 이용해 '청양샌드'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찰리스팩토리와 코멜리 모두 청양군 창업 지원 프로그램 도움을 받았다.

한국은 인구감소가 예상되고, 농촌인구는 더 빠른 속도로 줄어 이른바 '농촌소멸'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 청양군도 위험지역 가운데 하나다. 청양군 인구는 3월 현재 3만23명. 청년 유입을 늘리기 위해 285억원을 들여 62개에 달하는 청년정책을 펼치고 있다.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청년 셰어하우스를 건립하고 있고, 창업을 돕는 '누구나 가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양읍 칠갑산로열길 일대에 '청춘거리'를 조성해 관광객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한현택 청양군 사회적경제팀장은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보니 창업을 유도하고 있다"라면서 "인구감소 속도를 늦춰 지역 인구 3만 명을 사수하는 게 현실적 목표"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달 28일 '새로운 농촌'이라는 패러다임을 내걸고 농촌소멸대응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24일 청양 고추박물관에서는 농촌소멸대응 현장간담회를 열고 전문가와 대기업 관계자, 청년 창업가 등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했다.

청양군이 청양읍 칠갑산로열길 일대에 조성한 청춘거리는 청년 귀촌인과 관광객이 만나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이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용주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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